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12)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제164회 승진을 고민하는 남편

Buddhastudy 2012. 6. 11.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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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자기 얘기하는 게 자기 얘기해요? 남편 얘기해요? 자기부터 우선 자기 얘기에요? 남편 얘기에요? 남편 고쳤으면 좋겠다. 이거지. 요점은. 남편을 어떻게 고쳐? 자기도 자기 못 고치는데. 그런 남편을 보는 내가 힘들다. 이게 요지지. 아니, 지금 요지가 남편이 그래서 그런 남편을 보는 게 내가 힘들다. 이게 요지요? 그러면? 자기는 하나도 힘 안 들어? 그런 남편을 보는데? 이해가 되는데 뭐가 문제요? 그러니까 남편을 좀 고쳐줬으면 좋겠다. 이 말 아니오.^^

 

그럼 아들 얘기하면서 아들 고쳐 달라, 남편 얘기하면서 남편 고쳐 달라. 우리 남편이 바람피우는데 저것 좀 안 피우게 해 달라. 우리 남편이 지금 직장에서 고민하는데 저거 안 하도록 좀 해 달라. 지금 이 얘기하는 거하고 똑같은 거 아니오. 그러니까 자기 문제가 뭐냐는 거요. 남편 고쳐가지고 자기 문제 해결하려면 천하가 지금까지 해온 얘기 아니오. 날씨는 겨울에 좀 세게 안 추웠으면 좋겠다. 여름에는 많이 안 더웠으면 좋겠다. 비는 때때로 왔으면 좋겠다. 사업은 잘됐으면 좋겠다. 남편은 직장에 가면 좀 잘 적응 했으면 좋겠다. 승진했으면 좋겠다. 승진을 못 하더라도 받아들였으면 좋겠다. 지금 이 얘기 아니야.

 

그러니까 남편이 죽었다 하더라도, 그래 그게 당신한테 뭐가 문제요? 이렇게 묻는 게 나요. 그런 남편이 그런데, 죽은 것도 아닌데 뭐가 문제요? 남편 괴로워하는 거 뭐, 남편 지가 괴로워하는데 어떡 할거요. 자기가. 자기가 어떻게 하겠냐고. 그거를. 자기가 괴로워하는데. 자기가 어떻게 그거를. 나는 자기 거를 고쳐줄 수 있는 능력이 있지마는, 자기 원하는 거를 내가 고쳐줄 수는 없어요. 그럼 내가 하느님이게? 자기가 뭐가 문제냐니까. 별문제가 없어요? 자기는?

 

그러니까 남편이 괴로워하는 걸 보기가 내가 힘들다. 이게 요지 아니오. 그죠? 으음. 그러면 남편이 직장에서 승진이 못됐다. 그럼 구조조정하면 누군가는 승진이 못 되는 일이 생겨요? 안 생겨요? 생기고. 떨어질 수도 있어요? 없어요? 직장에서 나가기도 해야 되는데. 그러면 내가 승진 못 했다는 걸 문제 삼으면 괴롭고, 떨어진 사람도 있는데 내가 안 떨어지고 직장에 있다는 것만 보면 어때요? 다행인 경우지. 그지. 그러니까 어느 쪽을 볼 거냐?

 

여기 내가 내려가다 넘어져가지고 다리가 하나 부러졌는데, 부러진 다리를 쥐면 안 부러질 때는 생각하니 재수가 없는 거고. 안 부러진 다리를 쥐고 생각해보면 두 개 다 부러질 걸 그래도 하나만 부러졌으니 어때요? 잘된 일이고. 그러니까 일어난 일은 똑같은데 어떻게 생각할 거냐에 따라서 다행이다. 이래 될 수도 있고. 불행이다. 이렇게 될 수도 있다. 이거요. 예를 든다면 버스를 타고 가다가 차가 딱 넘어졌어.

 

그런데 자기가 다쳐서 보니 팔이 하나 부러졌어. 그런데 주위에 딱 돌아보니 아무도 안 다쳤어. 자기 팔만 똑 부러졌어? 재수 없어요? 재수 안 없어요? 재수 없지. 그런데 팔이 하나 똑 부러졌는데 주위를 돌아보니 다 죽어버렸어. 그럼 재수 좋아요? 안 좋아요? 재수 좋지. 재수 좋고 재수 없는 건 따로 없어. 그러니까 이 상황에서 딴사람이 다 멀쩡하면 자긴 재수 없는 사람이 되고, 딴 사람이 다 죽어버리면 자긴 재수 좋은 사람이 되는 거요.

 

그러니까 일어난 상황은 좋은 것도 아니고 나쁜 것도 아니오. 그러니까 남편이 놓여 진 상황은 자기가 승진이라는데 집착을 하니까 승진 안 되니 이게 괴로움이 되는 거고. 그다음에 이게 직장에서 쫓겨난 사람에 비한다면 어때요? 자긴 안 쫓겨났으니까 어때요? 굉장히 좋은 경우에. 지금 우리 사회에서 직장에서 쫓겨나가지고 데모하고 난리인 경우 있어요? 없어요? 있잖아. 한진 중공업, 쌍용 자동차. 난리잖아. 그런 사람 생각하면 자기는 아무 일도 아니지.

 

그러니까 애가 일등 하다가 요번에 시험을 잘 못 쳐서 이등을 했다. 그러면 공부를 열심히 해야 일등을 하지, 이등 했다고 괴로워하고 술 먹고 난리를 피우면 일등이 되나? 오등이 되나? 오등이 되지. 자기는 자기 남편은 자꾸 그렇게 하면 어디로 갈까? 밀려나겠지. 다음에 승진 정도가 승진 안 되는 정도가 아니라. 이제 쫓겨나겠지. . ? 우울증 약이나 먹고, 이렇게 해서 다니면 그지? 그러니까 그런 남편을 보는 게 내가 안타깝잖아. 그죠?

 

그런 것처럼 내가 볼 때는 그런 남편을 보고 괴로워하는 자기가 안타깝다 이거야. 자기가 괴로워한다고 그 문제가 해결이 안 되잖아. 자기 일이 아니잖아. 자기 일 같으면 자기가 어떻게 하면 되잖아. 그지? 그러니까 나는 어떻게 똑같아. 남편이 그런 조건에서 좀 긍정적으로 보고 자기를 컨트롤 했으면 좋겠다는 게 내 바람이라면, 스님이 또 질문자를 볼 때는 그런 남편을 보면서 자기가 마음이 편안하고 그런 남편을 감싸주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생각이 들어. 그거 갖고 또 난리 피우지 말고.

 

그래서 내가 자꾸 물어보는 거 아니야. 얘기를 못 알아들어서 물어보는 게 아니라. 자꾸 남편 얘기만 하는데 자기가 뭐가 문제냐? 이래 물어보잖아.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면 되지. 남의 거에 너무 그렇게 초점을 맞추면 안 돼. 아무리 부부라도 자식이라도 마찬가지야. 그러니까 그런 남편을 이해하고 봐내면 돼. 그래도 고생해가면서 직장에 다니고 있잖아. 그지? 그러고 굳이 남편하고 얘기한다면 고치려고 하지 말고, 그 남편은 그 고생해가지고 거기까지 올라갔는데.

 

세상 사람이 볼 때는 중학교밖에 안 나와서 그 정도 올라갔으면 많이 올라갔나? 안 올라갔나? 많이 올라갔지. 그런데 본인은 그래 생각하나? 안 하나? 안 해. 내가 이 고생해서 여기까지 왔는데 더 올라가고 싶어. 그러나 세상은 뜻대로 안 돼. 그러니까 자기가 어떻게 기도해야 되느냐? ‘부처님 감사합니다. 우리 남편 그래도 어려운 가운데서도 직장을 다녀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기도해야 되고.

 

직장을 그만두면 어떻게 기도해야 되느냐? ‘그래도 지난 20년 동안 직장에 다녀서 우리 가족 여기까지 오도록 돼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기도를 해야. 남편이 이렇게 막 해맬 때 아내가 그렇게 기도하면 아내하고 같이 있으면 마음이 조금 편해지는 거요. 스님 말이 어떻게 생각해요? 고마운 줄을 알아야 되는데 지금 고마운 줄을 모르고. 박수쳐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