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4)

[스님의하루 다시보기]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 것이 부담스러워요. (2023.04.26.)

Buddhastudy 2024. 8. 14. 19:40

 

 

정토회에서 마음 나누기를 하는 이유는

지금 여기 나의 마음 상태를 내어놓아

부정적인 마음을 긍정적으로 바꾸고

자신의 마음 상태를 타인에게 알리는 것이라고 배웠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새벽 수행 후

마음 나누기를 공유하는 것이 부담으로 다가오고, 숙제처럼 느껴져

정확한 마음 내어놓기가 안 되고 있습니다.

어떤 관점으로 마음 나누기를 해야 좀 더 편안한 나누기가 될까요?//

 

 

 

질문자가 마음 나누기를 안 하고

생각 나누기를 하려고 하니까

부담이 되는 거예요.

만약 기도하는 도중에 기도하기가 너무너무 싫었다면

이렇게 마음 나누기를 올리면 됩니다.

 

오늘 기도가 너무너무 하기 싫었는데

억지로 했습니다.’

 

반대로 참 좋은 느낌이 드는 부분이 있었다면

그걸 나누면 됩니다.

생각보다는 마음을 나누는 것이 더 간단하기 때문에

길게 적을 필요가 없습니다.

 

구구절절이 쓰는 것은

마음 나누기라기보다는 자기의 생각을 나누는 겁니다.

자기가 기도하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나누어도 되지만

기본은 마음이 어땠는지를 나누는 거예요.

 

지금 여기 내 마음이 어떠한지를 알아차리고

간단하게 내어놓을 수 있습니다.

질문자는 자신의 마음을 내어놓기가 싫어서

마음 나누기 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겁니다.

기도하면서 내 마음이 좋거나 기쁘거나 기도가 잘될 때는

마음 나누기 하는 게 부담이 없는데

기도한다고 되는 것도 없는 것 같아서

기도를 하기 싫었다면

마음 나누기를 사실대로 적는 게 좀 민망스러울 거예요.

 

질문자의 마음을 가볍게 드러내기보다는

자꾸 만들어서 쓰려다 보니

양심에 찔리기도 하고, 부담도 되는 것 아닐까요?

남이 뭐라고 하든 신경 쓰지 말고

그냥 질문자가 마음에 느낀 대로 쓰면 됩니다.

 

짧을 때는 한 줄도 쓰고, 두 줄도 쓰고, 세 줄도 쓰고

그냥 간단하게 기도하면서

어땠는지 느낌을 적는 거예요.

 

마음 나누기는 소감나누기도 아니에요.

소감이라면 마음도 들어있지만, 생각도 많이 들어있거든요.

질문자가 시간이 남으면 소감을 적어도 되지만

오늘 아침 기도 중에

내 마음 상태가 어땠는지에 대해서만 그냥 편안하게 나누면 됩니다.

 

마음 나누기를 자꾸 하라고 하는 이유가 있어요.

첫째, 매일 기도하라는 의미예요.

기도는 한 번 빼먹으면 다시 하기가 쉽지 않잖아요.

그래서 기도를 했는지 마음 나누기를 통해 점검하는 겁니다.

마음 나누기를 검사해서 평가를 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둘째, 기도할 때 자기 마음을 알아차리고

그 마음을 한번 드러내 보라는 의미예요.

우리가 마음을 알아차려도 드러내는 게 쑥스럽거든요.

특히 부정적인 마음은 드러내는 것이 굉장히 부담스럽습니다.

오히려 숨기고 싶죠.

좋은 마음을 드러내는 것은 누구나 잘합니다.

그런데 부정적인 마음은 드러내는 게 어렵기 때문에

부정적인 마음을 자꾸 가볍게 드러내는 연습을 해 보는 것이 필요해요.

 

남이 나를 어떻게 평가하는지를

너무 신경 쓸 필요가 없어요.

자신의 마음 상태를 알아차리고, 다른 사람과 나누며, 서로 알고 지내는 게 좋죠.

마음을 숨겨서 뭐 하려고 그래요?

만약 정토회에서 누군가에게 잘 보이면

돈을 준다든지, 출세를 시켜준다면

자기 마음을 숨겨서 잘 보이려고 할 수가 있겠죠.

그런데 정토회는 그런 곳이 아닐뿐더러

오히려 잘 보이면 일이 더 많아져요.

 

그러니 일부러 잘 보일 필요는 없어요.

단지 가볍게 마음을 내어놓는 연습을 시키는 것이 목적입니다.

 

정토회에서는 왜 그렇게 의무처럼 마음 나누기를 시킬까요?

남편에게든 누구에게든

마음을 가볍게 내어놓는 훈련을 시키려고 그러는 겁니다.

아이들이 떼를 쓰면

아이들에게 짜증 내고 화내기보다는

네가 그렇게 하니 엄마가 마음이 힘드네

이렇게 가볍게 마음을 내어놓는 것이 훨씬 좋습니다.

 

그런 연습을 하자는 거예요.

부정적인 마음이 안 일어나야 한다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은 누구나 다 부정적인 마음이 일어납니다.

그것을 억누르면 화가 되고 스트레스가 되어 나중에 터지거든요.

그러나 가볍게 마음을 내어놓으면

일상에서 편안함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