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부터 지금의 남편 될 사람과
그리고 남편의 딸아이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저의 고민은 예비 시아버님이신데요
이젠 아기도 내년에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더 이상 미룰 수가 없어서 예식을 올리려고 하니
이번에도 할머님께서 결혼하자마자
‘3개월에 여자가 생긴다, 헤어진다’ 이렇게 자꾸 말씀하셔서
아버님이 계속 반대하고 계십니다
법률스님께서 아버님께 한 말씀과 무속인의 말을 맹신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주는 것이 어떤지에 있어서 말씀 부탁드립니다//
아, 이런 질문은 즉문즉설의 방식이 아닙니다.
즉문즉설은 자기를 변화시켜서
어떻게, 어떤 상황에든 적응할 거냐 이거지
남을 변화시켜서 내가 덕 보려고 하는 거는 수행이 아니다.
그거는 자기야말로 그런 무속인한테 가서 빌어야 할 내용이다.
절에 가서 빌든지, 교회 가서 빌든지
무속인한테 가서 부탁해야 할 내용이다.
그러니까 아버님보다 자기가 더 무속적 관점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
그거야 자기가 결혼을 남편이 반대하면 안 하면 되는 거고
그다음에 그 무속인이 뭐라 그러든 남편이 찬성하면 하면 되는 거지.
그건 자기들이 결정해야 될 문제지
이 문제에 둘이 결혼하는데
무속인을 개입시키고, 아버지를 핑계로 잡고 자기들이 미룬다 그러면
둘 다 결혼할 생각이 별로 없다
이래 봐야지.
...
하면 되지 그게 왜 질문거리가 돼요?
아버지는 반대하신다고 이미 말씀 했잖아요.
무속인의 말이 요즘은 대부분 맞습니다.
왜 그러냐 하면
요즘은 결혼하면 끝까지 사는 사람이 많습니까?
중간에 이혼하는 사람이 많습니까?
이혼한 사람 많으니까
무속인이 이혼한다 그러면 맞을 확률이 더 높죠.
그래서 그거는 맞을 수도 있고 안 맞을 수도 있는데
그건 자기가 그걸 자꾸 염두에 둔다는 거는
맞을 확률이 높다는 거예요.
그 이유는 왜 그러냐 하면
자기도 지금은 자기가 결혼하고 싶은데 무속인이 반대하니까
지금 무속인이 좀 밉지마는
자기가 결혼 생활하면서 갈등이 생기면
‘아 무속인이 이래서 결혼하지 마라 그랬구나’
그래서 자기가 이혼할 핑계를
그 무속인의 말을 빌려서 합리화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이런 말을 안 들은 사람보다 이혼할 확률이 높아집니다.
그러니까 부모가 굉장히 반대한 결혼을 하면 이혼할 확률이 높습니다.
그 이유는 누구든지 같이 살면 나중에 갈등이 생길까 안 생길까?
생기는데 그걸 그냥 극복하고 살다 보면 또 사라지지.
여기 한 번도 안 싸우고
이혼할 생각 안 하고 살아본 사람 별로 없습니다.
‘애만 없어도 이혼해 버렸을 텐데’
이런 사람도 굉장히 많아요.
애가 있어서 그러고
또 나이 들어서는 애도 커서 이제 이혼하려는데
재산 분할이 골치 아파서 그냥 사는 사람도 있고
이러저러 이러저러 하다가 그냥 살게 되거든요.
근데 누군가가 어머니가 반대했다 하고
어머니가 뭐 이러이러한 이유로
남자나 여자에 대해서 문제 제기했다 할 때
이게 자기가 이혼하고 싶으면 그게 전부 변명거리가 됩니다.
‘아, 그래서 엄마가 반대했구나’
‘아, 그래서 저 남자를 안 된다 그랬구나’
‘아, 그때 엄마 말을 들을걸’
이렇게 해서 이거는 이혼하는 쪽으로 마음이 돌아간다
이 말이예요.
그래서 자기가 무속인에 대해서 지금 문제 삼는 거는
이혼할 확률이 높은 요인 중에 하나입니다.
그러니까 ‘아 무속인이 그렇게 볼 수도 있지
그러나 뭐 그건 무속인 얘기고 우리 뭐 결혼하면 되지’
그리고 또 결혼하다가 옛날 같으면 이혼을 못하게 돼 있으면 몰라도
살다가 이혼하면 되잖아.
아기 하나 있는 이혼한 남자도 자기 같은 사람하고 결혼하는데
자기도 이혼해도 뭐 애기 하나 데리고 총각하고 결혼할 수도 있는 거 아니에요?
남편은 뭐 벌써 두 번 해봤는데 세 번 한다고 그게 무슨 흉이에요?
그래서 이혼할 때 되면 하면 되지, 그게 무슨 큰 얘기라고.
그러니까 아버님의 종교를 아버님이 믿는데
왜 대한민국 헌법에 종교의 자유가 있는데, 자기가 그걸 반대합니까?
근데 지금 밖에 나가 봐라.
종교가 다 강요를 하고 있지.
그게 사회 현상인데
그래 안 하면 좋지마는 그렇게 또 하는 게 세상이잖아.
그러니까 그런 세상 속에서 내가 지금 살아가는 거예요.
자기는 이론만 갖고 자기 주장을 옳다고 생각해.
아버님이 무속인의 말을 듣고
“결혼을 적극적으로 해라.
아주 무당이 좋은 결혼이라고 한다” 하면 아버지를 좋게 생각하잖아.
그 무속인을 문제 전혀 안 삼을 거 아니에요.
이거는 무속인 때문에 생긴 게 아니라
내가 바라는 거를 아버지가 반대하기 때문에 생긴 거지
종교하고는 아무 관계 없는 거예요.
그러니까 아버지는 자식의 결혼에 대해서
자식이 한 번 이혼했기 때문에 또 이혼할까 싶어서
염려가 생기는 건 당연한 거고
거기에 대해서 반대 의견을 내는 거는
그 아버지를 나무라거나 아버지가 바뀌어야 된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지.
그런 생각이 자기가 인생을 공짜로 살겠다는 거예요.
아버지가 반대하는 건 아버지가 반대하시는 거고
반대 속에도 나는 결혼을 하는 거 아니에요.
오늘 날씨가 안 추우면 제일 좋지만은
날씨가 춥더라도 오늘 가고 싶은 생각이 더 강하면 어때요?
옷을 끼어 입든 뭘 입든 오잖아요.
날씨가 따뜻해서 온 거 아니잖아요.
인생이란 건 이런 거예요.
그러니까 아버님의 반대 속에도 우리는 결혼을 하는 거고.
그러면 내가 만약에 결혼하려는데
나는 불교 신자인데 기독교 신자와 결혼할 때 집에서 반대한다.
종교가 다르다고 반대한다.
그건 아마 이 무속인의 얘기를 듣고 반대하는 것보다 더 강할 거예요.
그래서 결혼 안 할 수도 있고, 할 수도 있는 거 아니에요.
그러니까 그건 아버지의 반대 의견을 참고해서
그래도 우리는 결혼할 거냐? 안 할 거냐?
그건 내가 결정하면 되지.
그리고 뭐 결혼해서 아버님한테 그렇게 얘기해요.
“뭐 이렇게 살다가 한 5년 살다. 설령 이혼을 한다고 하면 내가 손해지
뭐 당신 아들 손해날 게 뭐가 있습니까?
결혼할 동안에 애들 키워주고, 좋은 일 많이 해서 그러지”
그러나 아버지가 반대하는 거를
반대하지 마라게 하거나, 그걸 무속에 문제 삼는 건
전혀 번지수가 안 맞다.
그런 반대가 있지만은
내가 결혼할 거냐 안 할 거냐는 내 문제다
이 얘기예요.
...
아니 근데 자기 어떡하겠다는 거야?
시아버지 또 시비하겠다는 거예요?
...
우리는 무속이다 이러면 좀 나쁘다 이렇게 생각하잖아요.
근데 크게 보면 그냥 종교에 일부입니다.
서양에서 왜 ‘마녀사냥’이라는 거 들어보셨죠?
그게 동유럽에 있는 주로 여자들이 뭐예요?
어떤 종교 성격의 집단의 중심자
즉 여사제들이라고 말할 수 있어요.
그러니까 이 남성 중심의 사회인 기독교가
그 지역에 확산하면서 생긴 문제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어떤 신앙에는 높고 낮음이 없습니다.
다를 뿐이지.
그러니까 어떤 전통 신앙이나 토속 신앙이나 민중 신앙을 억압을 하는데
이런 것들이 너무 무시하고 멸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래서 그분들도 그냥 그렇게 믿는 신앙이에요.
손금을 보고 믿든, 뭐 뱀을 믿든, 개미를 믿든, 하늘을 믿든
사주팔자를 가지고 설명을 하든, 구슬에 보고 설명하든
동전을 던져서 설명하든, 별을 보고 점치든
그건 다 그 사람들 나름대로의 어떤 믿음이거든요.
그러니까 그들의 믿음을 옳다고 말할 필요도 없고, 그르다고 말할 필요도 없다.
난 그렇게 믿는 사람들이에요.
이것은 무속 신앙의 말을 듣고 반대하는 거나
기독교 신앙이라서 종교가 다르다고 반대하는 거나
또 불교 신앙이 뭐 스님한테 가서 사주를 보고 반대하는 거나
그냥 반대하는 거지
반대가 있지
그게 뭐 무속이다 뭐다
이런 건 논할 필요가 없다.
아버님이 반대하시는 거다.
반대 이유가 뭔지 그런 건 따질 필요가 없는 거예요.
반대하는 중에, 가족 중에, 일부가 반대하는 중에도
결혼할 건지 안 할 건지
이건 둘이서 의논해서
그냥 ‘아버님이 반대하지만 우리는 하자’
이렇게 결정할 수 있고
‘아버님이 반대하니까 하지 말자’
이렇게 결정할 수도 있는 문제다.
이렇게 보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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