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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cience] 새끼 사마귀를 1년간 키우면 일어나는 일 ㄷㄷ

Buddhastudy 2024. 11. 11. 19:34

 

 

 

혹시 작년 사마귀 영상에 나왔던 알렉산더 기억하시나요?

촬영 후 알렉산더를 집으로 데려와 키우게 되었습니다.

이번 영상은 알렉산더와 1년간 함께 생활하며 관찰한

사마귀의 일생을 영상으로 담아보았습니다.

 

오늘은 사마귀의 일생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짜잔~!

처음 저희 집으로 왔던 알렉산더의 모습입니다.

 

사마귀는 불완전 변태를하는 곤충이라

유충 때도 성체의 모습과 상당히 유사한 모습을 띠고 있죠.

이러한 사마귀는 절지동물로

몸이 단단한 껍질인 외골격으로 덮여 있기 때문에

성장을 위해서는 탈피를 해야 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탈피를 거치며

기존의 외골격을 벗어내며 몸이 성장하게 됩니다.

 

이것이 알렉산더의 탈피입니다.

탈피를 하고 나니 꽤 늠름한 모습으로 변했습니다.

멋있죠?

 

이전보다 사냥 실력도 더 늘었습니다.

매일 밀웜을 직접 먹이고 이렇게 함께 놀며 함께 지내다 보니

탈피를 몇 번 더 거치며

어느덧 손가락만하게 자랐습니다.

이제 제법 사마귀 같죠.

 

사마귀는 배의 마디 개수로 암수가 구분 가능한데

알렉산더는 암컷이었습니다.

그런데 특이한 점은

아기 때 초록색이던 몸이

탈피를 하며 점점 갈색으로 변했습니다.

 

이것은 사마귀가 탈피를 할 때

외골격의 색소 분포를

주위 환경과 유사하게 변화시켜

위장색을 띠도록 몸색을 바꾸기 때문입니다.

신기하죠?

 

그런데 몇 번의 탈피를 거쳐 꽤 몸집이 커진 알렉산더를 보다 보니

뭔가 달라진 것이 있었습니다.

여기 이 부분

등 부분에 작은 돌기가 생겼습니다.

이 부위는 지금 알렉산더의 몸 내부에서

날개가 형성되고 있는 부위죠.

 

이러한 날개 싹이 생겼다는 것은

이제 성체가 되기 위한

마지막 탈피를 앞두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매미의 유충이 성체가 되면 날개가 생기는 것처럼

사마귀도 성체가 될 때 날개가 나오는 거죠.

성채로 탈피하기를 기다리다 보니

겨울이 와서 크리스마스도 함께 보내고

좋은 시간을 보내다 보니

어느 날 아침 갑자기 성채로 탈피해 있었습니다.

 

여기 초록빛을 띠는 귀여운 날개가 생겼죠.

탈피하느라 수고한 알렉산더에게

먼저 밀웜 한 마리를 먹여서 기력을 충전해주고

이제 날개가 생겼으니

집도 더 큰 곳으로 옮겨줬습니다.

귀엽죠?

 

그런데 날개가 생겼지만

알렉산더는 점프 정도만 하고 날지는 못했습니다.

자세히 보니 탈피를 잘못했는지

날개가 하나 접혀 있더라고요.

 

그래서 원래 성체가 되면

자연으로 내보낼 생각이었지만

밖으로 보내지 못하고 함께 지내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렇게 저와 함께 겨울을 지내고 봄이 왔는데

어느 날부터인가

알렉산더가 복부 끝을 움찔움찔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밀웜을 먹는 양도 많이 늘어나고

저에게도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뭔가 이상해서 자세히 관찰해 보았더니

배가 많이 부풀어 있더라고요.

 

알렉산더는 수컷을 만난 적도 없는데

임신한 것처럼 배가 부르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 이유는

암컷 사마귀는 짝짓기 대상이 없더라도

번식 시기가 되면

몸 내부에서 알이 형성되어 배가 부풀어 오르기 때문이죠.

 

이때 알을 형성하는 데에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먹이를 먹는 양이 갑자기 늘어났던 것이죠.

 

그리고 며칠 후 알렉산더가 알을 낳기 시작했습니다.

사마귀는 거품 같은 알집을 분비해서

그 내부에 알을 넣어두는 곤충이죠.

알을 낳고 나니 부풀었던 배가 납작하게 변했습니다.

 

알렉산더가 낳은 알을 관찰해 보았는데

짝짓기를 해서 낳은 다른 사마귀의 알과 비교해 보면

알렉산더의 알은 상당히 납작하고 빈약했습니다.

 

수정된 알이 들어있는 알집에서는

이렇게 한 번에 수백 마리의 새끼가 태어나지만

짝짓기를 하지 않은 알렉산더의 알집에서는

아무것도 부화하지 않았죠.

 

사람으로 치면 정자가 없이

난자만 있는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자연에서 암컷 사마귀는

한 번 짝짓기를 하며

여러 곳에 이러한 알집을 여러 개 분비한 후 서서히 죽어갑니다.

 

그런데 알렉산더는 짝짓기를 하지 않아서인지

딱 한 번만 알집을 분비하고

몸이 점점 약해졌습니다.

 

그래서 저희집에 온 지 7~8개월 정도가 지난 어느 날

이렇게 알렉산더가 바닥에 누워 있었습니다.

먹이였던 미럼이 알렉산더를 먹으려고 하고 있었죠.

이러한 과정이 생명체들의 자연스러운 순환임을 알지만

확실히 이름을 붙이고 오랜 시간을 함께하다 보면

정이 많이 들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제가 존경하는 생물학자인 최재천 교수님께 사인을 받으면

알면 사랑한다라는 문구를 적어주십니다.

 

교수님의 말씀처럼

우리는 무언가에 깊게 관심을 가질수록

그것들을 더 아끼고 사랑하게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알렉산더와 함께한 시간들을 정리하며

이번 영상을 만들어보았습니다.

이번 영상은 여기까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