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과학자들은
외계행성의 흡수 스펙트럼을 통해서
생명활동의 징후를 찾을 수가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했으며
이 내용은 Nature Astronomy 저널에 발표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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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계 밖에서 다른 행성을 발견하는 건
정말로 너무나도 어려운 일입니다.
쉽게 태양과 지구만 봐도 이해할 수가 있는데
태양은 지구보다 부피가 100만 배가 넘게 크고
핵융합을 통해서 엄청난 빛을 만들어내지만
지구는 어둡고 태양보다 100만 배나 작죠.
거기다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약 1억 5천만 km나 떨어져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불과 10광년 거리인 100조 km 밖에서 보게 되면
지구와 태양은 거의 딱 붙어 있는 것과 다름이 없으며
이 둘을 분리해서 관측하는 것 자체가
사실상 굉장히 어렵습니다.
밝기면에서는 1만 광년 거리의 별도 관측할 수 있는 현대에도
태양계 내에 0.01광년 거리에 있는 9번째 행성이 있는지조차
확실히 말하지 못하는 것만 봐도
얼마나 행성을 직접 관측하는 게 어려운지 짐작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에도
우리가 외계행성을 관측하는 게 가능한 것은
여러 가지 간접적인 방법을 통해서인데
현재 우리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외계행성 관측 방식은
Transit으로
행성이 별 앞을 지나갈 때
별빛이 어두워지는 정도를 보고서 추리를 하는 방식인데요.
이 자세한 원리는
제가 쓴 책, <외계행성 이야기>에 잘 나와 있습니다.
Transit을 통해서
별빛이 어두워지는 정도와 별의 질량을 추정해서
행성의 크기와 별까지의 거리 등을 알아낼 수는 있지만
이러한 제한적인 정보만으로는
실제 그 외계행성의 환경을 알기는 힘들죠.
때문에 외계행성을 5천 개나 발견한 현재에도
외계행성의 생명 징후를 찾는 건
아직 먼 미래의 일이라고 여겨져 왔습니다.
지금까지는 말이죠.
얼마 전 과학자들은
외계행성의 흡수스펙트럼을 통해서
생명활동의 징후를 찾을 수가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했으며
이 내용은 Nature Astronomy 저널에 발표가 되었습니다.
연구팀은 우리가 알고 있는 가장 확실하게 생명체가 있는 행성인
지구의 대기 성분에 대해서
시뮬레이션을 했는데요.
맨 처음에 지구가 만들어졌을 때는
지구 대기의 대부분은
금성처럼 이산화탄소가 주류를 이뤘지만
현재의 지구에는
인간이 만들어내는 엄청난 온실가스에도 불구하고
400ppm,
그러니까 고작 이산화탄소 농도는 0.04%에 불과하죠.
그에 비해서 금성은
무려 대기 성분의 96.5%가 이산화탄소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지구도 최초의 탄생 초기에는
금성과 비슷한 이산화탄소 농도를 가지고 있었으며
이를 해결한 것은
다름 아닌 바다의 존재였습니다.
산소는 반응성이 매우 높은 분자로
자연 상태에서 손쉽게 CO2로 전환이 되므로
원래 산소가 존재한다면
대부분 이산화탄소 상태가 되는 것이 맞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에 의하면
초기 지구에 존재하던 바다에 탄소가 용해되고
이후에 지각 활동으로 인해서 대부분의 탄소가 지각에 가둬졌고
이로 인해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낮아졌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표면에 물이 없는 금성이나 화성은
대기의 대부분이 이산화탄소이며
바다의 존재 여부가 이러한 차이를 만들었다고 추정을 하죠.
문제는 행성 표면에 있는 액체 물의 양이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미치는지와
지구에서는 생명체의 광합성으로도 이산화탄소가 제거가 되므로
이 차이가 분명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연구팀은 시뮬레이션을 통해서
표면에 액체로 된 물이 있다면
이산화탄소 농도에 상당히 큰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확인했고
외계행성에서 이 징후를 찾기 위한
이산화탄소 농도를 제시한 것입니다.
이게 기존의 수증기를 통해서
외계행성에 물이 존재하는지를 추정하던 것과 다른 이유는
수증기와는 달리 CO2는 적외선을 매우 잘 흡수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산화탄소가 적외선을 잘 흡수하는 이런 성질 때문에
지구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지면
온난화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지만
실질적으로 낮은 양의 수증기를 감지해서
물의 존재를 증명하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반면에
운이 좋다면
제임스 웹 망원경으로 이산화탄소는 쉽게 감지할 수가 있다는 것이죠.
결국에 표면의 액체 바다의 유무와
대기 중의 산소 농도에 대한 추정치가 정확해질수록
제임스웹 망원경이 발견한
낮은 농도의 이산화탄소 대기의 행성에서
어느 정도의 물이 존재하는지를
대략적으로 유추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현재까지는 외계행성은
가스행성이나 일부에서 수증기가 발견된 정도에 그쳤지만
이러한 외계행성들이 발견된 수증기의 대부분은
행성이 물이 끓는 점보다 훨씬 뜨거워서 발생한 것으로
액체의 바다와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대기 중에 탄소 농도만으로
물의 존재를 입증할 수가 있다면
훨씬 쉽게 외계행성에 물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가 있는 것이죠.
이런 연구와 시뮬레이션들이
결국에 영상 초기에 언급했던 이유로
기술적으로 직접 관측을 할 수가 없는 외계행성에
바다가 있는지 여부를 밝혀줄 수 있다는 것이 매우 놀랍습니다.
우리는 직접 볼 수도 없는 천체의 환경을
점점 더 정확하게 유추해 나가고 있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분명히 아직 한계는 있습니다.
많은 천문학자들은 제임스 웹 망원경의 뛰어난 성능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우리가 가진 관측 장비로는
외계행성에서 생명체 징후를 확실히 입증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데 동의하고 있기 때문이죠.
이번 연구로
외계행성에서 물의 존재를 입증하는 새로운 경로가 열렸다고 해도
이게 생명체의 발견까지 이어질지는 장담할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이 분야는
매일매일 새로운 연구와 아이디어들이 나오고 있으며
훨씬 더 성능이 높은 관측 장비들이
계속해서 예정이 되어 있는 만큼
가까운 미래에
지구 밖 생명체의 징후를 찾아낼 날이 올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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