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세계사

지식줌) 왜 이란은 침략이 어려울까?

Buddhastudy 2025. 2. 20. 19:36

 

 

최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전쟁이 큰 이슈가 되고 있는데요.

두 세력에 대해선 이미 많은 매체에서 다루고

이번엔 공개적으로 하마스를 지지하고 실질적인 지원을 하고 있는

이란에 대해 다루어 보려고 합니다.

 

중동의 완전한 패권 국가도 아니고, 여러 나라들 중 하나일 뿐인데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에 대립각을 세우고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이 쉽게 침략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지리, 지정학, 군사, 경제 등

몇몇 관점에서 빠르게 한번 알아보죠.

 

사실 이란은 지금뿐만 아니라

과거부터 쉽게 침략하기 어려운 국가였습니다.

원래 이란은 1935년 국호가 바뀌기 전까지 페르시아였고

스스로도 페르시아 제국의 후예라고 칭하죠.

 

페르시아 제국은 기원전 550년부터 시작되어

세계 최강대국으로 군림한 아케메네스 왕조부터 시작되었고

아케메네스 왕조는 기원전 330년 멸망했지만

사산 왕조, 사파비 왕조, 카자르 왕조,

1935년 페르시아에서 이란으로 국호를 변경했던 팔레비 왕조까지

페르시아 제국의 왕조로 계속 이어졌습니다.

 

물론 외부 침략을 받기도 하였지만

이란은 한 번도 다른 세력의 통치권을 넘겨준 적이 없죠.

이란은 아리아인의 땅이란 뜻인데요.

수세기 동안 계속해서 페르시아 민족의 역사로 이어져 오다 보니

페르시아인이 속한 이란계 아리아인은

셈족 계통의 아랍인도, 유대인도, 유럽인도 아닌

페르시아인이라는 고유의 민족적 정체성을 이어올 수 있었죠.

 

이런 역량은 언어에도 나타나는데요.

중동의 대부분의 국가들이

아랍어를 쓰는데

자신들 고유의 언어

즉 페르시아어를 사용하는 국가이기도 하죠.

 

대항의 시대부터 세계대전 전후까지

한 번도 서구 열강들에게

식민지화를 당하지 않은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사실 세계 패권국이 미국에 대항하는 것 자체도

어느 정도 힘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성립조차 될 수 없겠죠.

대체 이란은 왜 이렇게 침략하기 어려울까요?

먼저 지리부터 보죠.

 

 

--지리

 

사실 이 땅은 주제와 달리 아이러니하게도

외부 침략에 늘 노출되어 있는 나라입니다.

유라시아 대륙의 중앙에 있어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아라비아 등

어디로든 갈 수 있는 중요한 길목에 위치해 있고

그만큼 여러 외부의 세력들이 노리는 곳이죠.

 

지금은 튀르키예,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이라크,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투르크메니스탄에 둘러싸여 있는데요.

특히 아프가니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 동쪽 국가들의 영토는

전통적으로 척박하여 농사를 짓기 특히 어려워

정창민보다는 유목민족들이 주로 활동했는데

워낙 환경이 척박하다 보니

더 나은 땅을 얻기 위해

이란 쪽으로 지속적으로 공격을 해 왔습니다.

 

또 서북쪽의 국가들은 쉽게 이란 땅에 들어오지 못했는데

그 이유는 내부 지리를 보시면 이해가 되실 겁니다.

우선 영토는 1,648,000정도로, 한국의 16배 정도이며

세계에서도 17위에 이르는 영토를 가지고 있죠.

 

지도를 보면

중국 위에 몽골 영토가

광활하게 펼쳐져 있다고 생각해 보신 적 없으신가요?

사실 이란은

이 몽골보다도 더 큰 영토를 가진 국가입니다.

영토도 넓은데 국경 쪽이든 내부든

침략을 어렵게 하는 자연적 환경에 놓여 있습니다.

 

먼저 눈여겨 볼 것은 가장자리 쪽의 산맥인데요.

서남쪽엔 자그로스 산맥이, 북쪽엔 알로보즈 산맥, 동쪽엔 동부이란 산맥이 있습니다.

근데 이게 일반적인 산맥이 아닙니다.

동부이란 산맥은 3,300m, 자그로스는 4,400m

알보르즈는 무려 5,600m가 넘습니다.

한반도에서 가장 높은 산인 백두산이 2,744m인데

그보다 훨씬 높은 이란의 산들이죠.

 

그리고 내부에 광활히 펼쳐져 있는 카비르 사막은

길이 약 800km, 폭은 320km에 이르는

엄청난 규모의 사막이고 생명을 찾기 힘든 척박한 땅입니다.

여름 기온은 50도에 달하고

1년 중 낮과 밤의 기온 차는 최대 70도에 이를 정도죠.

또 사막 바닥은 모래와 자갈뿐만 아니라

늪이나 진흙 토양도 있어

차량이나 병력의 이동을 매우 힘들게 하는 요소이죠.

이렇게 사방을 둘러싼 높은 산맥들과 사막은

마치 이란의 천연 요새와 같은 기능을 하죠.

 

실제로 현재 이란의 주요 대도시 8개는

남서쪽의 아바즈를 제외하곤

모두 이 산맥의 요새 속에 들어가 있습니다.

 

이란의 수도 테헤란의 고도는 1,040m이며,

이란 중심부인 중앙 고원의 평균 고도도 약 900m입니다.

전체적으로 산이 많은 고도가 높은 지역이고

특히 가장자리의 고도도 매우 높다는 것이죠.

 

그리고 대규모 군사작전을 위해선

병력을 주둔시킬 곳이 필요한데요.

역사적으로 그랬던 것처럼

4,400m의 자그로스와 5,600m의 알보르즈 산맥이 맡고 있는 서북쪽보다는

동쪽이 지상으로 들어올 수 있는 그나마 나은 루트인데요.

이곳에 위치한 투르크메니스탄,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같은 나라에서

서방의 협력을 이끌기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지상이 쉽지 않으니

이번엔 공군력을 한번 보죠.

이란은 325대 정도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는데요.

여기엔 미국, 러시아, 중국의 항공기들이 섞여 있습니다.

 

 

--군사

 

사실 미국과의 관계가 안 좋기로 유명한 이란인데

미국산 항공기가 많이 있다는 게 특이하다 보실 수도 있으실텐데요

사실 이슬람 혁명 전 팔레비 왕조 때까지만 하더라도

매우 대표적인 중동의 친미 정권이었기에

가진 여러 미국의 무기들을 수입했죠.

 

예를 들면 전투기의 경우

미국산 F4 팬텀이 60대 정도, F14 25대 정도가

이란에서 여전히 운영되고 있습니다.

다만 지금은 미국과의 관계가 좋지 않다 보니

정비나 수리를 위한 부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죠.

그렇기에 전투기나 헬기 등을 활용한 공중전에서

이란이 큰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서도 지리가 큰 이점을 발휘하는데요.

이란 국경과 전역에 있는 산맥 곳곳엔

매우 많은 이란의 대공 무기가 숨겨져 있고

이것은 외부 세력이 이란을 공습하는 데 큰 방해 요소로 작용하죠.

 

또 이란은 자체적인 탄도미사일 기술 보유하고 있고

최소 3천기의 탄도 미사일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요.

이는 외부 공습을 방어하는 능력뿐만 아니라

주변 국가는 물론 유럽까지도

미사일을 보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음을 나타내죠.

 

그에 더해 일명 이란 핵 협정으로

이란 핵 개발을 중단하기는 했지만

상황에 따라

언제든 핵을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나라가 바로 이란이죠.

 

미군이 주변 동맹국의 기지를 만들어 놓고

이란을 공격하더라도

이란 산맥 곳곳에 숨겨져 있는 대공 무기나 미사일 시스템을

완벽히 파괴할 가능성은 낮을 텐데

완전히 파괴하지 못한다면

이란은 탄도미사일을 활용해 바로 역습이 가능하고

미군이나 동맹국은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는 것입니다.

 

이번엔 바다 쪽을 한번 볼까요?

지상으로 들어오기가 어렵기에

그나마 나아 보이는 것이 남쪽의 바닷길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란도 이것을 모르는 것이 아니죠.

 

이란은 남부 해안 쪽에 이미 여러 무기와 많은 병력들을 배치해 두었고

높은 수준의 방어 시설을 구축해 놓았으며

25척의 잠수함을 비롯한 이란의 해군력은 결코 쉽게 볼 수 없죠.

또 해상의 지정학은 군사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 흐름 속에서 이란에게 큰 영향력을 부여합니다.

 

 

--해상의 지정학

 

이란의 주요 항구, 반다르 아바스항이 위치한

이란 남쪽의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아라비아해 사이 위치하고 있어

전 세계 석유 공급량의 약 20% 정도가 통과하는

지정학적으로 아주 중요한 해로인데요.

이곳에 대한 통제권을 가졌다는 것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죠.

 

만약 이곳을 이란이 의도적으로 통제하게 된다면

실제로 세계 경제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입니다.

물론 이란의 경제도 담보로 걸어야 하겠지만요.

 

점차적으로 대체 에너지가 늘어나

석유나 가스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진다면 모르겠지만

그전엔 이 해협의 통제권이

이란에 매우 유리한 전략적 카드로 사용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란은 이 석유 무역의 해로를 통제할 뿐만 아니라

직접 석유나 가스를 생산하는 국가이기도 합니다.

 

천연가스는 러시아에 이어 세계 2위 수준의 가스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고

석유도 통계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의 통계에서 생산량과 매장량 모두, 세계 5위권 내에 있죠.

이는 전시회에도 다른 나라에 의존하지 않아도 될 만큼

비교적 안정적으로 에너지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국제 정치

 

이제 중동의 국제 정치와 관련된 부분을 볼 텐데요.

좀 전에 잠시 이슬람 혁명을 말씀드렸는데

이란은 원래 세속주의적이고 대표적인 친서방 국가였습니다.

 

그런데 1979년 이란의 이슬람 혁명으로

현재는 거의 유일무이한

이슬람 율법 중심의 정치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는 나라죠.

 

정치 시스템을 간단히만 말씀드리면

우리나라처럼 투표를 통해 대통령을 선출하지만

그 위에 이슬람 성직자인 라흐바르라는 최고 지도자가 있습니다.

이 라흐바르는 종신직이며

대통령 취임도 라흐바르의 동의를 받아야 할 정도로

상당한 힘을 가지고 있죠.

 

또 이 라흐바흐를 비롯한

집권 세력의 칼과 방패가 되어주는 이슬람 혁명 수비대가

이란 국군과는 별도로 운영되고 있죠.

또 이슬람 세계는 크게 이슬람 지도자는

창시자 무함마드의 혈통에 국한된다는 시아파와

국한할 수 없다는 순니파

크게 두 개의 종파가 나뉘어지는데요.

 

이 중 시아파의 종주국이 바로 이린이죠.

페르시아의 전통을 잇고

무암바드의 혈통을 중시하는 시아파의 수장이며

혁명으로 이슬람 율법 중심 국가로 탈바꿈하고

이제 이런 이슬람 율법주의 시스템을 세계로 확대시켜 나가려고

노력을 하는 게 이란인데

정통성을 중시한다는 부분에서

어느 정도 관통하는 흐름이 있다고 볼 수 있죠.

 

이 수니파와 시아파의 지형도를 보시죠.

말씀드린 것처럼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하여

수니파의 세력 범위가 훨씬 넓습니다.

 

하지만 이란을 중심으로 한 시아파의 세력도 만만치 않은데요.

종주국 간 인구를 비교해 본다면

이란은 8,500만 명으로

사우디의 3,500만 명에 비해 2배 이상 많습니다.

또 바로 옆 이라크도

시아파가 60%에 이를 정도로 시아파 중심이고

이란의 영향력 안에 있죠.

실제로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도

친이란 민병대들이 정치 활동과 무장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또 시리아의 인구 분포에선 수니파가 다수이긴 하지만

시아파의 한 종파인 알라위파의 아사드 정부가 정권을 잡고 있죠.

또 바로 옆 레바논의 대표적 시아파 정당이자 무장단체가 있는데

우리에게 어느 정도 알려진 헤즈볼라입니다.

 

이들은 시리아와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고

실제로 레바논 정규군보다

더 강력한 군사력을 소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죠.

 

그리고 더 나아가 물론 종파는 수니파이기는 하지만

같은 이슬람 세력이기에

이스라엘 가자지구의 하마스까지

비공식적으로 지원과 지지를 하는 게 이란입니다.

 

이렇게 보면 이란은

아라비아 반도를 둘러싼 주변 국가들에서

정치나 무장 활동을 직간접적으로 하며

이란혁명 사상과 이슬람 율법주의 정치 체제를 전파하려 하고 있습니다.

이 사우디를 둘러싼 시아파 중심 지역을

시아파 초승달 지대라고도 하죠.

 

그리고 사우디 아래쪽 예멘에서도

2010년대 예멘 혁명과 후티 반군으로 알려진

시아파 반란이 일어나 내전까지 이어졌죠.

 

중동엔 수니파 5명 당, 시아파 3명 정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시아파 대부분은 이란에 있지만

앞서 말씀드린 국가들은 물론

튀르키예, 바레인, 아제르바이잔,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등에도

상당히 펼쳐져 있죠.

 

그리고 이란의 이슬람 혁명 수비대는

이 시아파 중심의 무장 세력들

즉 시리아의 아사드, 레바논의 헤즈볼라, 예멘의 안사룰라

이라크의 인민동원군, 예멘의 후티를 비롯한

여러 지역의 시아파 민병대와 매우 긴밀한 협력과 동맹을 맺고

유사시엔 수니파이긴 하지만

이슬람 수호를 위해서라면

하마스 같은 순의파 세력들과도 이란은 협력할 수 있을

 

지금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에 반격하는 모습을 보며

이슬람 세력들이 들끓고 있는데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을 공격하게 되면

이들은 각 국가에서 반란을 일으키고

이로 인해 또 다른 중동 전쟁이 촉발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것이죠.

 

또 이전에 서방의 무역 제재에 맞서

러시아, 이란, 인도로 이어지는

새로운 무역 회랑을 만드는 움직임에 대한 영상을 올린 적도 있는데요.

이란은 중국, 러시아, 인도라는 주변 강대국들과도

비교적 좋은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페르시아 민족주의

 

그리고 마지막 이유는 페르시아 민족주의입니다.

영상 도입 후에 말씀드린 것처럼

이란은 한 번도 자신들의 통제권을 외부에 넘겨준 적이 없죠.

그리고 이것은 이란인들에게 큰 자부심입니다.

 

실례로 비교적 최근인 1980년에 있었던 이란 이라크 전쟁 시

이란은 군사적으로 약해져 있던 상황이었고

이라크가 보다 유리한 상황이었죠.

이길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으니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이 이란을 공격했겠죠?

 

2년 만에 이라크는 자그로스 산맥을 넘지 않아도 되는

후제스탄까지 점령하는 데 성공했지만

결과적으로 이라크의 공격은 실패했습니다.

지리적 천연 요새인 자그로스 산맥도 큰 역할을 했지만

페르시아의 후예들인 이란인들이

하나로 결집하여 방어를 해냈으며

또다시 공격이 들어온다면 똑같은 일이 반복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번엔 이란에게 불리한 상황을 가정해 볼 텐데요.

이란의 가장 약한 부분이라 볼 수도 있는 남쪽 해안선에

외부 세력이 군대를 상륙시켰다고 생각해 보죠.

하지만 그 세력은 북쪽의 주요 도시에 닿을 때까지

자그로스산맥을 비롯한 험한 산악지대와 사막을 건너야 하며

점령해야 되는 영토의 크기도

한국의 11배에 달할 정도로 매우 크다고 볼 수 있죠.

 

험준한 이란의 지형을 잘하는 페르시아의 후예들이

이란군, 혁명수비대, 민병대, 또 주변 동맹 군사 세력들의 게릴라 공격 등이

그 이동을 지연시키겠죠.

산맥 곳곳에 있는 도시들을 점령하는 것뿐만 아니라

점령 후 유지하는 것도 엄청난 피해가 수반될 것입니다.

 

미국이 베트남과 아프가니스탄을 결국 점령하지 못했던 것처럼

이란과의 전투에서 이길 수 있겠지만

이란을 완전히 장악하고, 전쟁에서 이기는 것은 어려울 것입니다.

성공을 하더라도 군사적, 경제적 피해가 매우 크겠죠.

 

오늘은 왜 이란은

한 번도 통치권을 내주지 않을 만큼 침공하기 어려운 국가인지

어떻게 공개적으로 하마스를 지지하며

또 세계 최강대국 미국과 맞설 수 있는지

그 배경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긴 시간 시청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