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8개월 동안 유럽에 머물렀죠.
갈 땐 기차를 이용했어요.
경의선이 만주철도로, 또 시베리아횡단철도로 연결돼 있으니까요.
출발할 대 내 가슴속에는
눈물겹게 감격스러운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으나
그저 ‘북으로 북으로 심장을 고동 내며 떠났노라’고 말했습니다.
서울을 출발해
개성, 평양, 신의주를 달려
압록강 위를 지나갈 때였어요.
강의 남쪽은 우리 땅이요, 북쪽은 중국인,
인연 깊은 압록강에 뜨게 되니 감개무량하였답니다.
하얼빈에 다다랐죠.
거기서 시베리아 횡단철도로 갈아타야 했어요.
가도 가도 넓고 큰 시레이아는
광막한 평야뿐이었는데요,
우리의 경부선이나 경의선에서처럼
산이라고 보려야 볼 수가 없는 풍경이었습니다.
저 유명한 바이칼 호 호반으로 기차는 질주했어요.
듣던 바 이상의 경승자였죠.
게다가 오전 2시에 해가 뜨고
오후 1시에 해가 지는 때였으니, 참 이상한 느낌이 들었어요.
그렇게 모스크바에 도착해서
드디어 우린 유럽행 열차에 올랐답니다.
폴란드와 독일의 국경을 지나고 날이 밝으니
6월 17일 아침 9시
끝끝내 베를린에 도착했습니다.
기차로 2주일이 거린 여정이었습니다.
한 달 정도 걸렸지요.
우리가 파리에 도착한 건 말이에요.
1927년 6월 22일 밤 10:50
경성역을 출발해 파리에 도착한
화가 나혜석
1년 8개월 동안 유럽여행
1936년 6월 4일 오후 3:00
경성역을 출발해 베를린에 도착한
등번호 382번 손기정
제11회 베를린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손기정
이들이 택한 빠르고 편리한 길
철도
1925년 경성역 완공 그후
서백리아(시베리아)
여행자들을 위한 주의사항
.. 경성서 합이빈(하얼빈)까지
급행열차편은 매일 있어 심히 편리하나
합이빈(하얼빈)서 모스크바 방면에 향하는 급행열차는 매주 일회...
-1926년 8월 14일 동아일보
독립운동의 본거지 용정에서
조선으로 기차를 타고 떠난 수학여행
1938년 용정 ‘동홍중학교’ 수학여행 여정
중국, 러시아, 유럽까지 이어졌던 철도
그러나
일제의 물자 ‘수탈’을 위해 건설된 길
“애국가가 연주되지 않고 일본 국가가 연주되는 가운데
월계관을 쓰게 되니 나도 모르는 사이에
눈물이 마구 쏟아져 앞이 보이지 않았다.”
-손기정/ 우승 후 인터뷰 중에서(1936년)
조국을 빼앗긴 사람들
빠르고 새로운 길 위에서도
결코 자유롭지 못했던 삶
그리고
10년, 20년, 30년, 40년, 50년, 60년, 70년
끊어진 길
꿈꿀 수도, 나아갈 수도 없는 길
2018년
“남과 북은...
동해선 및 경의선 철도와 도로들을 연결하고
현대화하여 활동하기 위한 실천적 대책들을 취해나가기로 하였다.”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 2018년 4월 27일
“남북철도는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있었던 것을 복원하는 것입니다.
다만, 과거에는 철도가 식민지 수탈의 수단이었다면
이젠 남북 평화와 번영의 수단이 될 수 있는 겁니다.”
-박홍수/ 사회공공연구원 철도정책 개원연구위원
70여 년 전
그들이 그랬던 것처럼
“어디까지 가고 싶으십니까?
20**년 **월 **일
70여 년 전 그때처럼
70여 년 전 갔던 그 길을
다시 달리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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