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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민스님 TV] 우정이란 무엇인가?

Buddhastudy 2019. 6. 13. 21:25


최근에 사람들과의 만남, 특히 우정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제가 나이가 들면서 많이 느끼는 건데, 친구들과의 소소한 만남 속에서 느낄 수 있는 행복이 되게 큰 것 같아요.

오늘 선정한 글은

 

헨리 데이비드 소로라는 미국에 작가가 있었어요.

/하늘이 맺어준 인연이 가족이라면

친구는 내가 선택한 가족이다./

라는 얘기가 있어요.

 

정말로 맞는 말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합니다.

우리가 어떤 사람들을 주변에서 자꾸 만나는가가 내 인생의 내용이더라고요.

 

특별히 인생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내가 어떤 사람들하고 자주 이야기하고, 만나서 시간을 보내고

이런 것들이 삶의 컨텐츠더라고요.

 

이러한 컨텐츠를 좋게 만들고 싶으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이런 얘기를 같이 나누고 싶은데요,

 

만남이 어떤 목적이 있는 만남도 되게 중요하지만,

목적 없이, 그냥 만남 자체를 위하는 그런 만남을

예를 들어서 토요일, 일요일 할 수 있으면 참 좋을 거 같습니다.

 

우리가 항상 일을 하다보면 어떤 목적이 있어요.

어떤 것들을 성취해야 되고, 끝내야 되고, 어떤 미팅이.

 

하지만 그런 것만 있으면 정말 삶이 되게 각박해지고,

항상 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전인적인 모습으로 다가가고,

전인적인 모습으로 나에게 보여주는 게 없어지면,

삶이 왠지 재미가 없고, 내 스스로가 수용 받지 못하고, 그런 느낌이 좀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친한 친구들과의 모임할 때, 어떤 목적이 없이 우리가 할 수 있는 그러한 좋은 모임을 많이 갖는데요, 일단 제 얘기를 하자면, 저 같은 경우도 보면, 친한 친구들이 미국에서 오래 살다오니까, 없는 거예요. 우리나라 와서.

 

그래서 제가 나름대로 노력을 해서 친구들을 만들기 시작을 했어요.

제가 일단 승려이다 보니까, 4050대 스님들의 모임을 하나 작지만 만들게 되었고,

또 하나는 73년 소띠들의 모임을 한우회라고 해서 한국에서 태어난 소들이다. 해서 박찬호 씨라든가, 김창옥 선생님이라든가 모임을 하나 만들어서 재미있게 지내고 있고요.

 

또 하나는 머리가 없는 사람들의 모임이라고 그래서 남자들, 무모한 형제들이 있어요.

우리는 무모해요. 머리가 없어요. 무모한 형제들의 모임이 있어요.

디자이너 이상모 선생님, 홍석천 씨, 김봉진 대표, 여러분들 같이 함께, 최근에 하림씨도 그분들도 같이 해서 분야가 다른데, 같이 만나서 얘기하니 너무 재미있는 거예요.

 

그리고 제가 김미경 선생님 아세요? 고미숙 선생님이라고 배울 것도 많고 같이 하면 너무너무 기분도 좋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그런 분들과의 만남이 또 하나 있어요.

 

요런 게 몇 개가 있으니까 대게 인생이 외롭지 않고, 뭔가 조언도 얻을 수 있고, 대게 행복하고 뭐 이런 것들을 많이 느끼는 것 같아요.

 

그런 모임에서 우리가 지켜야 될 몇 가지 사항들이 있는 것 같아요.

뭐가 있냐하면

첫 번째로 모임에 갔는데 자기 얘기는 안하고 남의 이야기만 자꾸 하다가 오는 경우가 있어요.

예를 들어서 그 자리에 없는 친구 얘기를 한다던가, 그런데 친구에 대해서 좋은 얘기만 하면 또 모르겠는데, 험담을 한다던가, 아니면 연예인 얘기를 한다던가, 정치 얘기만 주로 한다던가 종교 얘기만 한다던가 이런 경우가 있거든요.

그러고 나면 왠지 허탈한 기분, 느낌 여러분 안 드세요?

저도 조금 그런 경험을 하고 나니까, 한 시간 두 시간 밥도 먹고, 커피도 마시면서 얘기를 했는데, 왠지 친해졌다 라는 느낌이 없는, 그런 느낌이 좀 있어요.

 

그리고 그 자리에서 없는 친구에 대해서 나쁘게 얘기하는 경우가 있잖아요.

험담을 한다거나 이럴 때는, 만약에 이 친구가 내가 없는 자리에서도 그러면 나에 대해서도 그럼 험담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또 하게 되요.

 

그래서 험담이라는 게 통쾌할 수는 있지마는 결국에는 자기 발등을 찍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가끔씩 하게 됩니다.

그래서 일단 자기가 있는 어떤 좋은 모습, 훌륭한 모습, 그런 모습만 보여주려고 그러면 안 되고, 친해지려고 그러면 자기의 속 얘기를 할 수 있어야 된다고 저는 생각을 해요.

 

그래서 자기가 최근에 어떤어떤 일이 있었는데 속상했던 일들, 아니면 스트레스 받았던 얘기,

물론 그런 얘기만 막 한다고 그러면 상대가 힘들어 할 수 있는데

솔직하게 자기의 어떤 상황을 얘기할 수 있을 때 상대도 그 얘기를 듣고 자기의 어떤 솔직한 모습을 열고 서로에게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그랬을 때, 아 사람이 내가 정말 저 친구를 알아 간다라는 느낌?

깊은 곳에서 만났다 라는 느낌?

연결 되었다 라는 느낌?

그런 느낌이 드는 것 같아요.

 

어떤 분을 얘기를 들었는데, 몇 번을 만나도 도돌이라는 얘기를 하더라구요.

그게 뭐냐하면

만났는데 별로 친해진 거 같고, 또 다시 또 같은 자리에 있고,

만났는데 친해진 것 같지 않고 똑같은 자리에 있고.

이게 별로 자기를 드러내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닌가.

그것을 심리학적 용어로 가면 증후군이라고 그러거든요.

좋은 모습만 보여주려고 자기의 어떤 페르소나, 그것만 유지하려고 그러는데

그러지 말고, 그 아래에 있는 내 안에 깊은 모습도 보여줬을 때, 우리가 훨씬 더 깊은 곳에서 연결이 된다라는 사실을 여러분들이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친구들과의 만남은

데이빗 솔로가 말했듯이

내가 선택한 가족입니다.

 

가족을 내 스스로가 선택할 수는 없었잖아요.

태어나고 나니까, 부모와 형제같은 것들이.

하지만 나이가 들면 들수록 친구가 거의 가족이 되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해요.

 

사랑하는 남편이나 아내도 나이가 들면 들수록 좋은 친구가 된다고 그러잖아요.

더불어서 내 주변에 있는 좋은 친구들과의 우정을 내가 돈독하게 했을 때,

사실은 나이가 들어도 외롭지 않고

인생을 행복하게 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가끔씩 보면 우리가 아이들한테 너무 의존을 해서

아이들과 어떻게 뭘 해보려고 그러고,

아이들과 여행을 가려고 그러는데, 이게 쉽지가 않아요.

 

왜냐하면 애들은 부모님하고 노는 걸 별로 안 좋아합니다.

안타깝게도 그게 진실이에요.

왜냐하면 우리 스스로를 한번 생각해보세요.

우리 스스로도 내 어머니 아버지하고 노는 걸 좋아했던가.

그래서 우리가 아마 효도하는 그런 약간의 의무감으로 부모님하고 시간을 보냈던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어요. 안타깝게도.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그 바쁜 아이들한테 자꾸 이렇게 해달라, 저렇게 해달라이렇게 요청하거나 기대하기 보다는

차라리 나와 나이대가 비슷하고, 비슷한 삶의 여정에 있는

 

예를 들어서 내가 40대면 내가 60대면 60

같은 여정에 있는 친구들을 사귀었을 때 훨씬 더 통하는 것도 많고

내가 기대하지 않아도 관계를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저는 생각을 합니다.

 

정말 친한 친구들을 가족처럼 잘 여기면서

하루하루를 잘 생활한다면

행복은 훨씬 가까이 있다!

라고 저는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