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4)

[법륜스님의 하루] 삶을 살아가는 가장 중요한 가치 기준. (2024.02.17.)

Buddhastudy 2024. 2. 29. 20:22

 

일상에서 말과 행동을 할 때 무엇을 중심에 두어야 하느냐?

즉 삶의 가치관으로 무엇을 가장 존중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부처님께서는 다섯 가지를 말씀하셨습니다.

 

첫째, 생명을 가장 존중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어떤 이념이나 믿음 같은 추상적인 것보다

구체적으로 살아있는 한 사람의 생명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다른 생명을 해쳐서는 안 됩니다.

개미 한 마리도 절대 죽여서는 안 된다는 뜻이라기보다는

생명을 함부로 죽여서는 안 된다는 의미입니다.

뱀이 징그럽다고 죽이거나,

쥐가 싫다고 함부로 죽여서는 안 됩니다.

생명 하나하나는 지구 생태계 전체에서 보면

다 필요하기 때문에 태어난 거예요.

내입장에서 보면 이건 필요하고 저건 필요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지구 생태계 전체에서 보면

그 생명이 있어야 되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입니다.

 

둘째, 적어도 수행자라면 남에게 손해를 끼쳐서는 안 됩니다.

부처가 되는 길로 가는 사람이

남을 도와줬으면 도와줬지

남으로부터 도움을 받고 살겠다는 것은

범부중생의 길입니다.

물질적이든 정신적이든 도움을 받고 살겠다는 생각을 가지면

천상천하 유아독존의 존엄한 인권을 가진 존재가 되기 어렵습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자립을 해야 하고

조금이라도 여유가 생긴다면

말 한마디라도, 쌀 한 톨이라도, 행위 하나라도

타인에게 도움이 되는 행동을 하겠다는 자세를 분명하게 가져야 합니다.

결혼을 할 때

그 사람은 불자이니까 손해 볼 일은 없겠네하는 정도는 되어야 합니다.

장사를 할 때도 상대가 불자면

손해 볼 일은 없겠다는 믿음을 줘야 합니다.

사람뿐만 아니라 만 생명에게 그렇게 하면 좋지만

적어도 사람들의 물건을 강제로 빼앗거나 몰래 훔치지는 말아야 합니다.

주지 않는 물건을 가져가서도 안 됩니다.

 

셋째, 성폭행이나 성추행을 해서는 안 됩니다.

성폭행은 어떤 상해를 입히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상해를 입히는 행위나 폭력이 동반될 때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상대에게는 엄청난 고통을 줍니다.

예를 들어

상대의 가슴을 만지면 상해를 입히지는 않더라도

주먹으로 상대의 얼굴을 때려서 코피가 터지게 하는 것보다

상대에게는 더 큰 고통을 줍니다.

가해자는 내가 뭘 어떻게 했는데이렇게 생각하기가 쉽지만

피해자는 큰 고통을 겪게 됩니다.

그러므로 성폭행, 성추행, 성희롱으로 남을 괴롭혀서는 안 됩니다.

상대가 원하지 않는데 내가 좋아한다는 이유로

어떤 신체적 접촉이나 언어적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이 계율은 단지 성적인 접촉이나 언행에만 국한된 것은 아닙니다.

키가 작다고 또는 키가 크다고

뚱뚱하다고, 못생겼다고

피부 빛깔이 어떻다고, 여자라고, 남자라고,

신체장애가 있다고 해서 차별하거나 괄시하지도 말아야 합니다.

이렇게 사람을 차별하는 행위는 모두 삿된 음행에 들어갑니다.

이런 언행은 상대에게 신체적, 물질적 피해를 주지는 않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더 큰 정신적 고통을 주기 때문입니다.

 

넷째, 말로도 남을 괴롭히지 말아야 합니다.

이 말은 말로도 남을 해치거나 괴롭히지 말고

남에게 손해 끼치지 말라는 뜻입니다.

앞의 세 가지 계율을 다 포함하고 있는 계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거짓말하지 말라는 간명한 말로 표현되어 있지만

단순히 사실을 왜곡하는 거짓말만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남을 해치거나 손해 끼치거나 괴롭히는 말을 하지 말라는 의미를

모두 포함하고 있습니다.

남을 속이는 거짓말, 욕설, 이간질, 뒷말, 비아냥대는 말

모두 남에게 손해를 끼치거나 남을 괴롭히는 행위입니다.

수행자는 수행을 하는데

필요한 말이 아닌 잡담을 하지 말라는 뜻입니다.

적어도 거짓말이나 욕설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

 

다섯째, 술 마시고 취한 상태에서 남을 괴롭히지 말아야 합니다.

술에 취하면 약간 제정신이 아니기 때문에

남을 해치거나 괴롭히거나 손해 끼치는 행위를 하게 될 확률이

평상시보다 열 배는 더 높아집니다.

성폭행, 도둑질, 폭행, 살인과 같은 행위는

술에 취한 상태에서 일어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멀쩡한 사람도 술에 취한 상태에서 성추행을 저질러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래서 수행자는 취할 정도로 술을 마시지 말아야 합니다.

 

이 다섯 가지 계율을 오계라고 합니다.

오계는 남을 해치는 행위, 손해 끼치는 행위,

괴롭히는 행위를 하지 말라는 것이 핵심입니다.

말로도 그렇게 하지 말아야 하고,

술에 취해서도 그렇게 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것이 재가 수행자가 일상 속에서 지켜야 할 삶의 지침입니다.

 

이제 여러분들은 오늘이 있기 전에

나도 모르게 지은 허물이 있다면

모두 씻어내고 불태워야 합니다.

그것이 참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