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 봐. 스님이 혼자 사는데 마누라가 있나? 뭐 애가 있나? 부모님도 다 돌아가시고 그런데 뭐 그렇게 신경 쓸 일이 있겠나? 없겠나? 첫째 없겠죠. 젊으면 아직 새파랗게 젊으면 여자 생각도 나고 그러지만 이제 늙어가지고 그런 것도 한물갔을 거 아니오. 그죠? 그러니까 뭐 특별히 스님이 괴로울 일이 뭐가 있겠어? 그래서 자네가 생각하듯이 뭐 그렇게 뭐 골치 아픈 일 없어요. 무슨 스트레스를 받는지 얘기 해봐요. 학교 다니는데 무슨 스트레스를 받아요?
내일 까지 과제를 해야 되면 내일까지 하면 되지 뭐. 오늘 밤새서 하면 되잖아. 나는 어제 원고를 어제 아침에 다보고 돌려보냈는데. 서울에서 원고를 다시 교정을 봐 달라. 원고를 조금 손을 봐야 된다는 거요. 그래서 어제 밤에 받았어요. 어제 밤에 제가 목포에서 10시 반에 강의가 끝났어요. 목포에서. 그래서 오늘 오전에 어디서 했냐 하면 청원에서 강의를 했어요. 그러니까 밤에 목포에서 10시 반에 끝나고, 청주 와서 잤는데 오니까 한시 반입디다. 그래서 2시부터 원고를 받아가지고 오늘 아침 9시까지 봤어요. 하~ 나도 잠 안자고.
딱 봐가지고 원고 싸가지고 서울로 고속버스 차편으로 보내주고, 그 청주 뭐요? 강의 끝나고 지금 바로 이쪽으로 왔단 말이오. 오면서 좀 잤어요. 차에서. 그런데 그럼 맨날 이런 건 아니죠. 살다 보면 이럴 때가 있어요? 없어요? 있어요. 살다 보면. 어~ 어떤 때는 연속으로 이틀 잠을 못 자야 될 때도 있단 말이오. 그런데 이걸 가지고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렇게 생각하면 스트레스요. 나도 가끔 원고를 갖고 다니면서 시간이 없어서 못 봐가지고, 보기는 봐야 되는데 하고 만날 가방만 무겁게 들고 다닐 때가 있기는 있어요.
그런데 내가 내 경험을 보면 그래도 미뤄도 될 만하면 미루어집니까? 안 미루어집니까? 미루어지는데. 오늘같이 이럴 때 잠 안자고 하는 거는 미루면 안 되게 발등에 불이 딱 떨어지면 사람이 하게 되었어요? 안 하게 돼 있어요. 하게 돼 있어. 그러니까 자기가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거는 시간이 좀 남았다는 거요. 그러니까 발등에 불이 딱 떨어지면 그런 생각을 못해요. 보통 보면 아침에 일어날 때 “아이고 힘들어 못 일어나지.” 이러는데 옆에서 폭탄 터지면 그런 소리 할까? 안 할까? 벌떡 이러나 도망가 버려요.
그러니까 우리가 아직도 살만하니까 이렇게 게으름을 좀 피우거나 이러잖아요. 사람이 매일 긴장해서 살 수는 없잖아요. 그러니까 이런 거를 자꾸 하~ 힘들다. 힘들다. 힘들다 하는데. 여러분들 학교 졸업하고 직장 다니면 학생 때가 쉬울까? 직장 다닐 때가 쉬울까? 학생 때가 쉬워요. 그러니까 세상에서 제일 쉬울 때가 학생일 때 거요. 그런데 초등학생은 지가 제일 어렵다고 그래요. 중학교만 가봐라. 중학교 가면 어때요? 중고등학생은? 대학만 가봐라. 입시생 대학에 목매달아요? 안달아? 대학에 가면 천하 인생이 끝나는 줄 알아. 그런데 대학 와 보니 끝이 나요? 안 나요? 안 나지.
대학 졸업하면 끝날까? 어~ 취직 못해가지고 할 때 취직만 하면 인생 끝날 거 같은데, 취직 하는 날 그날로 직장에 죽을 지경이오. 결혼만 하면 끝날 거 같은데 결혼 안 되고 이럴 땐 결혼만 하면 끝날 거 같은데. 결혼해보면 그게 죽을 지경이오. 애 낳으면 더하고. 이렇게 인생은 끝은 없어요. 그러니까 어쩌면 지금이 제일 쉬울 때요. 지나놓고 돌아보면 지금이 어떨 때다? 제일 쉬울 때요. 중학교 때 여러분 힘든 거 같은데 지금 돌아보면 그래도 그때가 좋았어요? 안 좋았어요? 좋았어. 그럴 때 어릴 땐 다 어릴 때가 좋다는 사람 한 명도 없어요. 나도 어른만 되어 봐라. 그래가지고 어른들 맘대로 저녁 늦게 다니는 거, 머리 길러서 다니는 거, 치마 짧게 다니는 거, 그런 게 부러워서 못살아요. 그런데 커 보면 안 그래요. 어릴 때가 제일 좋아요.
그런 것처럼 인생은 그때그때가 제일 좋아요. 봄은 봄대로 좋고, 여름은 여름대로 좋고, 가을은 가을대로 좋고, 겨울은 겨울대로 좋아요. 그럼 스님도 오늘 원고 쓴다고 힘들었다, 이러는데 나중에 또 생각해보면 그래도 뭘 쓰려고 할 때가 좋았어요? 안 좋았어요? 좋았어. 그러니까 지금을 즐기라는 거요. 즐기라는 거는 ‘일하지 말고 놀아라.’ 이 말이 아니라. 내가 하는 일에 재미를 자꾸 붙이려고 해야 돼. 만약에 어제 저녁에 누가 월급을 주고 원고 봐라 그랬으면 내가 중노동 했어요? 안 했어요? 중노동 했어. 요즘 100강 다니는 거 내가 월급 받고 하면 중노동이에요? 중노동 아니에요? 중노동이에요.
아마 내가 사장 억수로 욕할 거에요. 이거 사람을 도대체 죽이려 그러나? 살리려 그러나? 이렇게 욕하겠지마는, 지가 좋아서 하면 괜찮아요. 그러니까 머슴들 겨울에 방에 초당 방에서 놀음하는 거 알아요? 섰다 판 하는 거? 그런 얘기 들어봤어요. 밤새도록 해요. 그건 낮에 보다 훨씬 중노동이에요. 그런데 지가 좋아서 하면 다 하고 아침에 다 일하러 나가요. 아시겠죠? 그러니까 그거를 스트레스라고 생각하면 스트레스가 되는데 자꾸 이거를 억지로 공부해야 할 의무로 생각하지 말고. 자기 지금 학생으로서 공부할 자유를 누리고 있고, 공부할 권리를 향유하고 있다. 이렇게.
실제로 힘 드는 거는 자기가 힘 드는 게 아니고 누가 힘들다? 부모가 힘들지 자기가 힘 드는 건 아니에요. 그런데 부모도 말이 없는데 왜 지가 자꾸 죽겠다고 그래. 으음. 너무 학생들 심정을 모르는 얘기를 하는 거요? 아이, 알아요. 그러나 이렇게 뭘 해라? 기분전환을 해라. 자꾸 기분전환을 해라. 여러분 지금 유학 가고 싶죠. 집안이 안 돼서 못 가잖아. 그러면 내가 해외 유학생 위로 잔치한다는데 유학생들 죽겠다 그럴까? 재미있다고 그럴까? 이건 아무것도 아니오. 거의 정신병자 수준이오. 죽겠다고.
그런데 내가 논문 쓰는 비결을 가르쳐 주죠. 논문 쓰기 어렵죠? 예? 왜 어려 울까? 모르는 게 잘 쓸려니까 어려운 거요. 하하하. 모르는 게 잘 쓰려니 어려운 거요. 그러니까 논문을 쓸 때 방식은 이래요. 책도 보지 말고, 참고도 보지 말고, 그냥 주제 딱 뽑고 개발새발 자기 아는 수준에 써요. 그냥 원고 두 번 돌려보지 말고. 계속 써서 보름이면 보름. 한 달이면 한 달 다 써버려요. 그래 놓고 그걸 가지고 자료도 보충하고, 집어넣기도 하고, 고치기도 하고, 이래야 되요. 그런데 제가 통일에 대한 책을 꼭 하나 쓰고 싶은데, 20년간 쓰고 싶었는데 못썼어요. 왜? 시간이 없어가지고.
그런데 지난겨울에 100강하는 중에 둘이 면담을 잡아놓으면, 그런 사람하고 면담 잡아 놓으면 빼 먹을 수가 있나? 없나? 아파 죽어도 해야 되나? 안 해야 되나? 해야 되요. 그래서 우리가 어떤 일을 꼭 해야 될 때는 그냥 집어 넣어버리는 거요. 계획을 짜 버리는 거요. 그러면 죽으나 사나 굴러가게 돼 있어요. 그래서 일이 이루어지는 거요. 시간이 남아서 한가해서 나는 이루어진 게 하나도 없어요. 전부 다 이렇게 바쁜 중에 이루어지고 한가하면 오히려 뭐하기 쉽다? 놀기 쉬워요.
그러니까 그런 방식으로 이거를 인생이란 게 다 편하게 할 수 있고. 이런 거 없어요. 스님같이 별 스트레스 없다는 사람도 자기보다 더 이렇게 짜여진 생활해요. 일정표가 일년이 다 짜여져 있어요. 그래서 개미 쳇바퀴 돌듯이 뱅글뱅글 돌아요. 그런데 이거를 내가 힘들다고 생각하면 죽을 지경이고, 이걸 내가 요즘 나는 어떻게 생각 하냐? 전국 유람한다. 여러분들 우리나라에 군마다, 생긴 군마다 다 가 봤어요? 못 가봤어요? 난 올해 모든 군을 다 갈 수 있게 됐습니다. 왜? 모든 시청 군청 구청에, 시군구에 다 뭘 잡아 버렸다? 강의를 잡아 버렸어.
그러니까 올 봄 내내 전국을 돌아다니는 거요. 여름 내내 돌아다니는 거요. 가을 내내 다니니까. 강원도, 전라도 골짜기, 어디 저 충청도 골짜기 안 가본데 없이 다 돌아다닐 거요. 그러면 이중에 나처럼 전국을 유람해 본 사람 없잖아. 그럼 내가 어쩌면 우리나라에서 초유에 전국을 다 가본 사람이 될 거 아니오. 그죠? 그러면 전국 지명 다 알겠죠? 이제. 대충 알던 거. 유람으로 생각하면 얼마나 좋아요. 그런데 유람으로 가도 아무도 반기지도 않는 게 아니고 갈 때마다 몇 백 명씩 어때요? 환영인파가 모여서 스님 오셨다고 환영한다. 이렇게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돼.
그러니까 그게 비결이에요. 스님의 비결은. 스님은 스트레스가 없는 게 아니라. 그렇게 뭐를? 놀이화를 자꾸 시키는 거요. 그러면 스트레스를 푼다고 다른 일을 안 만들어도 되요. 술 먹고 노래하고 춤추고 이런 거 따로 안 벌려도 돼. 이거 자체가 지금 스트레스 푸는 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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