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면 내가 외국인하고 결혼하면 우리 어머니가 두 손 들고 환영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이미 벌써 연애할 때 아~ 이런 결혼은 부모님은 반대하시거나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마음 아파할 거다, 하는 건 예정된 거 아니에요? 그럼 그걸 각오하고 그런 거 아니에요? 그러면 부모님이 아픈 걸 가지고 또 내가 아파할거 없지. 이미 각오했는데 뭐. 안 해도 괜찮아. 부모가 가슴이 좀 쓰리고 속이 좀 아파야 돼. 왜? 허가도 안 받고 나를 낳았으니까.^^ 과보를 받아야지. 으흠. 괜찮아 그거는 아무 죄가 안 돼. 죄 안 된다니까.
내가 외국인하고 결혼해서 우리 어머니가 나 때문에 울고불고 가슴아파하는 거는, 어머니 지 탓이지, 윤리적으로 따져도 죄가 안 되고, 과학적으로 따져도 죄가 안 되고, 부처님 가르침으로 따져도 죄가 안 되고, 아무 죄가 안 돼요. 걱정할 필요가 없어요. 아프면 자기 아프게 놔두세요. 그냥. 그냥 이웃집 할머니 보듯이, “아이고 저 할머니는 딸이 외국인하고 결혼한다고 저래 울고 가슴아파하네. 쯧쯧쯧.” 이렇게 그냥 보세요.
그거를 보고, 엄마가 가슴아파하는걸 보고, 내가 우는 거, 이게 공부가 안된 증거요. 내가 수행이 되면 그런 엄마를 보고 내가 담담해야 됩니다. 내가 죄지었어요? 안 지었어요? 내가 도둑질을 했어요? 살인을 했어요? 내가 간음을 했어요? 내가 거짓말을 했어요? 내가 마약을 하거나 담배를 피운 것도 아니잖아. 그죠?
그러니까 아무 죄지은 게 없어요. 이거는 문화적인 가치 때문에 오는 거니까. 어머니가 상에 집착해서 생긴 문제니까. 내가 어떻게 할 수가 없어. 어머니 입장에서 보면 어머니가 또 잘못하는 거요? 어머니가 잘못하는 것도 아니에요. 내가 잘못하는 것도 아니고, 어머니가 잘못하는 것도 아니에요. 어머니가 가슴 아프겠다. 어머니의 윤리적 도덕적 연세로나 문화적인 것으로 볼 때는 나의 결혼에 대해서 어머니가 가슴이 아프시겠다, 하는 어머니 마음을 이해하면 되요. 이해한다고 해서 내가 해 줄게 있는 것은 없어요. 아무것도. 내가 해 줄게 있으면 그냥 어머니가 섭섭해 하면 “예. 어머니 죄송해요.” 이렇게 말해주면 되.
내가 죄를 지어 죄송한 게 아니라, 어머니 입장에서 볼 때, 나를 낳아 키운다고 고생했는데, 저러니까. 만약에 그게 아니라면, 부처님도 그러면 출가한 뒤에 부모가 가슴 아팠겠어요? 안 아팠겠어요? 아팠겠죠? 그런데 부처님도 내 수행안하고 부모생각하고 울어야 되요? 꿋꿋하게 수행을 해야 되요? 꿋꿋하게 수행을 해야지. 그러기 때문에 그건 신경 쓸 필요가 없어요. 내가 아무 잘못한 게 없기 때문에. 내가 해 줄 수가 없어.
그거는. 내가 해 줄 수 있는 건 내가 외국인하고 결혼해서라도, 앞으로 어려운 일이 있더라도 정말 수행해서, 이 남편하고 잘 살면 어머니 문제는 저절로 해결이 된다, 이 말이오. 지금 울고불고 하는 거는 어머니한테 아무 도움도 안돼요. 그러거나 안 그러면 딱 결혼을 멈춰버리고 한국 사람하고 결혼을 해버리고. 진짜 어머니를 걱정한다면 한국 사람하고 결혼을 하고. 내 인생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면 어머니 때문에 울 필요가 없다. 어머니를 정말 생각해요? 아니지?
그러니까 그런 위선 짓지 마라는 거요. 당신의 울음은 위선적인 거다. 어머니를 위해서 해줄 생각도 없으면서 왜 그렇게 위선을 떨어요. 으흠. 남이 들으면 효녀 같잖아. 그냥 내가 불효막심하면 내가 불효막심하다. 이렇게 딱 받아 들여야지. 그래야 나중에 잘 살아서 어머니에게 은혜를 갚지. 지금 이렇게 하면 결혼해 부부간에 갈등이 심해지면 이제는 “아이고 내가 그때 어머니 말 들을 걸.” 또 이렇게 갑니다. “그렇게 반대하는데 안할 걸.” 이렇게 가는 거요. 그건 자기의 선택에 대해서 자기가 책임을 안 질려는 태도요. 미래에 책임회피하려고 지금 이렇게 되는 거요.
그러니까 어머니에게 “어머니 죄송합니다.” 어머니 마음도 이해하지만 이게 제 인생의 선택입니다. 그러니까 어머니 가슴 아프시더라도, 이건 제가 어떻게 할 수가 없는 일입니다. 이건 타협점이 없다. 이 말이오. 나중에 제가 잘 살아서 어머니 은혜는 나중에 갚겠습니다. 이렇게 하고 끝내고. 그 다음에 어머니가 나의 결혼에 대해서 흔쾌히 승낙을 해 주기를, 기뻐해주기를. 이런 걸 바라지 마라 이거야. 어머니가 울고 반대하는 걸 당연하게 받아 들여라. 그때 항의도 하지 마라. “아이고, 어머니 죄송합니다.” 웃으면서. 울면서 “엄마 죄송해.” 이건 거짓말이오. 사기 치는 거다. 이 말이오.
웃으면서 “엄마 미안해요. 엄마 마음은 그런데, 딸로선 좀 안됐지만은, 그래도 내가 좋은 걸 어떻게 해요. 내 인생인데.” 이렇게 좀 뻔뻔해야 돼. 어머니 제가 마음에 안 들면 승낙 안 해주셔도 좋고, 결혼 지원 안 해주셔도 좋습니다. 지원 받고 하려고 그래? 그래. 그렇게 하면 돼. 그것도 내가 지원 안 받는다고 지원도 안 해주면서 왜 그러냐? 큰 소리쳐도 안 돼. 부모라는 거는 부모가 나를 도와줬든 안 도와줬든 나는 부모에게 뭘 해야 된다? 은혜를 갚아야 된다. 이런 얘기요.
그러니까 그렇게 괜히 울면서 착한 여자인척 하지 말고, 그렇게 사기 치지 말고, 좀 뻔뻔스럽게, 물으면 내가 뭐 잘못했어요? 내가 뭐 살인을 했어요? 도둑질을 했어요? 사음을 했어요? 거짓말을 했어요? 욕을 했어요? 부처님 계율에 다 맞는데 내가 뭐 잘못했어요? 이렇게 좀 뻔뻔스럽게 나가. 그런 어머니 마음만 이해하고. 도와주면 고맙고, 안 도와줘도 감사하고. 요렇게 해서 결혼해서 잘 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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