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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마인드] 지금의 인간을 만든 결정적 사건들 I 인간의 숨겨진 역사

Buddhastudy 2023. 9. 11. 19:29

 

 

생물학에서는 약 250만 년 전에

현대 인류와 비슷한 원시 인류가 출연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들의 삶은 다른 동물들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서로 사랑하고 놀면서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기도 하고

지위와 권력을 위해 경쟁하기도 했지만

이것은 침팬지, 원숭이, 코끼리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인간이라고 해서 특별한 점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특별하지 않았던 인간은 어떻게 지금과 같이 될 수 있었을까요?

몇 가지 특별한 우연적 사건들 덕분입니다.

 

현재 인간인 호모 사피엔스는 영장류의 일원으로

침팬지, 고릴라, 오랑우탄과 같은 과입니다.

오랫동안 인간은 우리는 마치 다른 동물들과는 동떨어진 존재로

속한 과가 없는 동물인 것처럼 생각해 왔습니다.

 

지난 1만 년간 우리 종은 지구상에 유일한 인간종이었기 때문에

우리는 스스로를 유일한 인류라고 생각하는데 익숙해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이란 말의 진정한 의미는

호모 속에 속하는 동물이고

호모 속에는 사피엔스 외에도 여타의 많은 종이 존재했습니다.

 

현대 인류, 호모 사피엔스는 약 250만 년 전

동부 아프리카의 오스트랄로피테쿠스에서 진화했습니다.

같은 인간종으로 네안데르탈인이라고 불리우는 호모 네안데르탈렌시스

200만 년 가까이 살아남아 가장 오래 지속된 인간종인 호모 에렉투스

인도네시아 자바섬에는 꼬모 솔로앤시스

자원이 부족한 플로레스섬에서 살아남은 키 작은 호모 플로레시엔시스

그리고 2010년에 발견된 호모 데니소바까지

최소 6종이 살았었습니다.

 

사람들이 흔히 범하는 오류 중 하나는

이들 종을 단일계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에르가스터가 에렉투스를 낳고

에렉투스가 네안데르탈인을 낳고

네안데르탈인이 진화해 우리 사피엔스가 되었다는 식입니다.

 

이런 직선 모델은 오해를 일으킵니다.

어느 시기에서든 지구에 살고 있던 인류가 한 종밖에 없었고

모든 오래된 종들은 우리의 선조들이라는 오해입니다.

 

사실은 200만 년 전부터 약 1만 년 전까지

지구에는 다양한 인간종이 동시에 살았습니다.

이것은 마치 불곰, 흑곰, 북극곰 등

수많은 종류의 곰들이 동시대에 살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그런데 현재 다른 6종의 인간종은 모두 죽고, 우리 사피엔스만 남았습니다.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사피엔스의 특성을 알아야 합니다.

다른 동물들에 비해

인간은 무력한 상태로 태어납니다.

여러 해 동안 어른들이 부양하고 가르쳐야만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사실 이것은 사냥이라는 먹이사슬 환경에서 살아남기 굉장히 어려운 조건이었습니다.

엄마에게 갓 태어난 아기를 보살피면서

식량을 조달하기는 너무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인간은 반드시 이웃들과의 협조가 필수적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은 사회적 관계를 중요하게 여길 수밖에 없고

강한 사회적 결속을 이루었습다.

인간은 혼자서는 다른 많은 동물들에게 신체적으로 상대가 되지 않지만

미숙한 상태로 태어나게 되는 약점이

오히려 사회적 결속을 강화하고 큰 집단을 만들어 강해질 수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먹이 사슬에서 중간 정도에 위치했고, 포식자들을 두려워하면서 살았습니다.

주로 식물을 채취하고, 벌레를 주워 담고, 작은 동물을 사냥하며

힘센 육식 동물이 남긴 고기를 먹었습니다.

초기 석기의 가장 흔한 용도는 뼈를 쪼개 골수를 빼내는 일이었습니다.

포식자들이 남긴 잔해에서 먹을 수 있는 부위를 찾아 먹었던 것입니다.

 

이렇게 인간은 수백만 년 동안 수렵 채집인으로 살아왔으며

대형 사냥감을 정기적으로 사냥하기 시작한 것은 불과 40만 년 전부터였고

인간이 먹이사슬 꼭대기로 도약하게 된 것은 불과 10만 년 전이었습니다.

 

진화하면서 먹이사슬 상위로 올라간 동물들은

힘과 능력을 서서히 발전시켰기 때문에

생태계는 사자나 상어가 지나친 파괴를 일으키지 않도록

견제와 균형을 발달시킬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사자의 포식능력이 커지자

가젤은 더 빨리 달리는 쪽으로 진화했습니다.

사자가 한 번에 모든 가재를 사냥할 수 없는 것이죠.

 

반면 인간은 너무나 빨리 정점에 올랐습니다.

항상 패배자로 도망다니고 굶주려왔던 지난날로 인해

정점의 위치가 항상 안전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못했고

신체가 획기적으로 강해진 것도 아니었고

공포와 걱정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사피엔스는 그 때문에 더 잔인하고 위험해졌습니다.

먹이사슬 정점에 올라가게 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불을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었습니다.

숲을 태워버릴 수 있었고,

소화할 수 없던 음식들도 익혀서 먹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세균과 기생충의 위험에서도 더 벗어났고,

먹고 소화시키는 것도 빨라졌습니다.

 

동물의 힘은 대부분 신체에서 나오지만

인간은 불을 이용함으로써 다른 무한한 잠재력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

 

사피엔스는 다른 인간종에 비해

기술과 사회적 협력 기능이 우수해서

다른 인간종들보다 사냥과 채취에 더 능숙했습니다.

 

수렵 채집인인 인간들은 항상 떠돌아다녔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사피엔스가 새로이 도착했던 곳에서는

원래 살고 있던 다른 인종은 멸종했습니다.

역사학자들은 사피엔스가 다른 인간종을 대량 학살하여

유일하게 생존한 인간종이 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사피엔스는 어떻게 다른 종보다 강할 수 있었을까요?

사피엔스가 다른 인간종을 모두 멸종시키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한 것 중에 하나는

바로 언어 능력입니다.

다른 인종들도 의사소통을 했지만

사피엔스의 언어 능력은 놀라울 정도로 유연했습니다.

 

정보를 교환하는 역할은 물론이고

미약하게 태어나 이웃의 협조가 필수적인 사회적 동물인 사피엔스에게

언어는 생존과 번식의 핵심적 역할을 했습니다.

 

언어 능력의 등장과 함께 같이 등장한 것이

전설, 신화, 신과 같은 이야기입니다.

언어를 통해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에 대해 말할 수 있었고

존재하지 않는 것을 믿게 만드는 상상력은

여러 사람과 협력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자연 상태에서 동물들도 집단을 만들지만

동물들의 단순한 의사소통 능력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침팬지 무리의 개체 수는 20에서 50마리입니다.

만약 집단 내 개체 수가 늘어나면 질서가 불안정해지고

결국에는 불화가 생겨서

일부가 새로운 집단을 형성합니다.

 

그러나 사피엔스는 언어를 통해 이야기를 만들고

눈에 보이지 않고 존재하지 않는 것들을 많은 사람들이 믿게 할 수 있었으며

이것은 집단의 크기를 몇 배로 키울 수 있게 하였습니다.

이야기를 믿게 만드는 것은 어렵지만, 일단 성공하면 막강한 힘을 갖게 됩니다.

서로 모르는 사람 수백 명이 힘을 모아

한 가지 목표를 향해 매진할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힘 더 센 네안데르탈인을 비롯해

다른 인간종을 상대로 사피엔스가 승리할 수 있었던 비결이었습니다.

 

그리고 언어를 통해 사피엔스는 더 많은 정보를 전달하고

더 큰 집단으로 만들 수 있었고

사회나 부족의 개념을 만들어 낯선 사람들까지도 통합할 수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사피엔스는 포식자들을 두려워했고 피해 다녔습니다.

사피엔스 무리는 먹을거리를 찾아 떠돌며 살았습니다.

무리의 이동은 계절의 변화와 동물들의 연례 이동과

식물들의 성장 주기에 따라 영향을 받았습니다.

 

식량이 풍부한 곳에 영구적으로 캠프를 차리기도 하고

바닷가와 강변에 어촌이 형성되기도 했습니다.

대부분은 그때그때 채집을 위주로 식량을 공급받았고

주변 환경과 자연에 대해 넓고 깊은 지식들을 쌓아갔습니다.

 

수렵 채집의 삶은 풍족했습니다.

많은 노동을 하지 않고도 굶어 죽거나 영양실조에 걸리지 않았고,

풍부하고 다양한 영양소들을 섭취했습니다.

게다가 한 가지 식량에만 의존하지 않았기 때문에

해당 식량의 공급이 끊어져도 문제가 덜했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상황은 대략 1만 년 전 달라졌습니다.

사피엔스는 거의 모든 시간과 노력을

몇몇 동물과 식물의 종을 키우기에 몰입하게 되었습니다.

농사를 짓기 시작한 것이었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정착해서 농업을 시작한 것은 아닙니다.

여러 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습니다.

수렵 채집인들에게는 아기와 어린이는 사실 데리고 다니기엔 부담이었습니다.

그래서 3~4년 터울로 애를 덜 가지려고 노력했고

금욕, 낙태, 유아 살해 등도 있었습니다.

 

농사를 짓기에 시기적으로도 맞았습니다.

18천 년 전 마지막 빙하기가 물러가고 온난화 시기가 도래했는데

밀 농사가 기후의 적격이었고

사람들은 차츰 방랑하는 생활 방식을 포기하고 정착하기 시작했습니다.

점점 농사에 대한 지식과 기술이 늘고

곡물을 채취해서 가공하고 보관했다가 씨를 뿌리기도 하면서

수렵 채집인들은 점점 농부가 되어 갔습니다.

 

정착촌의 식량공급이 증가하자 인구가 늘기 시작했습니다.

방랑하지 않는 삶에서 여성은 매년 아기를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인구가 늘면 식량이 빠르게 고갈되는 문제가 생겼고

따라서 경작지를 더욱 늘리고 일을 더 해야 했습니다.

 

기원전 8,500년의 사람들은

기원전 9,500년이나 기원전 13천 년의 사람들에 비해 더욱 힘들게 살았습니다.

그러나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도 모른 채

이전 세대가 했던 농사를 이어받아 하는 과정이 반복됐고

흉년을 피하면 괜찮았지만, 농사를 망치면 굶주렸습니다.

그럴수록 더 열심히 농사를 지었습니다.

 

농업혁명은 오산이었습니다.

그러나 다시 수렵 채집인으로 돌아갈 수는 없었습니다.

정착해서 하나의 농경사회를 이루는 데 걸리는 시간은

몇 세대가 걸리기 때문에

과거에 다른 방식으로 살았다는 것을 기억하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냥 윗세대가 가르쳐주는 대로 열심히 농사를 지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게다가 정착하면서 기르게 된 동물들은 더 큰 문제를 야기했습니다.

사피엔스는 사람들에게 꼭 맞는 동물을 계속 찾았고

사나운 동물들은 먼저 도축하고

순종적인 동물들은 세대를 거듭하면서 번식시켰습니다.

그 결과 양, , 염소, 돼지 등을 가축화시키게 되었습니다.

 

인간의 힘으로 해오던 농사에 동물들을 이용하기 시작했고

동물들을 향한 야만적 관행을 기반으로 축산업, 낙농산업이 생겼습니다.

어느 순간 사람들은 가축화한 동물과 함께 생활하는 게 자연스러워졌는데

동물들과의 접촉은 수많은 전염병을 돌게 만들기도 하였습니다.

 

수렵 채집인으로 살던 때에는 없었던

생존을 위협하는 많은 문제들이 발생했습니다.

 

그래서 농경시대에는 수렵 채집 시대와는 달리 미래가 중요해졌습니다.

날씨는 농사의 절대적이었고

농사가 잘되지 않을 때를 대비해 항상 식량을 비축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대규모 정치 사회 체제의 토대가 되었습니다.

슬프게도 부지런한 농부들은 그렇게 열심히 일해도

경제적으로 안정된 미래를 얻기 힘들었고

축적되는 식량을 토대로 지배자가 출연하게 되었습니다.

 

지배자들은 잉여식량으로 먹고 살면서

농부들에게는 겨우 연명할 것밖에 남겨주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빼앗은 잉여 식량은

정치, 전쟁, 예술, 철학의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그들은 왕궁과 성채 기념물과 사원을 지었습니다.

 

근대 후기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90%는 매일 같이 열심히 일하는 농부였습니다.

농부들의 잉여 생산이 소수의 엘리트를 먹여 살렸습니다.

, 정부 관료, 병사, 사제, 예술가, 사색가 등등

역사책에 기록된 대부분은 이들 엘리트들의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을 고된 노동으로 몰고 간 농업혁명을 통해

사피엔스는 점점 더 큰 마을을 만들게 되었고

결국 도시가 탄생했습니다.

도시와 왕국과 제국이 출연하는 데는 불과 몇천 년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농업혁명 덕분에 밀집된 도시와 강력한 제국이 형성될 가능성이 열리자

사람들은 종교, 주식회사 등의 이야기를 지어냈습니다.

사피엔스에게는 뇌의 기억 용량을 초과하는 수많은 정보들이 중요해졌습니다.

 

수렵채집 생활 때에는 뇌가 기억하고 모두 처리할 수 있었지만

농업혁명 이후 복잡하고 큰 사회에서는 뭔가 다른 방법이 필요했습니다.

이 문제를 가장 처음 극복한 것은 메소포타미아 남부에 살던 고대 수메르인이었습니다.

기원전 3500에서 3천 년 어느 시기에

익명의 수메르 천재들이

뇌 바깥에 정보를 저장하고 처리하는 시스템을 발명했습니다.

바로 문자였습니다.

문자는 구어가 하지 못하는 일을 해내기 시작했는데

예를 들면

세금 징수나 재산 소유권과 같은 대량의 수학적 데이터를 기록할 수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거대한 제국에 필요한 복잡한 행정기구를 유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후 여러 세기가 흐르면서 9세기 이전의 어느 시점에

0부터 9에 이르는 10개의 기호로 이루어진 문자가 만들어졌습니다.

바로 숫자입니다.

 

이것은 빠르게 세계의 지배 언어가 되었고

지금도 거의 모든 국가와 회사, 기구와 조직은 수학적 문자 체계를 사용합니다.

 

농업혁명과 문자, 숫자 등의 시스템으로 대도시 규모로 집단 규모가 커졌지만

이전과는 다른 더 큰 국가적 규모에 해당되는

인류의 통합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이 세 가지의 출연이었습니다.

 

그 첫 번째는 화폐였습니다.

수렵 채집인들에게는 돈이 필요 없었습니다.

물물 교환으로 가치를 교환하고 노동력의 교환도 충분했습니다.

 

그러나 농업혁명 이후 인구 밀도가 높은 곳에서는

전문가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는데

의사, 목수, 사제, 군인, 법률가 등과 같이 전문화된 인력들은

물물 교환만으로는 효과적인 가치 교환이 어려웠습니다.

 

자연스럽게 화폐가 여러 가지 유형으로 만들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모든 것을 공평하게 바꿀 수 있는

보편적인 이 교환 수단 덕분에

복잡한 상거래망과 역동적인 시장이 출연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돈은 그것을 신뢰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만 존재합니다.

그러나 신뢰가 형성되면

돈은 다른 가치로 바꿀 수 있는 보편적 전환성을 갖게 되고

돈을 매개로 사람들은 서로 협력할 수 있는 보편적 신뢰를 가지게 됩니다.

이런 원리 때문에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무역과 산업에서 효과적으로 협력할 수 있었습니다.

 

인류 통합의 결정적 역할을 한 두 번째는 제국이었습니다.

제국이라고 불리려면 서로 다른 20~30개의 문화적 정체성을 지니고

서로 떨어진 지역에 살고 있는 상당히 많은 국민을 지배해야 합니다.

 

이런 제국의 특징은 자신의 기본 구조와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더 많은 국가와 영토를 집어삼키고 소화할 수 있습니다.

제국은 인류의 다양성을 급격히 축소하면서

훨씬 더 크고 새로운 집단을 만들어냈습니다.

 

제국은 지난 2500년간 세계에서 가장 일반적인 형태의 정치 조직이었습니다.

제국을 건설하고 유지하기 위해서

수많은 사람들을 악랄하게 살해하고 나머지 사람들을 무자비하게 억압했습니다.

전쟁, 노예, 국외 추방, 대량 학살은 제국의 일반적인 수단으로 꼽힙니다.

제국은 철학, 예술, 사법제도 등을 발전시키기도 했지만

수많은 작은 문화를 융합해 몇 개의 큰 문화로 만드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습니다.

정복자의 우월한 문화는 피정복자에게 도움이 된다고 주장되었는데,

이는 표준화를 시켜야 지배하기가 유용하기 때문이었습니다.

 

인류의 통합에 결정적 역할을 한 세 번째는 종교입니다.

오늘날 종교는 흔히 차별과 의견 충돌과 분열의 근원으로 여겨지지만

사실 종교는 돈과 제국 다음으로 강력하게 인류를 통일시켰던 매개체입니다.

 

종교는 초인적 질서에 대한 믿음을 기반으로 하는

인간의 규범과 가치 체계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축구도 질서에 대한 믿음을 기반으로 규범과 가치 체계를 가지지만

초인적인 질서가 아닌 인간이 그 규범과 가치를 만들었습니다.

 

또 다른 예로

과학 이론은 초인적 질서에 대한 믿음을 기반으로 하지만

이로 인한 규범이 없기 때문에 종교가 아닙니다.

이슬람교, 기독교, 불교처럼 역사상 가장 잘 알려진 종교는

보편적이고 선교적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모든 종교가 그렇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대부분의 고대 종교는 지역적이고 배타적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자신들만의 신과 영혼을 믿었고

인류 전체를 개종시키는 데 아무런 관심이 없었습니다.

 

우리가 아는 보편적이고 선교적인 종교는

기원전 천 년 정도 전에 와서야 비로소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보편적이고 선교적인 종교의 출연은

화폐, 제국과 비슷하게 인류의 통일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생태계 먹이사슬 중간쯤에 위치했던 특별할 것 없던 수렵 채집인이었던 호모 사피엔스는

미숙하게 태어나는 약점 덕분에 오히려 발전할 수 있었던 사회적 능력 통해

신체적으로 더 강했던 동물들을 사냥할 수 있었고

같은 인간종들을 멸종시켰습니다.

 

우연하게 농업혁명을 거치고 집단 규모가 커져

도시를 이루게 되면서

전문가들과 지배 계급이 생겨났고

문자와 숫자를 바탕으로 상업과 무역 등이 발달했습니다.

 

화폐가 생겨나면서 더욱더 큰 규모의 도시들이 만들어지고

제국과 종교를 통해 다른 모든 인간들을

사실상 오늘날 우리가 사는 지구촌 세상으로 모두 끌어들일 수 있었습니다.

 

만약 인간이 결정적 역할을 했던

여러 우연적이고 특별한 이런 사건들이 없었다면

지금과 같은 세상이 만들어졌을까요?

 

시간을 되돌릴 수 없으니 우리는 알 수 없습니다.

분명한 것은 우리가 하는 사소하고 보잘 것 없다고 여겨지는 일들도

결코 작은 일만은 아닐 수 있다는 것과

우리 인간의 가장 강력한 힘은 개인에게 있지 않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만드는 것이라는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