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는 굉장히 사랑스러운 두 자녀가 있는데요.
첫째는 자기가 할 일을 척척 잘하는 조금 무뚝뚝한 딸이고
둘째는 4학년 올라가는 애교 많은 아들입니다.
아들은 아침에 일어나면 안아주고 뽀뽀해 주고
엄마가 만든 음식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다고 해줍니다.
엄마랑 100살까지 같이 살겠다고 말하는
정말 애교 많은 아들이었는데요.
어느 날 학원에서 전화를 한 통 받았습니다.
‘어머니, 학원에 오셔서 CCTV 영상을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하고 말해서
학원에 찾아가 영상을 봤는데,
아들이 6살짜리 여자아이를 추행하는 모습이 찍혀 있었습니다.
정말 뉴스에 나올만한 영상이었거든요.
굉장히 충격을 받아서
그날 밤에 아들을 붙잡고 굉장히 많이 울었어요.
지금은 사고를 수습하고 센터를 다니면서 치료를 받고 있기는 한데
솔직히 그 이후로 아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예전처럼 대하기가 정말 힘들어요.
항상 같이 어울리던 가족과도
그 집에 어린 딸이 있어 만나기 꺼려집니다.
평상시와 다름없이 저를 대하는 아들에게
‘엄마가 너를 예전처럼 대하기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하고 말했습니다.
자꾸 영상 속 아들 모습이 떠오르고
아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아이들이 부모가 생각하는 그런 착한 아이가 안 되고
말썽을 일으키는 아이가 되면
부모로서 속상한 마음이 이루 말할 수가 없죠.
그러나 크게 생각하셔야 돼요.
내 예상을 벗어났기 때문에 큰 일로 느껴지기는 하지만
더 크게 보면 큰일은 아닙니다.
그리고 아이가 왜 이런 행동을 했는지 알기 위해
전문가와 상담을 해야 합니다.
먼저 대부분의 11살짜리 남자아이가
성적 호기심이 있는지 없는지 전문가에게 물어봐야 돼요.
성적 호기심이 있는 게 보통이라고 하면
호기심 자체는 정상이에요.
그런데 11살짜리 아이는
보통 성적 호기심이 없다고 하면
아이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모든 사람이 똑같을 수는 없습니다.
‘애가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 하지만
사람에 따라 다 다릅니다.
만약 자기도 모르게 호르몬 분비 이상으로 성적 호기심이 일어났다면,
스스로 통제할 수가 없는 일일 수 있습니다.
그럼 전문가에게 의뢰해서 치료를 해야 합니다.
호르몬의 문제라면
스스로 통제가 안 돼서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나쁜 일을 했다고 호통친다고 해서
어떻게 고쳐지지 않습니다.
그런 게 아니라
11살짜리 남자아이들 대부분이 성적 호기심이 있다면,
호기심 자체는 병이 아니고
행동으로 옮긴 것이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종의 윤리적인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그런 경우에는 아이와 이렇게 대화를 해야 합니다.
‘성적호기심이 있을 수는 있는데
그렇다고 그 호기심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타인에게 평생 큰 상처가 된다.
이 일로 그 아이는 일생을 고통 속에 살 수도 있다.
너는 단순한 호기심이지만
그 아이에게는 엄청난 고통이기 때문에 절대로 삼가야 된다.’
상대 아이나 부모에게는 변명하지 말고 사과를 한 후
필요하면 배상도 해야 됩니다.
호기심 자체가 정상이라면 행위를 문제 삼아야 하고,
호기심이 비정상이라면 치료해야 합니다.
호기심이 일어나는 건 정상이지만 행위에 문제가 있다면
호기심이 타인에게 어떤 고통과 상처를 주는지에 대해
아이와 대화를 해나가야 합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앞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행위를 자제할 수 있도록
예방하는 게 중요합니다.
야단만 치면 아이는 숨어서 몰래 해버립니다.
그러면 큰 사고가 일어날 위험이 있습니다.
타인의 동의 없이 마음대로 하는 행동이
얼마나 상대에게 피해를 주는지를
아이가 자각하도록 대화하고
호기심이 있더라도 자제하는 훈련을 해야지
야단칠 문제가 아닙니다.
이런 아이를 엄마로서 부담스러워하거나 창피하게 생각하지 말고
아이를 보호하는 측면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아이의 의식이 비정상이라면 치료를 해주고
정상이라면 행위를 자제해서
앞으로 인생을 잘 살아갈 수 있도록
엄마가 도와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엄마와의 스킨십이
아이에게 어떤 성적 호기심을 일으키는지
아니면 엄마가 스킨십을 거부했을 때 더 문제를 일으키는지
이것도 전문가와 상담을 해보면 돼요.
아이가 치료를 해야 되면 치료를 하고
자제하는 훈련을 받아야 되면 꾸준히 대화를 하면서
자제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 됩니다.
그 영상을 자꾸 생각하는 건 질문자의 문제잖아요.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하는 것은 자신의 문제입니다.
그걸 자꾸 아이한테 책임을 물으면 안 됩니다.
그 생각만 하면
내가 아이를 가까이 오게 할지, 말아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은
자기 문제입니다.
자기가 자기 문제도 해결 못 하면
아이한테 무슨 도움이 되겠어요.
지금 질문자는 엄마로서
‘아이를 어떻게 도울 것이냐’에 초점을 안 맞추고 있습니다.
미래에 아이에게 올 위험을 생각해서
아이에게 어떤 도움을 주어야 하는지에
더 집중해서 생각해야 됩니다.
그리고 아이가 어느 정도 크면
엄마마저도 이성으로 보일 위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옷을 갈아입거나, 샤워할 때도
아이를 위해서 일정한 조처를 취해야 합니다.
아이가 어릴 때처럼 행동하면 안 됩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이런 교훈을 얻을 수가 있습니다.
아이를 두려워하거나, 아이를 싫어하거나
이런 것은
자신이 풀어나가야 할 문제이지
아이를 위하는 행동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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