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실패부모 성공부모(E3-2)
마태효과
비슷한 예들이 굉장히 많아요.
미국의 야구는 선수 선발 기준이 7월31일입니다.
2005년 기준으로 미국계 선수들 중에
8월생이 505명이고, 7월생이 313명 입니다.
유럽축구는 선수 선발 기준일이 9월1일이예요.
1990년 프리미어리그 선수들 중에 9월과 11월 사이에 태어난 선수가 288명이고
6월과 8월 사이에 태어난 선수가 136명입니다.
국제 축구 토너먼트의 선수 선발 기준일은 8월1일입니다.
출신 선수들 중에 8월과 10월 사이에 태어난 선수들이 135명이고,
5월과 7월 사이에 태어난 선수들은 22명입니다.
국제 청소년 축구의 선수 선발 기준일은 1월1일입니다.
이걸 염두에 두시고 다음의 체코슬로바키아 청소년 국가 대표팀
2007년 선수명단을 한번 살펴보시지요.
...
이 명단은 아까 보셨던 하키 선수명단보다 더 심하죠?
1월부터 3월생이 전체 21명 중에 17명이나 됩니다.
11월생이나 12월생 아이들이 재능을 안 가지고 태어난 건 아닐 거란 말이에요.
선천적 재능이란 건 통계적으로 정규분포를 이루어서
누구에게나 비슷한 확률로 주어지는 것 아니겠어요?
그런데 단지 몇 개월 뒤늦게 태어난 죄로
자기보다 체격이 더 크고, 경험이 더 많은 동료들과의 경쟁에서 지게 되고
그로 인한 사회적 경험들 때문에 낙담하고 좌절하게 됩니다.
그에 반해 몇 개월 빨리 태어난 아이들은
몇 개월 빨리 태어났기 때문에
자기보다 체격이 더 작고 경험이 더 적은 동료들과의 경쟁에서 이기게 되어서
성취감과 용기를 얻게 되는 것뿐만 아니라
더 많은 기회를 부여받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국제 수학과학 연구경향은 4년마다 전 세계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수학 과학시험입니다.
초등 4학년 학생들 중에 일찍 태어난 애들이 늦게 태어난 애들에 비해
평균 4%에서 12% 만큼 점수가 높습니다.
같은 4학년이라 할지라도
일찍 태어난 아이들은 평균적으로 상위 18% 안에 속하게 되고
늦게 태어난 아이들은 상위 68%에 속하게 됩니다.
이 차이로 인해 영재반에 들어갈 수 있는 애들과 그렇지 못한 애들로 나뉘는 것이죠.
4년제 대학교에 입학한 학생들의 성적을 비교해보면
늦게 태어난 학생들의 성적이 11.6%가 낮습니다.
이것도 상식적으로 당연한 일입니다.
전 대학에 들어갔을 때 재수를 하지 않고 바로 입학했었는데요.
친한 동기 중에 삼수생 형이 하나 있었어요.
전 입시공부 만 하다 갑자기 대학교에서
배우는 과목들에 학습이 적응이 잘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전 성적이 B 정도만 나왔었는데
이 형은 공부를 정말 안 하면서도 시험만 보면 A+가 나오는 거예요.
이 형은 저랑 항상 같이 다녔기 때문에
공부를 별로 안 했다는 것이 분명했는데, 시험은 정말 잘 봤습니다.
그 형의 사고력 수준을 제가 따라갈 수가 없더라고요.
그런데 이것도 당연한 것이
그 형이 당시에 저보다 입시도 2번이나 더 했고, 공부도 2년이나 더 한 것 아니겠어요?
그리고 신체적, 정신적 성장도 2년을 더 했으니 저보다 더 잘하는 건 당연한 것 아니겠습니까?
입시에서 재수생 삼수생이 더 잘하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그만큼 공부를 더 했고 경험치도 더 많으니까요.
실력이 있어 보이는 잘하는 아이를 선발한다는 것엔 표면적으론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어린 나이에 선발한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나이가 어릴수록 몇 개월간의 성장 차이가 눈에 보일 정도로 납니다.
그러면 당연히 몇 개월 더 성장한 아이가 실력이 더 나아 보이는 거예요.
그래서 실력이 더 좋아 보이는 아이를 너무 어렸을 때 선발하게 되면
더 좋은 교육 환경에서 모든 경험치를 다 몰아 먹게 되니까
자연스럽게 실력이 더 좋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죠.
그리고 몇 개월간의 신체적 성장의 기회를 더 주었더라면
12월생이라면 11개월 정도만 더 성장할 수 있도록 한 다음에 선발 기회를 주었더라면
1월생만큼 더 잘할 수 있었을 텐데,
충분히 성장을 못한 상태에서 선발 시험을 치루게 되니까
어쩔 수 없이 경쟁에서 밀려서 탈락하게 되는 겁니다.
늦게 태어난 아이들이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필요했던 건
그냥 몇 달간의 시간입니다.
하지만 늦게 태어났기 때문에
그 시간적 혜택을 받지 못하고 불리함을 안고 살아갈 밖에 없는 거예요.
성경의 마태복음이라는 책에 보면
예수께서 말씀하신 이런 말이 적혀 있습니다.
“무릇 있는 자는 받아 풍족하게 되고
없는 자는 그 있는 것까지 빼앗기리라”
이 말이 지금까지 제가 설명했던 현상을
정말 적절하게 잘 묘사해 주고 있지 않습니까?
몇 개월 더 빨리 태어났던 유리함을 가지고 있었던 아이들은
그 유리함 때문에 더 풍족하게 되고요,
몇 개월 늦게 태어나서 불리함을 가지고 있었던 아이들은
선발에서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자기가 가지고 있는 얼마 안 되는 것까지 다 빼앗겨버리는 겁니다.
그래서 이런 현상을 마태효과라고 부릅니다.
마태효과는 누적 이득을 의미합니다.
이건 스노우볼 효과라고도 말할 수 있어요.
전 만화영화에서 겨울에 산 위에서 조그만 눈덩이가 점점 커져서
나중에 엄청나게 커진 눈덩이가 내려오는 장면을 본 적이 많은데요.
마태효과는 이런 눈덩이처럼
처음엔 이득이 그렇게 크지 않지만
이득을 점점 불리다 보면 시간이 많이지나
그 이득이 엄청나게 커지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이런 불리함을 교육적으로 인지하고 있는 덴마크 같은 나라의 경우
만 10세가 되기 전까진 실력이 나아 보여도
절대 선발할 수 없다는 교육정책을 법으로 만들었습니다.
덴마크가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교육정책을 만드는 면에서도 이렇게 똑똑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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