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아래 게송이 하나 있는데,
문득 콧구멍 없는 소란 말을 들으니
삼천대천세계가 내 집임을 알겠네.
유월이라 연암산 내려가는 길
들사람이 태평가를 부르며 한가롭네. -경허스님 오도송-
경허 성우, 경허라고 하는 큰스님이 계셨는데, 그 경허 성우스님의 오도송이라 이렇게 알려져 있습니다. 예. 경허라고 하는 큰스님께서 23살에 강주, 경전을 가르치는 그런 강주로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경허스님이 31살 때 어느 마을을 지나가는데, 그 마을 사람들이 달려와서 야단을 쳐요. “이 마을 지나가면 죽는다.” 그랬어요. “왜 그러냐?” 하니까 “이 마을에 지금 돌림병이 돌아서 지금 태반이 죽어갔고, 저기 한번 봐라. 저기 들고 가는 것이 다 시신이다.” 이렇게 말했어요.
그래서 이 경허스님은 젊은 나이. 31살이면 젊다고 살 수 있겠죠. 등골이 오싹하고 정신이 없어졌어요. 보통 불교에서는 생사는 하나다. 생사가 일이하다. 이렇게 하거든요. 이론적으로는 생사가 하나죠. 그런데 막상 경계가 닥쳤을 때 과연 생사가 하나다 그렇게 초연할 수 있느냐 이거죠. 우리가 남 얘기는 쉽게 하죠. 그렇지만 자기 집에 그런 어려운 상황이 닥쳤을 때 남 얘기하듯이 자기 일이 그토록 아주 태연해 할 수 있냐? 그런 문제하고 똑같습니다.
그래서 이 경허 스님이 ‘생사가 일이하다’ 말로는 했지만 자기가 죽음의 마을을 지나가면서 너무나 큰 충격을 받고 “아, 내가 아직 공부가 덜되었다.” 이래서 참선공부를 시작했다. 했어요. 그래서 10년쯤 지났어요. 공부라는 것도 1년 2년에 마무리 되는 문제가 아닙니다. 경전 공부도 마찬가지고 참선도 마찬가지고. 10년쯤 지난 어느 날, 어떤 스님들하고 모여서 법담을 나누는데, 한 스님이 말했어요.
“스님이 죽으면 무엇이 될꼬?” 하니까 한 스님이 있다가 “스님이 죽으면 아마 시주집네 소가 안 되겠나?” 그런 얘기를 해요. 옆에 있는 스님이 또 한말이 “소가 되어도 콧구멍 없는 소가 될 것이다.” 이랬어요. 여기 얘기 해 놨잖아요. 무비공이라. 보고 있습니까? 예. 거기에 있네요. 콧구멍 없는 소. 무비공이 된다. 문득 콧구멍 없는 소라는 말을 들으니, 이 소리를 듣고 깨쳤다. 이 말입니다. 그래서 경허스님은 여기서 크게 홀연히 깨쳤다.
여기서 깨쳤다라고 하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자기 자신을 봤다.
여기 보이지 않는 세상을 봐라 이 말이거든요.
법신은 상이 아니다.
이 말은 세상에는 보이지 않는 세상이 있으니
그것을 볼 줄 아는 자가 진정한 자다.
바로 경허스님은 여기서 보이지 않는 자기 자신을 크게 봤어요. 그래서 이 시를 크게 읊었습니다. 문득 콧구멍 없는 소란 말을 들으니 삼천대천세계가 내 집임을 알겠네.
유월이라 연암산 내려가는 길,
들사람이 태평가를 부르면 한가롭네.
그래서 이 경허스님 이후로 많은 선지식들이 또 배출됩니다.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는 나중에 말씀을 드리고,
제가 시한 편을 소개하겠습니다. 2014년 5월 27일. 제가 무문관 감포도량 세계명상센터가 있는 그 안에 일종식, 하루 한 끼 먹고 공부하는, 참선 공부하는 그런 선방이 있는데, 그곳을 무일선원 무문관이라 이렇게 말해요. 그 무일선원 무문관에서 제가 3년 천일 있는 동안에 2014년 5월 27일에 제가 그때 떠오른 게송을 소개하겠습니다. 모두 합장하시고 모두 따라하십시오.
불체생명지근원_부처의 체는 생명의 근원으로
비대비소비미추_크지도 작지도 않으며 아름다움도 추함도 아니로다
확연무일이비무_텅 비어 하나도 없으나 없는 것도 아니니
심즉자성불시심_마음이 곧 자기 성품이요, 부처는 바로 마음이로다
관세음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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