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인지그라운드(2019)

진짜 멋있게 늙는 방법

Buddhastudy 2019. 3. 28. 19:10


年功序列연공서열이 사회의 핵심 기준인 대한민국에서

과연 나잇값을 제대로 테스트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부족하지만 제 생각으로는

훈수와 훈계의 차이를 이해하고 있으면

나이를 불문하고 최소한 어른이라고 불릴 자격이 있는 것 같습니다.

 

훈수와 훈계

얼핏 보면 비슷한 뉘앙스를 지니고 있는 것 같지만

전혀 반대의 개념입니다.

 

훈수

어떤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가르치듯이 말함

Positive(긍정)

 

훈계

잘못하지 않도록 타일러 주의시킴

Negative(부정)

 

대부분 꼰대라는 개념은 엄밀히 말하면 훈계를 하면서

훈수를 둔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을 지칭합니다.

 

사실 좋은 훈수를 두기란 어렵습니다.

내 인생 하나 건사하기도 힘든데

남의 인생 잘 되도록 조언해주는 게 과연 쉬울까요?

 

그래서 실질적으로 대부분의 좋은 훈수는

감정에 휩싸이지 않고

객관적으로 바라봐주는 것이 80%입니다.

 

그렇게 객관적으로 맨티와 감정적 동조를

철저하게 격리하고 해야 되는 것이 훈수인데

침 튀면서 이래라 저래라 감정적으로 조언하는 것이 대부분인 상황에서

좋은 훈수를 찾기는 어렵습니다.

 

단순히 많이 아는 사람이 아니라

감정에 쉽게 휩싸이지 않는 냉철한 사람이 좋은 멘토일 확률이 높겠죠.

 

사실 훈수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폭죽인 줄 알았는데 잘못 터뜨리면 핵폭탄으로 변하는 게 훈계입니다.

 

훈계를 하는 것은 쉬워 보입니다.

보편적으로 잘못되었다고 여겨지는 일에서 벗어나는 방법에 대하여 조언을 주면 끝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이 다름틀림으로 규정해 버립니다.

자라온 환경과 상황에 따라 기준이 다른 것인데

자기의 경험이나 기준에서 벗어났으면

틀림으로 판단하면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흔한 예로 요즘 애들은 스마트폰 중독이다.”를 생각해 봅시다.

맞는 말인 것 같지만 엄밀히 말하면 틀린 문제는 아닙니다.

그냥 보편적 기호가 다른 것뿐이죠.

 

그렇다면 요즘 어른들도 100년 전 사람들 기준으로 볼 때

요즘 것들은 너무 자동차랑 전화 같은 것에 중독이 되었다.”

라는 얘기를 들을 수도 있는 것입니다.

(10리 길 정도는 다 걸어 다녀야 기본 아니었던가요?)

 

좋은 훈계의 예를 들어보면

만약 스마트폰 중독에 대해서 정말 훈계를 하고 싶다면

디지털 치매생각하지 않는 사람들같은 책들을 읽고

뇌 과학적으로 스마트폰을 너무 자주 쓰면

뇌에 어떤 악영향이 있는지 설명해주는 것이 합리적인 훈계가 됩니다.

 

그러면 조언 받는 사람도 더 잘 받아들이고

심지어 고마워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나이에 관하여 사회에 팽배한 아주 잘못된 오해는

연령이 높으면 이해도 또한 더 높을 것이라는 착각입니다.

 

논리의 문제는 어느 정도 독립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수준이 되면

나이와는 크게 상관이 없습니다.

 

프로 바둑 기사의 세계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오히려 젊은 사람의 두뇌 회전이 더 빠른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생물학적으로 죽음에 가까워진다는 바로미터밖에 안 되는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나이는 인생의 경험과 비례할 확률이 높다고 보는 게 맞겠죠.

 

보통 경험이란 것은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쌓이는 줄 아는데

경험의 정의를 살펴보면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경험은 자신이 실제로 겪어보고

거기서 얻은 지식이나 기능을 말하는 것입니다.

 

의식적으로 노력하지 않아서 지식이 축적되지 않은 경험들은

세월만 흘려보낸 경우이지 절대 제대로 된 경험이 아닙니다.

 

경험은 논리의 문제가 아니고

시간과 시도의 문제이기 때문에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 가장 많이 가질 확률이 높아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나잇값을 인정받고 싶다면

경험의 풍부함을 증명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른의 필수인

경험은 어떻게 증명이 될까요?

바로 신중함입니다.

 

올바른 경험을 많이 할수록 세상이 돌아가는 원리가

운이 7이고

내가 준비한 기가 3밖에 안 되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 신중함 = 73 )

 

또 예상하지 못한, 보이지 않는 리스크들이 너무 많아서

무언가 하나 성공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어렵다는 사실을 깨우칠 때

우리는 성숙해진다고 말할 수 있겠죠.

 

그런 사실들을 알기 때문에

경험이 많은 사람들은 절대 함부로 조언을 하지 않습니다.

아주 신중하게 조언을 하죠.

 

또한 현상을 해결하는 조언보다는

문제의 근원을 생각하게 해주는 조언을 합니다.

 

그래서 성숙한 조언은 머리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서 나오게 되는 것입니다.

 

반면 생각 없이 주절주절 근거 없는 훈계질하는 사람들은

경험의 부족을 스스로 드러내는 격이라 볼 수 있겠죠.

단순히 나이를 먹는다고 어른이 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어른이 되는 과정에는

사고의 성숙이 일어나야 하기 때문에

상당한 노력이 요구됩니다.

 

문제는 어른이 되냐 안 되느냐가 아닙니다.

진짜 문제는,

나이가 많으면 어른 대접을 받으려고 하는

의식과 무의식이 만연한 분위기입니다.

 

이러한 사고방식이 세대 간의 대립 문제부터

업무의 비효율까지 상당한 사회적 비용을 지불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그러니 모두가 한 번 정도는 진지하게

나는 진짜 어른인가하는 당연한 물음을

스스로에게 던져보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된다면 사회적 문제의 상당수가

생각보다 순조롭게 해결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저부터 가짜 어른이 아닌 진짜 어른이 될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