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마인드·드러내야산다

[뉴마인드] 뇌는 기억을 이렇게 만든다 I 기억력 높이는 뇌과학적 방법

Buddhastudy 2023. 9. 26. 19:45

 

 

사람들은 보통 우리의 기억이

뇌 속 기억을 담당하는 특정 영역에

저장되었다가 꺼내어지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기억이 나지 않는 자신을 보며

뇌의 그 저장소 기능이 떨어지는 게 아닌지

걱정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틀렸습니다.

기억은 어느 특정 영역에 보관되는 것이 아닙니다.

뇌는 그렇게 기억하지 않습니다.

 

 

뇌에게 기억이 필요하게 된 이유는

진화의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였습니다.

나를 잡아먹을 수도 있는 포식자를 기억해야 하고

생명이 위험해지는 상황과 장소를 기억해야 하고

신체 에너지 예산을 잘 유지했던 방법들을 기억해야

생존율을 높일 수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뇌가 기억하는 방식은

하나의 감각만을 이용하는 방식이 아닌

신체의 모든 감각을 이용하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최근에 당신이 가장 맛있는 음식을 먹었을 때를 떠올려보세요.

그 음식의 이미지만 떠오르는 게 아닙니다.

그 맛, 냄새 등 모든 감각기관이 느낀 것들이 떠오릅니다.

게다가 그 음식을 먹은 장소와 누구와 먹었는지도 떠오릅니다.

또 어떤 상황에서 먹게 되었는지 그때 느낀 감정은 어땠는지도 떠오릅니다.

 

이렇게 우리가 직접 겪는 일들, 장소, 시간과 묶여 있는 기억을

[일화기억]이라고 부릅니다.

 

두개골 내에 갇혀 있는 뇌의 입장에서는

신체 외부의 상황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뇌는 모든 감각을 동원해야만 합니다.

그래야 최대한 정확하게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어떤 일들이 벌어질 것인지를 예측할 수가 있습니다.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등의 오감과

나의 신체 부위들이 어디에 있는지 느끼는 신체 고유 수용 감각,

신체 내부 기관들을 감지하는 내수용 감각까지

모든 감각을 동원합니다.

 

예를 들어

음식을 먹을 때 그 음식의 모양, , 먹으면서 들렸던 소리, 감촉

게다가 먹을 때 내가 몸을 어떻게 움직이고 있었는지, 심장이 얼마나 두근거렸는지

혈압은 어땠는지 같은

신체의 정보도 모두 같이 받아들입니다.

그리고 이때의 정동적 상태에 따라 만들어진

우리의 감정도 같이 저장됩니다.

 

이렇게 모든 감각을 이용해야

뇌는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최대한 정확하게 추론할 수 있습니다.

 

이 모든 요소들은 하나의 단위로 엮여서 신경 신호로 변환되고

하나의 패턴으로 만들어진 다음

신경세포 집단이 모인 신경망 형태로 뇌 속에 저장됩니다.

 

기억을 불러일으킬 때 기능적 자기공명 영상으로 뇌를 관찰하면

처음에 기억을 떠올리는 시간에는 뇌의 여러 부분들이 활성화되다가

기억이 만들어졌을 때와 비슷한 활성 패턴과 일치하는 순간

뇌는 멈추고 피험자는 기억이 난다고 말합니다.

 

이렇듯 기억은

어느 특정 장소에 보관되는 것이 아니라

뇌의 전체 네트워크 중에서

모든 감각을 사용하면서 배선되고 발화되었던

신경망을 통해 저장이 됩니다.

다시 말해

기억은 매번 다른 곳에 저장이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기억에 대해 가만히 생각해보면

정말 몇십 초 전까지만 해도 기억이 났는데

잊어버리는 경험들 다들 해보셨을 겁니다.

 

예를 들어

전화 통화를 하다가 상대방이 메모해야 할 전화번호를 불러주는데

통화가 끝나면 전화번호는 기억이 안 나죠.

이렇게 지금 현재 상태에서 의식에 머무르면서

이 순간을 기억하는 것을 [작업기억]이라고 합니다.

작업기억은 지금 순간의 기억입니다.

1분 전의 일도 머물 수가 없습니다.

 

예를 들어

이 영상을 보면서 당신은 제가 하는 말의 문장들을

순간적으로 기억을 하면서 듣고 있습니다.

문장의 첫 단어를 듣고 마지막 단어를 들을 때까지 계속 기억하고 있죠.

그래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작업기억입니다.

 

그런데 당신은 이미 몇 분이 지난 이 영상 초반에

제가 말했던 문장들이 모두 정확히 기억나지 않습니다.

작업기억은 사람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대략 15초에서 30초 정도만 지속이 되기 때문입니다.

 

작업기억은 기억의 최초 관문입니다.

정보는 작업기억 안에 오래 머물 수가 없습니다.

우리는 매순간 끊임없이 보고, 듣고, 생각하고, 경험합니다.

작업기억에 새로운 정보가 들어오면 이전 정보는 밀려나서 사라집니다.

작업기억은 단기 기억입니다.

 

그렇다면 작업기억을 거친 수많은 정보 중에

어떤 기억들이 장기 기억이 될까요?

 

단기 기억들이 장기 기억으로 저장되려면

뇌의 해마라는 곳을 거쳐야 합니다.

과학자들이 해마에 대해서 분명하게 알게 된 것은

뇌전증 치료를 위해 해마를 절제했던 헨리 몰래슨이라는 사람 때문입니다.

해마가 없어진 이 사람은

그 어떤 기억도 장기 기억으로 만들지 못했습니다.

수술 전까지의 기억만 가지고 30초 정도 되는 작업기억으로만 삶을 살았습니다.

비록 이 사람은 불행하게 살았지만

이 사람 덕분에 뇌 과학은 역사상 가장 놀라운 발견을 한 것이죠.

해마가 단기 기억을 장기 기억으로 만들어 준다는 사실입니다.

 

가끔 이렇게 기억상실증이 생겼다는 드라마 주인공 얘기도 본 적 있을 겁니다.

그런데 왜 가족은 잊어버리면서

밥 먹는 방법이나 운전하는 방법은 기억하는 거지?

하고 궁금했던 적은 없나요?

 

그것은 [근육기억]이라고 불리는 신체에 각인되는 덕분입니다.

사실은 근육이 기억되지 않고 뇌에 기억되지만, 이해가 쉬워 만들어진 용어입니다.

이것은 뇌의 기저핵이라는 부위에서 연결되는데

우리가 하나하나의 신체 동작들을 연속적으로 수행하면

하나의 신경활성패턴으로 묶이고

이것을 계속 반복하면 동작도 개선되고 기억이 강화가 됩니다.

 

근육 기억은 해마와 관련이 없기 때문에

해마가 절제되었던 헨리 몰레슨도

그림 그리는 것을 배울 수 있었는데

그는 매번 같은 그림을 그릴 때마다 그림 실력이 나아짐에도 불구하고

이런 그림은 처음 그린다고 했다고 합니다.

 

또 근육 기억은 의식적 노력 없이 불러올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어린 시절에 자전거를 많이 타본 사람은

아무리 시간이 많이 지나도 다시 자전거를 금세 탈 수가 있습니다.

 

심지어 당신이 이 영상에 자막을 읽을 때

당신은 의식적으로 노력하지 않고도

자막을 왼쪽에서 오른쪽 방향으로 안구를 움직이면서 읽을 수가 있습니다.

 

뇌가 이런 식으로 근육기억은

무의식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인간에게는 유리한 방식이었습니다.

이미 잘 연습된 동작들은 자동 조정 모드로 움직이고,

뇌는 생각하고, 상상하고, 결정하는 고차원적 활동에 전념할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우리는 걸어가면서 옆사람과 대화도 가능하고

운전하면서도 다른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잘 알다시피 모든 기억이 다 저장되지는 않습니다.

우리 감각기관이 받아들이고 있는 정보가 너무나도 방대하기 때문입니다.

수면 시간을 제외한 16시간만 깨어 있다고 가정해도

감각기관은 57,600초 동안 잠시도 쉬지 않고 작동하는 것입니다.

데이터 양이 상상을 초월합니다.

이 모든 것을 다 기억하면 뇌는 너무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게 되기 때문에

신체 에너지, 예산 관리를 위해서

모든 것을 기억하지 않고 필요한 것만 기억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해마를 통한 작업기억들 중에

우리의 주위를 서로 잡거나

우리가 주의를 기울인 정보

우리에게 의미가 있거나 우리의 감정을 자극하는 것들만

장기기억에 저장이 됩니다.

 

다시 말해

우리가 잘 기억하기 위해서는

주의를 기울이거나, 의미가 있거나, 감정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말입니다.

 

인간은 다른 동물들에 비해 훨씬 복잡한 기억도 합니다.

습한 지식, 삶과 세상에 관한 사실들을 저장해 두는 [의미기억]입니다.

의미기억은 정보를 다루는 기억입니다.

 

예를 들어

저는 지구는 태양 주위를 돌고 있다라는 정보를

의미기억으로 저장하고 꺼내옵니다.

이 정보를 배웠던 당시의 학교 교실에서의 상황이

같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긴 시간이 지나면서 일화기억은 희미해졌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여러분도

어떤 지식들은 의미 기억으로만 저장하고 있고

그 지식을 습득했을 때의 일화기억은 아마 기억나지 않을 겁니다.

의미기억은 현대의 인간의 삶에서 상당히 중요한 게 사실입니다.

학교에서건 회사에서 공부를 해야 하니까요.

 

의미 기억을 오랫동안 유지하기 위해서는

반복해서 공부하고 암기해야 하는데

한 번에 많은 것을 기억하려는 벼락치기보다는

조금씩 나눠서 외우는 편이 효과적입니다.

 

과학자들은 기억의 [간격효과]라고 부르는데

기억할 정보가 해마에서 완전히 강화될 수 있는 시간이 확보되기 때문입니다.

학교 다닐 때 시험 벼락치기로 공부했던 것들이

하나도 기억이 안 나는 이유입니다.

 

신경과학자 리사 제노바는

기억의 뇌과학에서 기억을 잘 저장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즉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차를 타고 어딘가를 이동할 때

창밖으로 수많은 사람들, 건물들, 간판들 등이 지나갑니다.

우리는 그 모든 것 중에

예를 들어

맛있는 음식점으로 보이는 곳이 있네라고

특별히 주의를 기울인 것만 나중에 기억할 수 있게 됩니다.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것들은 장기기억에 저장되지 않는 것입니다.

 

반면에 특별히 노력하지 않아도 기억이 잘 될 때가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에게 특별한 날이나, 특별한 감정을 가졌던 날을

평생 잊지 않고 기억하는데

이런 기억을 [섬광기억]이라고 합니다.

성공과 실패에 대한 기억, 사랑과 이별, 결혼과 이혼, 탄생과 죽음 같은

순간의 기억은 더 잘 기억됩니다.

 

비결은 감정과 의외성입니다.

감정과 의외성이 편도체라는 뇌 부위를 활성화하고

편도체는 해마에 강력한 신호를 보냅니다.

이때 우리는 세세하게 정보를 기억할 수 있게 되는데

그때 내가 어디에 누구와 있었고, 날짜는 며칠이었고, 무슨 옷을 입었었고, 기분 상태는 어땠는지 등

선명하고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그러나 보통의 경우 우리는 자주 기억을 잊어버립니다.

기억나지 않는 뭔가를 기억해 내기 위해서는 뇌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합니다.

즉 그 기억이 저장된 순간과 최대한 비슷한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뇌는 기억이 만들어지는 순간에

모든 감각을 이용해서 통합적으로 기억을 저장하기 때문에

그때 내 모든 감각이 느꼈던 것들을 최대한 비슷하게 만들어 주면 됩니다.

 

어린 시절 살던 동네로 가면

그때의 기억들이 더 잘 떠오르는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만약 실제로 그곳에 갈 수 없다고 하더라도

그때를 최대한 똑같이 상상하려고 노력하면 기억이 더 잘 떠오릅니다.

 

이때 시간과 맥락의 흐름에 따라 모든 감각을 이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뇌는 모든 감각을 이용해서 기억을 저장했으니까요.

 

재미있는 사실은

우리 뇌가 우리가 거의 의식하지는 못하지만

신체 내부감각, 내수용 감각의 신호도 같이 저장했기 때문에

신체 내부 상태도 기억이 만들어질 때와 같은 상태가 되면

기억이 더 잘 떠오른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커피를 마시면서 만들어진 기억은

커피를 마시면 더 잘 떠오르고

심지어 술을 마시면서 만들어진 기억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렇다고 술을 권하는 것은 아닙니다.

 

알코올은 뇌 기능을 손상시키기 때문에 기억력에 치명적입니다.

알코올은 해마를 손상시켜 단기기억을 장기기억으로 만드는 것을 방해합니다.

그래서 술이 과하면

그때의 단기기억들이 장기기억으로 저장되지 않아 기억이 나지 않게 됩니다.

 

기억이 우리의 전부는 아니지만 기억은 우리 삶에 너무나도 중요합니다.

기억 문제로 고통받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기억을 더 잘하기 위해서는 주의를 기울여 유심히 바라보고

나와 연관시켜 의미를 부여하고, 단조로움을 피해 변화를 주고

반복하고 또 반복하고,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좋은 음식을 먹고, 충분한 수면과 운동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실험 결과 스스로를 기억력이 안 좋다고 생각하고

부정적 단어를 많이 들은 사람들은

긍정적인 단어들을 많이 들은 사람들보다

기억능력과 신체능력 모두 저조한 결과를 보였습니다.

 

우리의 기억은 자존감이 높을 때

더 효율적으로 작동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