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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ce Dream] 바나나는 씨가 없는데 어떻게 재배할까?|바나나에 숨겨진 놀라운 사실 Top3

Buddhastudy 2021. 7. 22. 19:55

 

 

 

샛노란 빛깔에 코끝을 매혹시킨 큰 특유의 향!

혀에 착감기는 말캉말캉

바나나는 반하지 않을 수 없는 과일입니다.

 

그런데 여러분, 바나나에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씨가 보이질 않습니다.

씨가 있어야 심어서 키울 텐데

도대체 바나나는 어떻게 재배하고 키우는 걸까요?

 

통째로 심어버리는 걸까요?

그리고 이 외에도 바나나에 숨겨진 놀라운 이야기들

지금 시작합니다!

 

--

2017년 여름에는

대구에 바나나가 열렸다며 화제가 된 적이 있었습니다.

조사 결과, 바나나가 아닌 파초로 밝혀져 해프닝으로 끝났었죠.

실제로 파초와 바나나는 둘 다 파초과에 속하는 식물이라서

언뜻 봐서는 헷갈립니다.

 

그런데, 여러분 파초과라는 말에 이상한 점 못 느끼셨나요?

바나나의 놀라운 사실 첫 번째,

실은... 바나나는 나무가 아니라 풀입니다!

 

파초과란 단어에서 초는 그을린 풀이란 뜻이 담겨 있죠.

바나나는 키가 10m까지 자라고 줄기가 두껍고 단단해서

나무라고 착각하기 쉽지만, 이 녀석...

정말 풀 맞습니다.

 

바나나 줄기의 단면 사진 좀 볼까요?

바나나의 줄기는 진짜 줄기가 아니라

잎의 맨 밑부분인 잎집이 돌돌 감긴 헛줄기이죠.

 

잎이 돌돌 감기면서 자라기 때문에 바나나는 풀임에도 불구하고

나무처럼 줄기가 두껍고 단단할 수 있었던 겁니다.

 

신기한 건 여기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마트에서 파는 바나나 한 송이, 참 익숙하시죠?

그런데 바나나는 이렇게 한송이씩 열매를 맺지 않습니다.

 

바나나에 놀라운 사실 두 번째는 이 사진에 담겨 있습니다.

실은, 사진처럼 바나나는 50~100개의 열매가 원통형 뭉텅이로 열매를 맺죠.

그리고 이 뭉텅이를 이렇게 잘라 마트로 유통이 되는 겁니다.

 

바나나 꽃의 구조를 보면 이렇게 열매를 맺는 이유가 이해됩니다.

바나나는 열 달 정도 자라면, 이렇게 가운데서 뿅~ 하고

바나나 꽃이 피어오르는데요

, 반전을 얘기하자면...

실은 이건...

꽃이 아닙니다. ㅋㅋ

 

이 기관은 꽃을 덮고 있는 포로

포 안에 드러난 이 노란색 기관이 진짜 바나나 꽃이죠.

이 꽃 하나가 바나나 한 개가 됩니다.

 

바나나 꽃은 열매를 맺으면서 포는 계속 아래로 자라고

이렇게 주렁주렁 바나나가 열리고 나면, 바나나 풀은 시들어 버리죠.

그리고 재미있게도 바나나는 노랗게 익기 전 녹색인 상태에서 수확합니다.

 

판매처로 운반된 뒤 보관실에 다른 과일들과 함께 두면

과일에서 나오는 에틸렌 기체 때문에 2~3일이면

바나나가 노랗고 (엽록소 분해)

말랑말랑하면서 (단단한 펙틴 분해)

달콤하게 숙성되죠. (녹말이 설탕으로)

 

다시 줄기 얘기로 돌아와서

우리가 보는 바나나의 줄기가 헛줄기라면 진짜 줄기는 어디 있을까요?

바나나의 진짜 줄기는 흙 속에 묻혀 있습니다.

반전이 한 두 개가 아니죠? ㅋㅋ

 

아무튼 땅 속의 줄기를 알줄기라고 하는데요

여기에는 감자처럼 양분을 저장해 뒀다가 필요할 때 씁니다.

그리고 바로 이 알줄기에 바나나 재배에 대한 비밀이 숨겨져 있죠.

 

알줄기에서는 바나나 풀로 자랄 흡아가 10개 정도 자라나고

이를 잘라다가 심으면 어미와 유전적으로 똑같은 바나나로 자라납니다.

 

사람에 비유하면, 팔을 잘라서 키우면

그 팔에서 나와 똑같은 사람이 자라나는 방식이죠.

 

바나나에 숨겨진 놀라운 사실 세 번째,

바나나 재배에는 씨앗이 필요 없었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무사 아쿠미나타나, 무사 발비시아나와 같은

식용이 아닌 야생 바나나는 씨앗이 있습니다.

 

이런 야생 바나나 중 일부 씨앗이 없는 돌연변이를 발견해

식용 바나나로 재배한 것이죠.

 

이처럼 바나나는 따로 꽃가루받이와 수정을 해 줄 필요가 없어

재배가 무척 편한 작물이었던 겁니다.

 

그러나!

이 재배 방법은 편리함에서는 갑이지만

바나나에 치명적인 약점을 안겨다 줍니다.

 

바로, 바나나의 유전적 다양성이 대폭 줄어든다는 점이죠.

수분과 수정 없이 모체의 흡아를 그~대로 심어서 키우기 때문에

복제 바나나처럼 바나나들의 유전자가 거의 같아지는 겁니다.

 

실제로 여기서 먹는 바나나나 여기서 먹는 바나나나

전 세계인이 가장 많이 소비하는 바나나는 캐번디시 바나나로

이들은 품종이 같고, 유전적으로도 거의 동일하죠.

 

일이 이렇게 흘러가다 보니

지금의 바나나는 질병에 취약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유전적 다양성이 낮으면 같은 질병이 돌았을 때

모든 바나나가 병에 걸리게 될 확률이 높아지죠.

 

, 농장에서 키우는 바나나는 효율적인 수확을 위해

간격을 촘촘하게 심는데

이 역시 질병이 빠르게 퍼지는 원인이 됩니다.

 

실제로 1950년대까지 전 세계를 주름잡던 바나나는

지금의 캐번디시 바나나가 아니라 그로스 미셀이란 바나나였죠.

캐번디시보다 더 작고 퉁퉁했으며 맛도 더 달콤했습니다.

 

하지만, 이 바나나는 푸사리움 옥시스포럼 이란 곰팡이균에

처참하게 무너지게 됩니다.

흙을 통해 퍼지는 이 곰창이균은 바나나 뿌리를 통해 흡수돼

물관을 통해 식물체 전체로 퍼져

바나나 잎을 누렇게 만들며 바나나를 죽입니다.

바나나에겐 마치 암과 같은 존재죠.

 

그로스 미셀도 모체의 흡아로 재배했던 탓에

모든 품종의 유전자가 거의 비슷했고

결국 이 곰팡이균에 모든 그로스 미셸 바나나가 치명타를 입었죠.

그 결과, 그로스 미셸의 지배지는 대폭 축소됐고

1950년대 이후엔 바나나 농장에서 그로스 미셸은 자취를 감춥니다.

 

다행히도 당시에 이 균에 무너지지 않고 잘 자라는 바나나가 발견됐는데

그게 바로 지금의 케번디시 바나나 였죠.

맛은 그로스 미셸보다 한 수 아래였지만, 질병에는 강했기에

농장주들은 이 캐번디시 바나나를 재배해 식용으로 키웁니다.

 

하지만, 캐번디시 바나나도 흡아로 재배하기 때문에

유전적 다양성이 낮습니다.

 

그래서 1994, 캐번디시 바나나를 공격하는 변종 곰팡이균이

동남아시아 전역에 퍼지면서

캐번디시도 그로스 미셸 꼴이 나는 거 아니냐는 얘기가 돌았고

앞으로 바나나를 못 먹을 수 있다는 썰까지 나돌았죠.

물론, 바나나가 멸종 위기에 직면한 것은 아닙니다.

 

그로스 미셸의 경우에도 재배지가 대폭 축소돼 상업적 가치를 잃었을 뿐

아직 멸종하진 않았죠.

 

, 아직 중남미 지역엔 변종 곰팡이균이 상륙하지 않았고

현재는 유전공학 기술로 야생 바나나를 개량할 수도 있기 때문에

앞으로 바나나를 못 먹을 거라는 얘기는 조금 과장된 측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개량된 품종이 바나나가

지금의 캐번디시 바나나와 같은 맛을 낼지는 모르는 일입니다.

마치 그로스 미셸보다 캐번디시의 맛이 떨어진 것처럼 말이죠.

 

, 기술적으로 개량하는 일은(GOM) 잠재적 위험이 있을 수도 있어

많은 사람들의 반발을 살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되도록이면, 지금 바나나의 품종을 지켜내는 것이

새품종을 개발하는 것보다 리스크가 적고 경제적으로도 효율적입니다.

 

과학의 눈으로 본 바나나

꽤나 독특하고 매력적이라 반할만 하지 않았나요?

.. 갑자기 배고파집니다.

녹음 끝내고 바나나나 좀 먹어야겠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