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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과학] 산타의 선물 2

Buddhastudy 2023. 5. 16. 19:39

 

 

 

, 뭐해? 야 이거 봐봐. 이거 대박이지 않아?”

화성탐사선이 보내온 4K 화성 사진을 친구에게 보여주며 말했다.

 

친구가 물었다.

어떤 거?”

내가 말했다.

그냥 이거. 이 사진

 

친구가 말했다

여기서 어떤 거?”

나는 바로 자신감이 없어졌다.

그냥 화성 사진

 

친구가 말했다.

신기하진 않고 지구가 신기해.

화성은 지구를 빛나게 해주는 면에서 신기해.”

 

내가 물었다.

어떻게 지구를 빛나게 해주는데?”

 

친구가 답했다.

수많은 행성이 저렇게 황무지인데

지구는 땅을 파도, 하늘을 봐도 세상 반짝이잖아.

움직임이 있다고.

규칙이 있으면서도 역동적인 행성이야.

엄청나게 신기하지.”

 

나는 또다시 생각에 잠겼다.

친구가 이어서 말했다.

허경영을 믿을 바에 지구를 섬기는 게 낫지.”

 

내가 말했다.

그건 뭐 당연하고

 

친구가 말했다.

내 말은 종교를 왜 갔느냐는 거야.

지구에 살면서, 지구를 믿지 않으면서 신을 찾는 거잖아.”

 

내가 물었다.

? 지구가 너무 아름다워서? 지구를 믿는다는 게 뭔데?”

 

친구가 말했다.

천국을 두고 지옥이라고 믿으니까 신을 찾지.

지구가 신인데.

가끔 걸어서 세계로이런 프로그램 보면

사람들이 기도하는 모습을 볼 때

과거에는 분명 인류가 지구를 섬기는 법을 알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

 

친구가 이어서 말했다.

그들이 기도하는 행위가 지구를 사랑하는 행동과 닮아있잖아.

손바닥을 땅에 대고서 입 가까이에 가져온다거나

가슴을 바닥에 바짝 댄다거나

앞으로 숙이면서 땅을 얼굴 가까이에 가져간다거나

마치 생명의 땅에 숭배합니다.
감사합니다. 더 바랄게 없습니다.

그저 함께 숨 쉬어 고맙습니다. 하는 것 같잖아.”

 

나는 아이들이 땅에서 뒹구는 모습이 떠올랐다.

친구가 다시 말했다.

조금 다른 얘긴데,

최근에 노화를 질병으로 보고 노화를 치료하는 연구가 진행 중이래.

엄청난 금액의 투자도 이루어지고 있고

만약 그 프로젝트가 성공해서 인간이 영생을 얻는다면 어떻게 될까?

이 얘기를 회사 사람들한테 했는데

기독교 믿는 사람은 안 돼하는 거야.

천국 가야 하니까 그러는 것 같았어.

지금이 천국이 아닌 거지

 

내가 물었다.

다른 사람들은 뭐래?”

 

친구가 말했다.

한 명은 아무 말 없었고

한 명은 연구 끝나는 거 기다리다가 죽겠네, 이러고.

근데 이게 중요한 게 아니라

만약 우리가 모두 영생을 얻는다면

세상의 모든 것들이 다시 정의되어야 할 거야

 

나는 너무 재미있었다.

친구가 이어서 말했다.

예를 들면

노인 공경 없어지지.

또 인구가 폭발할 텐데 아이를 어떻게 낳아야 할까?

계획 임신으로 해야 하나?

삶의 무한한 계획은 어떤 걸까?

20대에 취직해야지 30대에 결혼해야지 40대에 집 사야지

이런 게 없어지겠지?”

 

내가 말했다.

세뇌도 덜 당하겠네.

하고 싶은 거 하면서 말이야.

지금은 사람들의 인생에 끝이라는 개념이 있잖아, 죽음이라는.

그 끝 때문에 마치 점수를 받듯이

인생을 살면서 어떤 결과물을 내야 한다고 느끼는 거 같단 말이야.

근데 영원히 산다면 어떤 결과를 위해서 살지도 않겠지.

A에서 B로 갈 때,

차 타고 고속도로로 가는 게 가장 빠른 걸 알아도

그걸 정답이라고 생각하진 않겠지.

샛길에 이쁜 꽃이 나 있으면 그 길도 걸어보고

밟고 싶은 흙이 있으면 밟아보고

벤치에 앉아서 나무도 한참 바라보겠지

 

친구가 신나서 말했다.

맞아, 내 말이 그 말이야.

그리고 후회도 없을 거야, 영원하니까.

언제나 다시 하면 되니까

 

내가 말했다.

후회는 영원하지 않다는 것에서 오네

 

친구가 말했다.

그래서 삶이 지속된다는 걸 이해하면

그러니까 깨달으면

후회도 슬픔도 크지 않지

 

난 생각했다.

그리고 말했다.

그 완전 미친 새끼네

니체가 말한 영혼에게 생각난다

인생의 영원히 반복된다는.”

 

친구가 말했다.

나는 그게 못 벗어난다는 굴레의 개념으로 말한 건 아닐 수도 있겠지만

좀 폐쇄적인 이념인 것 같아.

이걸 믿어서 어떤 사람은 현재에 살 수 있겠지만

내가 느끼는 세상은 훨씬 넓게 펼쳐져 있고

영원하면서도 무한한데 그걸 느끼면서도 현재를 살 수 있는데

조금 답답하게 느껴지네

 

내가 물었다.

넌 어떻게 느끼는데? 영원하다는 걸?

그냥 느껴지는 거야?”

 

친구가 말했다.

잘 모르겠네.

그냥 다른 생각하지 않고, 지금에 집중하면 바로 알 것 같은데

 

친구가 잠시 생각하다 말했다.

너는 지금을 뭐라고 할 수 있어?

만일 누가 너한테

지금을 설명해달라고 하면 뭐라고 할 거야?”

 

나는 말이 안 나왔다.

이미 답을 알 것 같았다.

내가 물었다.

넌 뭐라고 할 건데?”

 

친구가 말했다.

완전하다. 무한하다. 영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