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5)

[법륜스님의 하루] 사춘기 딸과 남편이 막말을 하면서 싸웁니다, 어떻게 해야죠? (2025.01.31.)

Buddhastudy 2025. 2. 4. 20:09

 

 

저는 일본인 남편과 결혼해서 일본에 살고 있고,

중학생 1학년 딸을 둔 엄마입니다.

딸이 사춘기가 되면서

남편과 딸이 사소한 일로 다투기 시작했는데요.

처음에는 싸워도 잘 해결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개입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서로 막말을 하면서 소리를 지르더라고요.

마지막에는 딸이 울어야 싸움이 끝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어요.

남편에게는 당신이 어른이니까 말을 아끼라하고,

딸에게는 자리를 피하라했습니다.

그런데 서로 감정 조절을 못하게 되면 싸움이 끝까지 갑니다.

그래서 제가 눈치를 보게 되고,

집에 있는 게 너무 피곤합니다.

남편은 본인이 중학교 2학년에 머무르고 싶어 하는 아이 같은 사람입니다.

남편하고 딸을 떼어 놔야 할지 고민이 됩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중학교 2학년 남자애하고

중학교 1학년 여자애하고 싸우니까

싸움이 끝나지 않는 겁니다

 

아무래도 질문자는 남편과 대화가 더 잘 될 테니까

먼저 남편하고 이야기해 보는 게 좋습니다.

아이들이 사춘기가 되면 어린애 취급하는 걸 싫어합니다.

사춘기는 자기도 어른이 되고 싶은 시기예요.

 

그래서 딸을 존중해 주어야 합니다.

첫째, 예쁘다고 사춘기 딸을 만지면 안 됩니다.

그러면 아이들이 반발을 합니다.

잘못하면 아빠의 사랑으로 느끼기보다는 성추행으로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사춘기가 되면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그런 성향이 나타납니다.

그래서 남편에게 아이를 어린애 취급하면 안 된다고 이야기해야 합니다.

 

당신의 좋은 마음이 아이에게 전달이 안 되고

거부반응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같아요.

내 딸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이웃집 아이를 대하듯이 예의를 갖추는 게 어떨까요?

아이가 반발하면 제압하려고 하지 말고, 한 발 물러나 주면 좋을 것 같아요.’

 

이렇게 남편하고 이야기해 보는 거예요.

남편이 그렇게 하겠다고 해도

처음에는 안될 수 있습니다.

남편으로서는 딸이 어릴 때부터 예뻐하며 키운 습관이 남아 있어서

자기도 모르게 하던 대로 하게 됩니다.

아이가 거부를 하면

내가 또 놓쳤구나하고 알아차리면서 점차 개선해 나가야 됩니다.

금방 개선은 안 됩니다.

그러나 남편이 동의를 안 한다면 이 문제를 풀기가 어렵습니다.

 

우선 자꾸 설득을 해서 남편이 동의하도록 해야 하고

동의를 하더라도 개선되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만약에 동의를 안 하면

남편을 어른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중학교 2학년 큰 아들이라고 생각을 하세요.

중학교 2학년 아들하고 중학교 1학년 딸이 다투는 상황으로 보는 겁니다.

 

아이들이면 다툴 만도 하잖아요.

둘이 다투면 문 닫고 밖에 나가버리는 게 제일 나아요.

둘이 잘 해결해라. 엄마는 볼일 있어서 나갔다 올게하고 나가버리는 거예요.

싸움은 보는 사람이 있어야 싸우지 아무도 없으면 잘 안 싸워요.

 

제일 좋은 것은 남편을 이해시키고 자제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게 안 되면 내가 싸움을 안 보는 게 두 번째 방법입니다.

너희 부녀가 싸우든지 말든지 알아서 해라하는 수밖에

달리 방법이 없습니다.

 

그걸 가지고 남편을 나무라면 남편과 갈등이 생기고,

딸을 나무라면 딸하고 갈등이 생겨요.

그 둘의 싸움에 내가 관여를 안 하면,

질문자는 딸하고도 관계가 좋고, 남편하고도 관계가 좋습니다.

삼각형의 세 변 중에 한 변만 사이가 나쁘고,

두 변은 좋은 겁니다.

 

딸한테는 아빠한테 그러면 안 된다하고 말하고,

남편한테는 딸한테 좀 잘해라하고 말하면

질문자와 두 사람과도 갈등이 생깁니다.

그러면 삼각형의 세 변이 다 사이가 나빠집니다.

그것보다는 한 변만 나쁜 게 낫잖아요.

 

그러니 둘의 싸움을 내버려 두고,

질문자가 해결하려고 하지 않는 게 오히려 낫습니다.

딸의 편을 들면

아빠가 나쁜 사람이 되니까 교육상 안 좋고,

딸을 야단치면

정신적인 상처를 입게 되니까

또 좋지 않습니다.

 

그러니 아이를 나무랄 수도 없고, 두둔할 수도 없잖아요.

그래서 그냥 싸움을 안 보는 게 제일 좋습니다.

그냥 내버려 두기가 어렵게 느껴지겠지만

질문자라도 편안하면 이 문제를 풀기기 쉬워집니다.

세 사람 다 대화가 안 되는 것보다

나와 딸은 대화가 되고, 나와 남편은 대화가 되면

우리 가정은 크게 문제가 없습니다.

이렇게 관점을 가지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