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아무리 지속적이고
불변하는 것일지라도
현실은 단순히 환상일 뿐이다.
-아인슈타인
제목이 좀 어렵습니다.
세계관과 존재론
이런 제목이 익숙한 분도 있을 겁니다.
사전 그대로 옮기면
->세계관은
어떤 지식이나 관점을 가지고
세계를 근본적으로 인식하는 방식이나 틀을 말합니다.
->존재론이란
모든 존재하는 것이 공통으로 지니는
근본적인 규정이나 원리를 고찰해 설명하려는 노력입니다.
어려운 말로 형이상학이라고 하죠.
조금 쉽게 말하자면
“너는 세상이 왜 있는 거 같니?”
“너는 세상이 무엇으로 이루어졌는지 아니?”
“너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아니?”와 같은 질문에 대한 대답입니다.
세상의 만물과 사건을 구성하는
근본적 요소나 그 작동의 원리와 이치에 대한
-견해가 바로 세계관이고
-그에 대한 설명이 존재론입니다.
깨달음 공부를 하기 위해서
이런 이야기들이 필요할까요?
그냥 앉아서 좌선명상을 하면
이런 것들은 저절로 알게 되는 것이 아닐까요?
갑자기 숨이 막히는 기분이 드는 분도 있을 것이고
숨통이 트이는 느낌이 드는 분도 있을 겁니다.
그만큼 이런 이야기들은
사람마다의 발달 라인이나 평소의 지적인 관심사항에 크게 영향을 받죠.
우리는 짧더라도 이 이야기를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왜냐하면 자기도 모르고, 설명하기도 힘든
자신만의 세계관과 존재론이
이미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죠.
내가 선택해서 ‘마이 세계관’이라고 선언한 것이 없을지라도
우리는 그런 것 없이는 한순간도 사람으로서 생활할 수 없습니다.
내가 이렇게 살고 있는 것 자체가
하나의 세계관을 인정하고 수용한 덕분입니다.
그런 것이 없다고 느낄 때조차도
사실은 그런 것을 전제한 상태로 세상을 살아갑니다.
나는 그런 것이 전혀 없다고 하는 것은
마치 ‘고아는 그 사람을 낳은 육체적인 어머니가 없다’고 하는 것과 같습니다.
어쩌면 마음공부란
마음을 고요하게 하는 것이기보다는
마음을 시끄럽게 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확고부동하게 자리 잡은 생각의 틀을 무너뜨리지 않는 한
그 마음은 고요함을 발견하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자기 틀 안에서의 고요함이란
에고로 사는 인간의 익숙한 편안함으로 그치고 말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용기를 내어 물어야 합니다.
“나는 세상을 뭐라고 생각하는가?”
이미 20살이 넘은 성인이 된 많은 사람들은
이런 이야기를 처음 듣지 않을 겁니다.
세계관과 존재론은
서구 철학의 기본 주제이기 때문입니다.
듣기 싫어도 들었을 것이고, 보기 싫어도 봤을 겁니다.
긴 여행의 에피타이저로 생각할 분들도 있고
그 익숙한 이야기들을 다시 나열해서 복습하는 것이
소름이 끼칠 분들도 있을 겁니다.
물론 우리는 여기서 그것들을 모두 다루지 않을 겁니다.
아주 간단하게 다룰 겁니다.
하지만 우리가 스스로 인식하지 못하는 세계관이
인간으로 사는 우리 삶을 강력하게 규정하고 있다는 것을
한 번쯤 돌아보고 이해하는 것은
아주 좋은 마음공부에 해당합니다.
알고 보면 큰 충격일 수도 있습니다.
서구철학이 우리에게는 익숙하니
그 이분법의 질문을 던져서 이야기를 끌어가 보도록 하죠.
우리가 아는 이 세상, 즉 세계는
물질입니까? 아니면 정신입니까?
앞에 것을 유물론
뒤에 것을 관념론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그것을 인식 주체를 기준으로
주관적이냐, 객관적이냐 하고 분류하기도 합니다.
서구철학은 유물론과 관념론이 큰 줄기를 그리고
가지를 치면서 내려온
형이상학의 역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 또래들이 어린 나이에 처음 들었던
원질, 아르케에서부터
데모크리투스의 원자론 같은 이야기들이 그 시작이죠.
어려서부터 분자, 원자라는 말을 들어서 알고 있고
그게 과학이라고 배웠는데
그 오랜 옛날에
원자를 주장한 사람이 있었다고 하니 놀라운 발견이었죠.
그리고 이 주제들은 물질과 정신으로 이어집니다.
실천과 윤리가 중요했던 동양철학에 비해
서양철학은 형이상학이 발달해서
기원전부터 신과 본질이라는 주제에 천착합니다.
이른바 플라톤의 이데아이론에서부터 시작해
눈에 보이는 것과 그것을 아는 것
그리고 그 아는 것에 대해
그것이 진실이라고 입증해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깊게 탐구에 들어갑니다.
이런 것들이 모두
세상을 보는 하나의 관점, 틀, 해석 기준을 만들게 되는데
그것을 세계관이라고 이름 붙인 것이죠.
우리는 지금 비교적 자유롭게
“나는 세계를 이렇게 본다.”
“나는 세상은 물질이라고 봐”
“아니 나는 세상이라는 것이 결국 정신작용이라고 봐.”
“아니야 나는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이 물질이나 정신이 아니라
그냥 우리가 이름 붙이기 나름인
우리가 알 수 없는 그 뭐라고 생각해”
이런 식으로 자기 견해를 밝힐 수 있죠.
하지만 근대 현대 이전에
이런 자기 견해를 발설하는 것은
그 당시 사회나 정치, 경제, 문화 체제의 위협이 될 수 있었습니다.
사문난적, 종교재판 같은 용어는
우리가 실감할 수 있는 것이 아니지만
당대의 세계관을 벗어난 앎이나 주장에 대한
매우 엄격한 방어 기제였죠.
우리는 대표적인 사례로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이
천동설에 억압당하는 사례를 알지만
이런 일들은 거의 모든 시대의 일반적인 일이었습니다.
우리가 이렇게 금기 없이 세계관을 이야기하게 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입니다.
아마도 자연과학이
우리에게 물리적인 우주의 진리를 증빙하게 된
최소 몇 백 년 이후의 일이죠.
물론 지금도 특정한 과학이론에 대해서는
“그건 과학이 아니다”라는 거부가 있긴 하지만
비교적 우리는 자유롭게
과학적 세계관에 대해 선택하고, 지지하고, 발설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결국 우리가 아는 세계관이라는 것이
뭔가 진리를 전해주는 것이 아니에요.
특히 최신의 과학 이론들은 더 그렇습니다.
가설과 증명을 통해
스스로 내세운 이론이 사실에 가깝다는 것을 입증하기는 하지만
그 어느 것도 확실하지 않습니다.
어떤 이론이든 항상 그 이론의 상대적 차이에 입각해
사실을 증명할 뿐이죠.
물은 100도에서 끓는다.
100도란 물이 끓는 온도다.
모든 현상적 사실의 기술은 과학의 눈으로는 이렇습니다.
진술 하나가 그 자체로 진리가 아니며
그것이 진리, 즉 사실이라는 것은
그것을 입증해 줄 다른 사실에 근거하고 있는 것이죠.
이렇듯 우리의 세계관은
이것 아니면 저것
또는 여러 것들 중에 무엇이라는
구분과 선택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쉬운 말로, 이원론이라고 하죠.
모든 것은 상대적으로만 진실이라는 겁니다.
우리 대부분은 서구적 교육의 수혜자입니다.
이른바 대한제국 시절 이후로 교육이란 그것을 의미했죠.
어쩌다 인연이 된 사람들은
끊어진 전통의 일부를 전수 받았겠지만,
그 영향은 사회적 제약이 많아 그리 크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완전하게 서구적으로 번역된
한국 또는 동양적 세계관에 대해 들은 적이 있을 뿐
사실상 그렇게 산 경우가 없습니다.
우리는 아주 익숙합니다.
제가 이야기해 볼까요?
너비를 알 수 없는 무한의 공간이라는 우주가 있고
그 안에 은하계가 있고
그 안에 우리의 작은 우주인 태양계가 있고
태양계의 세 번째 행성이라는 지구에
유기체 생명으로 존재하는 내가 있다.
나는 감각과 지각을 통해
세상을 인지하고 반응하며 생명 작용을 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우리는 직접 알기도 어려운 것도
관념으로 정리해 믿기도 합니다.
창조와 신, 천국과 지옥, 순간과 영원
이 목록은 끝없이 이어집니다.
그것들이 결국 우리가 보는 틀을 형성합니다.
그런데 그것에 대해 우리는
사실인지 아닌지를 물어본 적이 있을까요?
그런 질문이 없었던 분이라면
아마도 I AM THAT 채널을 눈여겨 볼 일이 없었을 겁니다.
그렇습니다.
이것은 당신이 들은 이야기일 뿐
그게 사실인지 당신은 알지 못합니다.
80억 인류 모두 그렇다고 이야기한다고 해서
그게 사실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당연히 의심해 볼 필요가 있겠죠.
진실은 무얼까요?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이제 본격적으로 그 문제를 같이 헤아려보도록 하죠.
--
진리에 이르는 길은
거짓의 분쇄를 통해 나 있습니다.
거짓을 분쇄하려면
그대의 가장 뿌리 깊은 믿음들을
의문시해야 합니다.
-나사르가닷따 마하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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