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마인드·드러내야산다

[뉴마인드] 뇌는 유전자의 OOO이다 I 유전자와 뇌의 관계

Buddhastudy 2024. 10. 10. 19:29

 

 

생물과 무생물의 큰 차이 중 하나는

유전자의 존재 유무입니다.

즉 모든 생명체는 유전자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모든 유전자는 같은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자기복제입니다.

 

왜 유전자는 자기복제를 하게 되었을까?

그것은 자기복제가 생명 유지의 최선책이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열역학 제2법칙에 따르면 우주의 엔트로피는 항상 증가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질서는 무질서로 나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생명체는 자신의 형태를 유지해야만 생명을 유지할 수가 있습니다.

생명체의 몸을 이루고 있는 수많은 분자는

열역학 제2법칙에 따라

뒤죽박죽으로 흩어지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생명체가 스스로 유지하는 것은

우주의 법칙을 역행하는 질서가 필요한 일입니다.

생명을 유지하는 것이 힘이 들 수밖에 없고

결국엔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이유입니다.

 

그래서 아마도 유전자가 찾은 방법은

[자기 복제]인 것 같습니다.

세상은 위험으로 가득하고

자신의 형태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자신의 복제품을 만드는 것이

생명을 이어가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일부 생명체들은

자살을 하거나 번식 행동을 하지 않는 등

자기 복제에 반하는 행동을 할까요?

 

이것은 유전자와 뇌의 관계 때문인 듯합니다.

놀랍게도 동물이건, 식물이건, 인간이건

모두 동일한 방식으로 유전 정보가 DNA에 암호화되어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지구상의 거의 모든 생명체가

유지와 복제에 동일한 화학적 방법을 사용하는 것을 보면

생명의 최초 형태가

생명의 운영 체제를 결정했음이 틀림없다고 봅니다.

 

이후 항상 변화하는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진화를 거치면서 생명체의 구조는 변화해 왔습니다.

 

멸종된 생명체의 화석과 DNA 등의 증거들을 분석해 보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더 복잡한 구조의 생명체가 등장했다는 점은 확실해 보입니다.

 

그러나 생명체의 구조가 항상 복잡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일부는 환경에 더 잘 적응하기 위해

몸의 크기를 줄이거나 구조를 단순화합니다.

단세포 생물은 하나의 세포 내에서 자기 복제를 하지만

다 세포 생물은 세포들끼리 분업을 통해, 세포들마다 각자의 역할을 해내야 합니다.

협업을 통해 최종 목표라고 할 수 있는 자기 복제를 해내야 합니다.

 

그래서 복잡해진 신체와 수 많은 세포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신호를 전달하는 신경세포가 만들어졌습니다.

 

근육은 다른 어느 세포나 조직보다도

빠른 속도로 물리적인 힘을 발생시킬 수 있기 때문에

신체의 특정 부위, 또는 개체 전체를 신속하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다세포 생명체에서는

체세포들이 서로 다른 특수한 기능을 분업하여 수행하게 되고

그에 따라 각자 다양한 의사결정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는 것은

근육을 제어하는 신경계와 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체 세포들이 뇌에게 행동을 결정할 수 있는 전권을 위임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몸 안에 있는 모든 세포의 운명은

뇌의 결정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유전자와 뇌의 관계는 본인과 대리인의 관계와 같습니다.

유전자는 뇌를 설계해 행동을 선택하도록 맡겼습니다.

일종의 분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결과로 동물들은 빛과 소리 등을 통해서 전달되는

주위 환경에 대한 정보들을 신속하게 분석하여

자신의 생존과 번식,

다시 말해 유전자의 복제에 가장 도움이 되는 행동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뇌는 유전자의 대리인이기 때문에

동물의 뇌가 선택하는 수많은 종류의 행동은

동물의 유전자가 얼마나 많이 복제되어

그다음 세대로 전달될 것인가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하지만 유전자의 입장에서는

대리인인 뇌가 하는 일을 모두 확인할 수가 없습니다.

마치 회사의 사장이 직원을 고용해서 일을 맡겨도

그 직원이 하는 일을 모두 알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뇌는 유전자의 대리인일 뿐이므로

유전자가 뇌의 주도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동물의 뇌의 구조와 기능을 결정하는 1차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유전자인 것입니다.

그리고 뇌는 유전자의 명령인 자기 복제를 위해

생명의 유지와 번식을 해야만 합니다.

 

대부분의 동물이

단 음식을 좋아하거나 뜨거운 물건을 만지지 못하는 것

고약한 냄새가 나는 물건을 피하는 것 같은 반사들은

개체의 생존과 직결된 것이기 때문에

유전자에 의해 미리 정해진 행동들입니다.

 

짝짓기와 관련된 행동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유전자에 의해 정해졌기 때문에

번식에 관련된 행동들을 뇌는 쉽게 뿌리칠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유전자가 동물의 행동을 제어하기 위해서

뇌에게 미리 정해서 부여한 생존과 번식의 단순한 원칙들에서

유전자와 뇌의 이해관계는 항상 일치하는 것은 아닙니다.

 

유전자의 복제를 돕도록 미리 설계되어 고정된 행동들은

유전자가 미처 예상치 못한 환경에서는

유전자의 이익에 반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일부 동물들은

환경 조건이 좋지 않거나 먹이가 부족할 때

번식을 포기합니다.

번식이 성공할 가능성이 낮을 때

자기 복제보다 생존을 우선시하는 전략으로 볼 수 있습니다.

 

또 대부분의 인간들이 각자의 이익을 추구하며

이기적인 행동을 하는 것도

유전자가 그와 같은 선택을 하도록 뇌를 설계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여러 사람들이 집단을 형성하고 생활을 하게 되면

개인의 이익을 희생하더라도

집단의 이익을 위해 협동하는 것이

유전자의 복제에 도움이 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합니다.

 

이기적인 유전자는 스스로를 효율적으로 복제하기 위해서

이기적인 뇌를 만들어냈지만

이기적인 뇌는 자신의 안전과 쾌락을 위해서

유전자의 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선택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심지어 정신적 고통을 이겨내지 못하고 뇌가 자살을 결심하면

나머지 신체는 그 결정을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뇌를 구성하고 있는 신경세포도 결국 체세포이므로

인간의 뇌에 저장되어 있는 고유한 기억과 지식 또한

그 개체의 죽음과 함께 영원히 소멸되고 맙니다.

 

결국 모든 체세포는 유전자의 복제를 돕기 위해 존재하지만

유전자는 뇌에게 전권을 맡겼기 때문에

동물의 행동을 실시간으로 통제할 수 없습니다.

유전자가 설정한 번식을 비롯한 자기복제를 위한 행동들이

유전자에게 항상 바람직한 결과를 가져오지는 않을 수 있는 것입니다.

 

지구상에서는 거의 유일하게

유전자의 의도를 어느 정도 인식할 수 있게 된 인간의 뇌이지만,

인간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여전히 대리인의 역할을 해내고 있을 뿐인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