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세간의 화제를 모으고 있는 SKY캐슬, 이 드라마는 사교육의 실태를 아주 과장되게 그려내는데요,
사교육의 핵심은 아무래도 선행학습이죠.
그래서 오늘은 선행학습에 대해 생각을 나눠보겠습니다.
평소에도 그렇지만 특히 방학 때가 되면 선행학습을 시켜야 하나, 안 시켜도 되나? 고민이 깊어지죠?
선행학습 해서 뭐하나 무용론을 펴며 버티다가도 불안심리를 자극하는 사교육의 공격적인 마케팅에 무너지곤 하는데요
저도 아이가 초중고 다닐 때 옆집 아이가 어디까지 진도 나갔다더라 하는 이야기를 들으면 솔깃해지고
또 신문과 함께 배달되는 학원 전단지를 보면 불안감이 급 몰려오곤 했습니다.
저에게 선행학습이 필요하냐고 물으신다면
적기학습이 답이다.
이렇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적기학습은 아이의 능력수준을 감안해서 적절한 시기에 학습하는 걸 말하는데요
대부분은 선행을 하지 않는 게 적기학습이지만, 극소수에게는 선행을 하는 게 적기학습일 수 있습니다.
아이들에게는요, 나이에 따른 고유한 사고 양식이 있고, 교육과정과 교과서는 정상적인 인지 발달 과정을 고려해서 만들어집니다.
그러니까 원론적인 시각에서 본다면 나이에 맞는 내용을 자기 학년에 학습하는 게 맞겠죠.
그걸 당겨서 미리 배우게 되면 대부분의 아이들은 피상적으로 이해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다가 막상 자기 학년에 이르러 배울 때는 이미 들어본 거니까 대충 넘어가게 됩니다.
그러니까 충분히 이해하기 어려운 나이에 어설프게 배우고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나이에는 소홀하게 되는 아이러니가 발생하는 거죠.
물론 개인 차이가 있기 때문에 선행이 무조건 비교육적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습니다.
선행학습을 충분히 소화해내고, 또 지적 도전을 즐기는 영재성이 뚜렷한 아이도 간혹 있습니다.
그런 극소수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선행은 득보다 실이 많습니다.
Q. 초등학생 중 일부는 중학교 수학을 선행해서 방정식을 풀어요.
문제풀이 속도도 훨씬 빠르고 시험에도 유리한데, 우리 아이를 그냥 두어도 되나 불안합니다.
초등학교 문제 중에는 방정식을 이용하면 간단하게 해결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보죠.
닭과 토끼가 모두 100마리 있고, 다리가 모두 272개 일 때, 닭과 토끼는 각각 몇 마리인가?
예전에 이런 문제 많이 풀었던 기억나시죠?
이거 중학교 식으로 풀면 간단해요.
닭의 마리 수를 x, 토끼의 마리수를 y라고 하면
닭과 토끼가 100마리라고 했으니까 x+y=100
그다음 닭다리는 2개니까 2x, 토끼 다리는 4개니까 4y
다리의 개수는 모두 272개니까 2x+4y=272
이렇게 놓고 연립방정식을 풀면 금방 구할 수 있어요.
이걸 초등학교의 예상과 확인방법으로 풀어보죠.
닭과 토끼가 100마리라니
우선 닭 50마리, 토끼 50마리 이렇게 예상을 하면
다리는 닭 50마리에서 100개, 토끼 50마리에서 200개, 총 300개가 됩니다.
그런데 문제에서는 다리가 모두 272개라고 했으니까 다리수를 줄여야겠죠.
그러려면 다리가 두 개인 닭이 늘어나고, 다리가 4개인 토끼를 줄여야겠죠.
이런 식으로 예상을 하고 확인을 통해 다리가 272개가 될 때까지 조정해가는 방법이 바로 Guess And Check(예상과 확인)입니다.
또 다른 방법도 있습니다.
닭과 토끼가 있는데, 갑자기 경적이 빵! 울렸어요.
깜짝 놀란 닭과 토끼가 절반의 다리를 들었다고 생각을 해보죠.
그러니까 닭은 한 다리로, 토끼는 두 다리로 서 있는 거예요.
땅을 딛고 있는 다리는 전체 다리 수 272개의 절반인 136개가 됩니다.
만약 100마리가 모두 닭이라면 다리는 100개가 되어야겠죠
그런데 문제에서 다리는 136개이니까 그 차이인 36개는 두 다리로 서 있는 토끼에서 나왔겠죠?
그래서 토끼는 36마리이고 닭은 64마리가 됩니다.
초등학교 풀이법은 산술적 방법인데요, 이 방법에서는 생각을 해야 돼요.
그 과정에서 사고의 힘이 길러지죠.
방정식을 이용하는 중학교 풀이법은 대수적 방법인데요, 절차를 기계적으로 따라가면 되니까, 생각은 덜 해도 돼요.
* 그러면 산술적 방법이 더 좋은 건가요?
수학 문제를 해결하는 싸움터에서 초등학교의 산술적 방법은 칼만 가지고 싸우는 것에중학교의 대수적 방법은 총을 쓰는 것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당장은 총까지 동원하는 게 유리하지만, 중학생이 되면 선행을 하지 않아도 총을 쓸 수 있게 되죠.
그땐 누가 더 유리할까요?
칼로 버티면서 사고력을 길러온 게 유리할 겁니다.
선행을 한 학생들은 일찍이 총으로 무장했기 때문에 잠시 우위에 서는 것 같지만
남들도 같은 무기를 가지게 되면 별 소용이 없어져요.
일찍 당겨서 가르치면 일부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마음이 끌리기 쉽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그렇지 않은 겁니다.
선행학습은 극장에서 일어나서 영화보기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제 자리에 앉아서 영화를 보면 모두 편할텐데, 앞에 몇 사람이 일어나니 연쇄적으로 뒷사람도 일어나게 되고, 따라서 모두가 일어나서 영화를 보는 피곤해지는 상황이 되는 거죠.
모두 앉아서 평온하게 영화를 보려면 즉, 선행학습을 하지 않으려면
학교 수업만 따라가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공교육이 강화되어야 합니다.
선행학습 금지법이 있죠.
법의 정식 명칭은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인데요
제가 이 법의 일부개정안을 통화시켜서
학교 수업은 학생들의 선행학습을 전제하지 않고 기초부터 가르쳐야 한다는 교사의 책무 조항을 포함시켰습니다.
공교육의 정상화와 내실화를 위해 저도 국회에서 힘을 보태겠습니다.
다음에도 기대해 주세요.
커밍~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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