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3)

법륜스님의 하루_ 민주주의가 위기라고 하는데,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2023.06.25.)

Buddhastudy 2023. 10. 12. 19:41

 

 

 

최근 우리나라에 심각한 민주주의의 위기가 오고 있다고 합니다.

각계각층의 여러 분야에서 정권의 부조리에 대한 시국선언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런 상황은 매우 불안하고 걱정스럽습니다.

불교 교리의 관점으로 시국선언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사회변화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요?//

 

 

대부분 다 자기 인생살이가 바쁘고 힘들어서 질문을 많이 하는데

질문자는 이렇게 세상의 문제가 염려되어서 질문을 하니까

아주 장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각 개인이 민주주의가 위기다

국가의 환경정책이 기후 위기를 극복하는 정책과는 반대로 가고 있다

한반도의 평화가 위협받고 있다

어려운 사람을 돕는 쪽 보다 가진 자를 위하는 정책으로 가고 있다하고

자기 나름대로 판단해서 비판하는 것은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권리입니다.

개인으로서는 누구나 그런 비판을 할 수 있어요.

 

그러나 부처님은

이런 행동을 하라고 하거나 하지 말라고 얘기하지 않으셨어요.

다만 그런 일을 할 때는 폭력적으로 하지 말고

평화적으로 하라고 말씀하셨어요.

비폭력적이고 평화적인 방법으로 하라고 하신 말씀은

꼭 지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비판은 하더라도 욕설은 하지 말고

좀 더 객관적인 정보를 갖고 해야 합니다.

풍설이나 유언비어를 사실인 것처럼 퍼뜨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정토회는 사회변화를 목표로 하는 시민단체 또는 정치 단체가 아니고

자신의 어리석음을 깨우쳐서 행복해지는 것을 가르치는 수행공동체입니다.

 

그래서 가장 기본은 마음을 공부하는 것입니다.

먼저 내가 괴롭지 않도록 하는 것을 바탕에 깔고

그다음부터는 선택 사항입니다.

 

기후 위기를 극복하는 일을 하든, 평화를 정착시키는 행동을 하든

어려운 사람을 돕든, 사회 정의를 실현하는 일을 하든

이런 일에 참여하는 것은 개인의 선택 사항입니다.

물론 정토회에서는 이런 사회실천을 권장하는 편입니다.

 

부처님께서 살아계실 당시에서는

성차별이 너무 심해 여성의 출가를 허용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부처님은 여성의 출가를 허용하셨습니다.

계급 차별도 극심했지만, 천민들의 출가도 허용해서

계급 차별이 없는 상가공동체를 이루었습니다.

또 전쟁이 일어나려고 할 때도

전쟁을 일으키려는 쪽을 찾아가서

그들의 어리석음을 깨우치는 활동들을 하셨어요.

부처님은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가지셨지만

평화적으로만 활동하셨습니다.

 

만약 국민의 절대다수가, 최소한 3분의 2 이상이

어떤 문제에 대해서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정토회도 함께 나설 수가 있습니다.

 

일촉즉발의 전쟁 위기 상황이라면

한반도 평화를 주장해야 하고,

기후 위기가 막다른 상황에 처해 있다면

환경 실천을 국민들에게 호소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정토회는 수행공동체이지만

사회 정의를 지향하기 때문입니다.

정토회 회원들도 국민의 한 사람이니까

국민 다수의 여론을 지지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국민의 5퍼센트 정도밖에 안 되는데

정토회가 나설 수는 없습니다.

 

 

다른 종교에서는 그런 사회운동을 하는 단체가 있긴 하지만

그 단체는 그런 활동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단체예요.

이런 것을 선구적 역할이라고 하는데

국민 전체의 지지하고는 관계없이

자기들이 옳다고 생각하면 선도적으로 나가서 활동을 하는 거죠.

 

물론 정토회도

수행에 대해서는 선구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어요.

다른 종교에서는 모두 복을 비는데

정토회는 그런 것을 하지 않습니다.

 

정토회에서는 봉사하면 복을 준다든지

기도하면 죽어서 극락에 간다든지

이런 얘기를 안 하죠.

 

사실은 종교계 안에서 이런 주장을 하기는 굉장히 어렵습니다.

기복적인 얘기를 하지 않고는

종교가 유지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정토회는 기복적인 활동을 안 하고도

지금 이렇게 유지가 되고 있습니다.

그러니 수행의 관점에서는 정토회도

일종의 선구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세상의 흐름을 거슬러서 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토회가 설립한 단체 중에는

평화재단이라는 단체가 있어요.

평화재단은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서 활동하는 단체입니다.

그래서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서라면

선도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기도 합니다.

 

또한 구호 활동을 하는 ‘JTS(Join Together Society)’라는 단체에서는

다른 단체들이 못하는 활동들을 선도적으로 합니다.

파키스탄까지 가서 구호 활동을 하고

미얀마에 싸이클론 피해가 심하지만

반군 지역이라 정부군이 못 가게 하는 시트웨이(Sittway)까지도 가서

구호 활동을 합니다.

이것도 일종의 구호 활동 분야에서는

선구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많이 생산해서 많이 소비하는 것이 잘 사는 것이라고 대부분이 생각하는데

에코붓다라는 단체를 설립해서

적게 먹고, 적게 입고, 적게 쓰는 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것도 환경 운동 분야에서는 일종의 선구적 역할입니다.

소비주의와 맞서서 싸우고 있다고 볼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정토회는 정치조직이 아니기 때문에

정치문제에 대해서는 선구적 역할을 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그런 활동을 반대하지도 않습니다.

 

그러니 여러분들이 그런 일을 하고 싶으면

정토회의 이름이 아니라 개인적으로 하면 됩니다.

개인의 이름으로 하는 것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유입니다.

그러나 정토회 회원은 모두 수행자기 때문에

수행자로서 꼭 지켜야 할 규범이 있습니다.

 

첫째, 폭력적으로 하면 안 됩니다.

둘째, 욕설을 하면 안 됩니다.

이것은 수행자로서 지켜야 할 의무에 해당합니다.

 

어떤 정치적인 요구를 하는 것은

정토회 회원으로서가 아니고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여러분에게 주어진 권리입니다.

그 권리를 행사하겠다는데 왜 정토회가 반대하겠어요.

 

그렇다고 하더라도 여러분은 수행자이기 때문에

폭력적으로 한다거나

욕설을 한다거나

술을 마시고 취해서 행패를 피우거나

쓰레기를 아무 데나 버리거나

이런 행동을 절대 해서는 안 됩니다.

 

이렇게 수행자의 규범에 해당하는 것은

개개인이 다른 사람과 같이 일을 할 때도

반드시 지켜줘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