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마인드·드러내야산다

[드러내야 산다] 밑마음 드러내어 공감요리 잘 만들기 - 정철화 박사

Buddhastudy 2023. 1. 16. 20:02

 

 

 

살아가면서 제일 기분 나쁠 때가 언제인가요?

 

저는 제가 가지고 있는 능력을 무시당했을 때가 기분이 제일 상합니다.

무시당한다는 것은 상대가 나를 인정하지 않을 때이지요.

 

제가 고등학교 동기들과 만나서 노래방에 가면

저는 아예 노래 못하는 사람으로 제쳐두고

저희들끼리만 노래를 하곤 했지요.

 

그때는 워낙 제가 음치고 노래에는 취미도 없으니까

무시당해도 참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8년 동안 노력해서 개인적으로 성악 발표회도 가지고

프로 수준까지 올라갔는데도

오랜만에 만난 동기들은 여전히 노래 못한다고 한쪽으로 제쳐놓자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마이크를 잡고 5곡을 연거푸 불러줬더니

큰 박수를 받았지요.

그때 동기들에게서 다시 인정받는 그 기분은

뭐라고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아주 환희에 차 있었습니다.

 

소크라테스는 유명한 그리스의 철학자인 거 여러분 잘 알고 있잖아요?

요즈음은 나훈아 국민 가수 덕분에 '테스형'으로 잘 알려져 있지요.

 

그 당시 소크라테스만큼 유명했던 인물이 있는데

그의 아내입니다.

소크라테스의 아내, 크산티페는 악처로 소문 나 있잖아요.

 

어느 날 제자들이

"선생님은 그런 악처와 살지 않아도

좋은 여인들이 줄을 설 텐데 왜 그렇게 사십니까?" 라고 질문을 했지요.

 

여러분은 이런 질문을 받으면 어떻게 답하시겠습니까?

소크라테스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훌륭한 기수는 사나운 말을 골라서 타야 실력이 는다"

왜냐하면

"사나운 말을 잘 달래서 탈 수 있는 사람이면

어떤 사나운 말도 잘 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얘기했지요.

내가 크산티페의 남편으로 잘 견디어 내면

세상의 어떤 사람과도 잘 사귈 수 있으므로

참으로 크산티페는 나에게 귀중한 아내라고 고백했지요.

 

어느 날 소크라테스의 아내가 화가 나서

크게 소리를 지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내의 화내는 것을 무시하고

소크라테스는 여전히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지요.

 

그러자 아내가 소크라테스의 머리에 구정물을 퍼부었습니다.

그때 소크라테스의 반응이 재미있었지요.

소크라테스는 머리에 물을 닦으며

친구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자네 너무 놀라지 말게나!

천둥이 친 후에는 비가 내리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네

 

그리고 나서 이렇게 말을 추가했습니다.

당신도 반드시 결혼을 하세요.

좋은 아내를 얻으면 평생 행복할 것이고

악처를 얻으면 유명한 철학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지요.

 

아내가 화내고 그렇게 행동했는 데도

너무나 태연한 모습으로 능청스럽게 말하는

남편 소크라테스를 바라보는 아내의 기분은 어떨까요?

아내가 무시당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더 분노하겠지요.

 

상대가 분노를 하면 왜 화를 내는지

그 속마음이 무엇인가 근원을 살펴보고

그것에 공감해 주는 것이 매우 필요한 것이지요.

 

우리는 배가 고프면 맛있는 요리를 해서

배고픔이라는 문제를 잘 해결하지요.

부부도 가까이 있으면 자주 부딪칠 수밖에 없는데

마음에 대한 공감 요리를 잘해야

부부의 갈등이 사라지게 되는 것이지요.

 

공감요리를 잘하기 위한 방법이 무엇일까요?

 

상대가 숨겨놓은 그 속마음이 무엇인가를 알고

그 마음에 불을 밝히는 것이 공감이지요.

 

인간은 밑마음을 잘 드러내지 못하도록

방어벽으로 보호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지요.

마음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속 마음에 숨어 있는

그 아픔을 뽑아내야 하는 것이지요.

 

그러기 위해서는 속 마음으로 들어가는 문을 찾아야 하는데

그 문을 찾는 방법은

'존재에 대한 인정'을 해주는 것입니다.

 

위대한 철학자 소크라테스도

속마음으로 찾아가는 공감하는 능력은

다소 부족했다는 것을 알 수 있겠네요.

그렇더라도 아내의 분노를 긍정적으로 해석하려는

소크라테스의 철학적 능력은 인정할만 합니다.

 

만약 그때 아내와 맞서 싸웠다면

소크라테스는 위대한 철학자라기보다는

보통사람들과 같은 수준으로 인식되었겠지요.

 

나는 무엇에 어떻게 잘 반응하는지를 살펴보아야 하겠습니다.

 

공감이란

내가 십자가에 못 박히는 것도 아니고

타인의 마음을 요리해서 내가 먹어치우는 것도 아니지요.

 

상대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지지하며

상대의 지하실에 숨어 있는 그 밑마음을 찾아서

함께 맛보는 것이 공감하는 것이지요.

 

내가 좋아하면 상대도 좋아할 것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서

나와 다름을 알아차려서

공감하고 지지해 주어야

행복한 삶으로, 즐거운 삶으로 전환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