법륜스님/즉문즉설(2025)

[법륜스님의 하루] 탄핵 정국과 국론 분열, 어떻게 이 위기를 극복해야 할까요? (2025.03.02.)

Buddhastudy 2025. 3. 6. 19:41

 

 

현재 한국은 정치적 혼란 속에 불안정한 상태에 놓여있습니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국회에서 계엄령 해제 결의안을 통과시킨 이후

탄핵 소추안이 통과되어

지금은 헌법재판소의 심의가 진행 중에 있습니다.

 

탄핵 심판 선고를 앞두고

찬반에 대한 논란이 거세지면서 국론이 완전히 분열된 상태에 이르렀습니다.

또한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지금까지 우리가 알던 국제질서에 변화가 생겨

전 세계가 혼란에 빠졌습니다.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정상회담은

공개된 장소에서 설전을 벌이다 결국 결렬되었습니다.

보통의 정상회담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입니다.

앞으로 이렇게 국제질서의 혼란스러운 모습이

자주 일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불안 요인이 산재되어 있는 대한민국

 

이처럼 지금 대한민국은 국론분열, 경제위기, 세계질서의 재편 등

여러 불안 요인이 산재되어 있습니다.

그럼에도 현 상황이 작년보다는 나아진 측면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작년에는 전쟁이 일어날 위험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았기 때문입니다.

만약 전쟁이 일어난다면 그 피해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할 것입니다.

역설적이지만 우리에게 가장 혼란을 가중시킨 사람들에 의해서

전쟁의 위험이 좀 완화되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전쟁의 위험이 오히려 완화되는 효과를 본 것입니다.

이것은 지난 몇 년간 전쟁 위기로 치닫던 긴장이

어디서부터 비롯된 것인지를 짐작해 볼 수 있는 결과입니다.

 

전쟁을 막기 위해 정토회에서는

6.13만인대법회를 치르느라 많은 힘이 들었습니다.

만약 전쟁의 위험이 더 고조되었다면,

정토회는 지금쯤 모든 사업을 중단하고 전쟁을 막기 위한 활동에

온 힘을 기울여야 했을 겁니다.

그러나 어쨌든 전쟁의 위험이 완화가 되었으니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하지만 무슨 일에든 대가가 따르듯이

전쟁의 위험이 완화되어 좋은 점이 있는 한편으로는

앞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장벽으로 인해

경제적으로 지불해야 할 대가가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이 무산되지 않았더라면

국민들이 얼마나 많은 피를 흘려야 했을지 모를 일이었습니다.

계엄이 무산되어서 천만다행이지만

한편으로는 탄핵 국면과 그로 인한 국론분열

새로운 대통령 선거로 인해 혼란이 계속 이어지는 것입니다.

이렇게 혼란스러운 면을 부각해서 보면 부정적인 일 같지만,

항상 이런 혼란을 감수할 만한 또 다른 긍정적인 일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일어난 상황을

너무 비관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습니다.

 

 

--국론 분열을 완화시키고 미래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려면

 

지금의 혼란보다 오히려 염려되는 것은,

대통령이 탄핵되든 안 되든, 새로운 대통령으로 누가 당선되든,

양분된 이 갈등이 끝나지 않을 것 같다는 것입니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갈등이 계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제가 백일법문 기간에 한국에 있다 보니

우리나라의 정세를 어떻게 지혜롭게 풀어나갈 수 있을지

걱정하는 소리가 많이 들려옵니다.

한두 명이 아니고 정말 많은 사람들이 저를 찾아와서

걱정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어떤 대통령이 당선되든 비슷한 상황이 되풀이되는 일을

이제는 막아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대다수였습니다.

국제정세가 혼란스러운 가운데 국내정세까지 이렇게 불안정하면

앞으로 대한민국이 새로운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가 어렵습니다.

특히 인공지능과 자동 로봇 분야에

국가 간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이때 후발주자였던 중국이 오히려 우리보다 앞서나가고 있습니다.

국내 정치 지도자들은

지나간 얘기를 붙잡고 권력 잡기에만 급급해서

우리나라의 미래는 더욱 불투명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런 정치 상황에 부화뇌동(附和雷同) 하지 말고,

정신을 차려서 혼란을 잠재우는 쪽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믿음의 문제와 사실의 문제를 구분해야 하는 이유

 

대한민국은 누구나 다

생각의 자유, 믿음의 자유, 정치적 소신을 가질 자유가 있습니다.

그리고 누구나 다 사실에 대해서 알 권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의무도 따릅니다.

 

요즘 한창 부정선거에 대해 논쟁이 거셉니다.

이것은 마치 신이 있느냐, 없느냐와 같은 믿음의 문제가 아닙니다.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인 일입니다.

그런데 아직 어떤 증거도 나타나지 않았는데

거의 종교적인 믿음처럼 확신하고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의심이 들 수도 있고 믿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정토회 회원이라면

붓다의 가르침에 따라 항상 진실을 확인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불확실한 것을 마치 사실인양 주장해서는 안 됩니다.

부정선거와 같이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문제는

사실이 확인되기 전까지 의심은 할 수 있지만 신중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대통령이 계엄법을 위반하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국회에 군대를 파견한 일은

명백한 위법 행위입니다.

그런데도 국회가 자꾸 방해하니 그럴 수도 있다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감정이지 진실과는 거리가 먼 자세입니다.

법을 위반했지만

그것이 대통령을 그만둬야 할 만큼 심각한 범죄냐 아니냐에 대한 문제는

생각을 달리할 수도 있겠죠.

그러나 법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생각은 사실이 아니라는 겁니다.

탄핵이 돼야 한다는 생각도 할 수 있고,

탄핵이 안 돼야 한다는 생각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탄핵을 반대하는 이유가

아무 죄도 없다라고 말하는 것은

확인할 수 있는 진실마저도 외면하는 일입니다.

 

신앙의 자유, 믿음의 자유, 사상의 자유와

이 진실의 문제는 서로 다른 문제입니다.

그런데 오늘날 일부 유튜버들의 선동으로 사실을 확인하지도 않고

마치 사실인 양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여러분은 믿음의 문제와

사실의 문제를 구별할 줄 알아야 합니다.

 

 

--논쟁하기보다는 상대를 포용하는 자세를 갖는다면

 

우리는 자유민주주의를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기면서

남한에서 살고 있지만,

한반도 평화의 당사자인 북한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으면

갈등을 해결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북한의 어린아이들과 주민들은

이런 정치적 갈등의 직접적인 원인이 아닙니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 대해서

우리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가져야 합니다.

 

북한의 어린아이들이나 주민들이 굶주린다면 식량을 지원하고

아프다면 약을 지원하고

이렇게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갖는 수준은 되어야

정토회 회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놈들은 죽어도 싸. 그런 놈들한테 왜 식량을 주냐?’

이렇게 생각한다면 수행자라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물론 개인의 뜻은 존중합니다.

그러나 부처님의 가르침은

중도이고, 연기이고, 대자대비(大慈大悲)라는 관점에서 볼 때

이런 생각은 중도(中道)라기보다는 극단에 속하고,

연기라기보다는 개별적 존재의 대립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은 이런 정치적 상황에 대해 논쟁하기보다는

나와 다른 상대를 포용하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우리는 늘 진실을 보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그러나 어떤 가치관을 갖느냐는 개인의 자유입니다.

그래서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하고

포용적으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지금의 상황을 너무 혼란스럽게만 받아들이지 말고

좋은 점도 보면서

어떻게 개선해 나갈 것인지에 대해 힘을 쏟으면 좋겠습니다.

 

전쟁의 위험에 처했다가 이제 벗어나게 되었으니

아이고, 살았다이렇게 하기보다는

내가 살았으니 이제는 어려운 사람들을 돕자하는 관점을 갖는다면

우리는 이 어려움을 잘 극복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