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3)

법륜스님의 즉문즉설_ 1917. 쉬운 깨달음과 양육의 과보

Buddhastudy 2023. 6. 7. 20:03

 

 

 

마음의 수행 과정이 이렇게 공짜로 쉽게 듣고 이해해도 깨달음이 쉽게 사라지지 않는지 궁금합니다.

13살짜리 아이를 키우고 있는데 그동안 부모로서 저의 양육 환경이 너무 바람직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과거는 돌이킬 수 없지만 지금부터라도 주어진 환경을 어떻게 개선하고 현명하게 사는 부모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는지//

 

 

 

천 년 동안 햇빛이 없어서 깜깜한 동굴이 있는데

거기 들어가서 촛불을 탁 켜면

천년 있다가 밝아질까요? 금방 밝아질까요?

 

천 년 동안 불을 밝혔던 동굴이 있는데

불을 턱 꺼버리면

천년 있다가 어두워질까요? 금방 어두워질까요?

 

그러니까 우리가 불을 끄고 살면

천년이 아니라 오천 년을 가도 늘 어둡게 사는 거고

불을 밝히는 데는 그게 오천 년이 걸리는 거는 아니에요.

불을 밝히면 바로 밝아지는 거지.

 

그래서 누구나 다 이치를 알게 되면

어떻게 살았든, 내가 지난 50, 70년을 괴롭게 살았든

지금 바로 밝아지는 거지

70년 있다가 밝아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내가 지금 아무리 좋다 하더라도

지금 내가 한 생각 사로잡히게 되면 금방 어두워져 버립니다.

지금 내가 뭐, 30년 수행을 했기 때문에 안 어두워진다, 이런 건 없습니다.

 

그러니까 한 생각 사로잡히면 즉시 어두워지고

그 한 생각을 놔버리면 즉시 밝아지는 게 이 마음공부의 원리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사로잡힌 상태로부터

사로잡히지 않도록

사로잡히면 금방 벗어나고

사로잡히지 않도록 늘 알아차림을 유지하는 것

자기 상태를 늘 점검하는 것

이게 공부이지

뭐 특별히 어떻게 어떻게 하면 영원히 밝아진다, 이런 건 없어요.

 

불은 켜지기도 하고 꺼지기도 하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ㅎㅎ

그러나 켠 불을 꺼뜨리지 않도록 자기가 조금 유의하면 된다.

유의라는 게 딴 게 아니라

밥을 굶고 절을 하고 그게 아니라

자기 상태를 늘 알아차린다.

 

내가 화가 나면

, 내가 화가 났구나,

내가 화나 났다,

, 내가 조급하구나,

내가 지금 불안해 하구나.

왜 불안해 하지?

, 내가 걱정을 갖고 있구나.

이렇게 자기 검검을 하고

걱정할 일인가? 걱정한다고 될 일인가?

아니지?”

이렇게 자기를 알아차리고 가는 게 중요하다.

이렇게 말씀을 드릴 수 있을 거 같네요.

 

더 추가적으로 질문하실 거 있으면 더 하세요.

 

 

---

글쎄, 지금 질문을 들으니까 약간 횡설수설하는 거 같은데

두 가지 관점에서 말씀드리면요

 

내가 아이를 어릴 때 너무 심리적으로 좀 억압을 했다.

내 마음에 안 든다고 야단을 치거나, 고함을 치거나 짜증을 내거나

심리적으로 억압을 했다.

만약에 내가 그렇게 했다면

그러면 이 아이는 그런 심리적 억압이 지금 내재해 있다가

사춘기를 넘어가면서 그 불만을 토로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 인생이라는 것은

반드시 기계론적으로 인과를 따르는 게 아니에요.

확률적으로 따르지.

그럴 확률이 높다.

 

주사위를 던지면 1이 나올 확률이 1/6이다.

그러면 6번 던지면 한번 1이 나온다가 아니라

6번 던졌을 때 1이 나올 확률이 매우 높아진다.

이렇게 말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6번 다 1이 나올 수 있고, 6번 다 안 나올 수 있는 게 현실이다.

현실은 매우 확률이 낮은 일도 일어난다.

 

그러니까 요번에 캘리포니아 데스벨리에서 폭우가 쏟아졌다.

그건 확률이 매우 낮다, 확률이.

그러나 그런 일이 날 때도 있다.

 

그러나 우리 인생은 확률이 그래서 조금 높은 쪽으로 가야 해.

내가 남을 칭찬하면 나도 칭찬받을 확률이 높다이지

내가 칭찬하면 반드시 나도 칭찬받는다는 얘기는 아니에요.

 

내가 남을 비난했을 때보다는

내가 남을 칭찬했을 때 칭찬받을 확률이 더 높다.

그러기 때문에 우리는 그 더 높은 쪽으로 인생을 살아간다.

 

우리가 소비를 줄이고 이렇게 이렇게 노력하면

기후위기를 극복할 가능성이 확률이 조금 높아진다, 이 얘기이지

이렇게 한다고 기후위기가 반드시 해결된다든지

이렇게 안 한다고 반드시 기울기가 온다든지, 이렇게 말할 수는 없다.

 

만약에 우리가 어떤 행동도 안 하고 이런 소비수준을 유지하면

기후 위기는 필연적으로 닥친다, 이 말은

기후 위기가 올 확률이 90% 이상이다, 이런 얘기이고

 

우리가 이런이런 노력을 하면 기후위기를 극복한다가 아니라

극복할 가능성이 30% 된다, 50% 된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거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가 아이들에게 그렇게 했다면

아이는 그것이 심리적 억압을 통해서

언젠가는 그것이 표출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렇게 말할 수 있다.

 

그걸 내가 미리 알면,

더 이상 억압하는 일은 안 하는 것을 한다 하더라도

과거에 사 놨던 것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그걸 감수해야 돼.

 

그걸 두려워한다는 건 뭐냐?

안 나타났으면 좋겠다라고

인연은 지어놓고 과보는 안 받겠다고 하니까 두려움이 생기지

기꺼이 받겠다, 내가 지었기 때문에 기꺼이 받겠다 하면 두려울 일이 없다.

 

나타나면 어때요?

, 역시 부처님 말씀이 맞구나.

피할 수 없는 거구나.

그래, 기꺼이 받지.”

 

기꺼이 받는 게 뭐요?

아이가 그런 증상이 보이고 짜증을 내고 폭발을 해도

아이고, 내가 죄지었다가 아니라 그럴 만하다.”

왜 애가 저런 행동하냐가 아니라

그래, 역시 지은 인연은 피할 수 없구나하면

아이가 막 그렇게 반응을 해도 수용이 가능하다는 것에요.

그걸 가지고 맞대응하고, 내가 힘들어하고 이게 아니라

아이고, 아이가 얼마나 힘들겠노이렇게

오히려 화내는 짜증내는 아이 입장에서

아이고 얼마나 힘들겠노하는 이해하는 마음을 내기 때문에.

 

그래서 그런 증상이 나도

전혀 나한테 큰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어쩌다가 요행이 그런 증상이 안 나타나면 어때요?

틀렸네가 아니라

아이고 감사합니다이렇게

내가 그렇게 제대로 못돌봤는데도 우리 아이가 그렇게 큰 문제 없이 커줘서

아이고 애한테도 감사하고

부처님이 계신다면 부처님한테도 감사하고,

학교 선생님한테도 감사하고

아이고 감사합니다이렇게.

 

안 나타나면 감사 기도를 해야 하고

나타나면 기꺼이 과보를 받는 자세를 갖는다면

 

이 아이를 내가 키웠냐는 지난 과거 때문에

지금 내가 불안해하거나 초조해하거나 괴로울 일은 없어진다.

어떻게 되더라도 나는 이미 다 수용할 준비가 되어 있기 때문에.

이게 마음공부다.

 

...

 

그리고 하나 덧붙어서,

아이가 공부를 안 한다. 내버려둬야 하느냐? 보면 화가 난다.”

이렇게 얘기하는데

화를 내는 것은

아이 문제가 아니라 내 문제입니다.

 

애는 그냥 컴퓨터 게임을 하고, 애는 TV를 보고 있고, 애는 스마트폰을 보고 있지

화를 내는 건 내 문제라는 거예요.

그걸 보고 내가 화가 났다.

그러면 이건 내 문제다.

 

그런데 화는 안 났다. 그렇게 볼 수도 있지.’

이렇게 하면 화는 안 나는데

그런데 그 나이에 그것만 보고 있는 것보다 공부하는 게 낫겠다고 생각한다면

아이한테 얘기할 수 있죠.

부모가 왜 자식한테 자기 견해를 얘기 못해요.

 

얘야, 재미있니? 이렇게 하는 것보다 이렇게 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싫은데요.”

그래, 네 생각은 그렇다는 건 이해가 되는데

엄마가 인생을 살아보니까 그래도 시간을 이렇게 보내는 게

지나놓고 보면 더 좋은 거 같더라.”

이렇게 대화는 할 수 있잖아요.

 

아이가 수업 시간에 선생님이 수업하는데 아아가 조는 거는

수업을 방해하는 행위가 아니에요.

그러기 때문에 그건 야단치면 안 돼요.

그건 내버려 둬야 하느냐?

선생이라면 내버려 둘 수 없죠.

?

아이가 이 시간에 공부를 하지 않으면 아이에게 손실이 생기니까.

아이에게 손해가 되기 때문에 흔들어 깨워서

얘야, 피곤하지, 그래도 일어나서 공부해라.”

이렇게 아이의 이익을 도와줘야 한다는 거예요.

 

그런데

내가 수업하는데 감히 네가 졸아?”

이것은 아이를 생각하는 게 아니라 나를 생각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화내고 짜증내는 것은 나의 문제이다.

그러나 내버려둔다.

그건 내 이익만 안 되면 내 손실만 안 되면 내버려 둔다.

그건 자유에요.

그러나 선생님으로서 부모로서는 자격이 부족하죠.

 

왜냐하면 학생을 가르치고, 아이를 돌봐야 할 책임이 있으니까.

그러면 그것을 깨우쳐줘야 한다.

 

열 번을 깨워서 안 일어나더라도 그건 야단칠 일은 아니라는 거예요.

?

나쁜 짓을 한 게 아니니까.

남을 방해한 게 아니기 때문에.

남을 해친게 아니라

남을 때리거나, 남의 물건을 훔치거나, 성추행하거나, 사기치거나

이런 게 아니잖아요.

 

그런데 여러분들은

자기 생각만 하기 때문에

내 생각대로 안하면 화를 내고 짜증을 내고

그러다가 기분이 나쁘니까

에이, 죽든지 살든지, 네 마음대로 해라.

공부 안하면 네 손해이지, .”

 

외면하거나 간섭하거나

외면했다 간섭했다, 외면했다 간섭했다

우린 이렇게만 한다는 거예요.

 

어떻게 자식을 외면합니까?

아끼고 사랑해야지.

그러나 간섭은 하지 마라는 거예요.

독립된 인격이기 때문에.

 

조언을 해줘라.

그러나 그걸 받고 안 받고는

그 아이에게 선택권이 있는 거예요.

우리는 강제할 권리는 없습니다.

특히 폭력적으로 강제할 권리는 없다.

 

폭력적으로 옛날에는 부모가 자식을 위해서, 선생님이 아이를 위해서

폭력적으로 강제할 권리가 있다해서

사랑의 매라고 그랬잖아요.

 

그런데 지금은 사회 분위기가 바뀌어서

그것은 학교폭력, 가정폭력에 해당이 됩니다.

사랑의 매가 아니고.

개념이 바뀌어 버렸어요.

 

그러기 때문에 아무리 좋아도, 우리는 폭력적으로 강요할 수는 없다.

군대마저도 지금 그렇게 변했습니다.

 

그래서 내버려 두라는 얘기가 아니라

내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나의 의견을 충분히 얘기할 수는 있다.

그러나 강제할 수는 없다.

이 관점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