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재주가 많으면 대성하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이리 찔끔 저리찔끔 배운 것, 본 것은 많은데
진득하게 한 가지 일을 깊이 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하는 말이다.
아웃라이어의 저자 맬컴 글래드웰은
1만 시간의 법칙
즉 누구나 하루에 3시간씩 10년을 노력하면
한 분야의 천재가 될 수 있다고 했다.
하루 8시간 이상 일하는 직장인들은
그보다 더 짧은 시간에 최고의 전문가가 될 수 있을 텐데
왜 이렇게 실수가 잦고
정신없이 하루가 흘러가는 걸까?
혹시 머리를 쓰는 방식에 뭔가 문제가 있는 게 아닐까?
스포츠 분야나 학업, 여느 직장 업무에서도
일정의 수준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집중력이 필요하다.
그래야 한계를 넘을 수 있다.
집중을 하면
일의 능률이 오른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한 가지 일에 꾸준히 전념하여
그 분야 최고의 전문가가 되고 싶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주의를 기울일 때
뇌에는 어떤 작용이 있을까?
학습과 기억의 매우 중요한 주의력, 집중력에 대해
뇌가 어떤 방식으로 작용하는지와
뇌에 대해 우리가 몰랐던 6가지의 진실에 대해서 알아보겠다.
--1. 우리는 선택적 주의집중을 하고 있다
우리의 일상에는 생각보다 잡음이 많다.
실제로 우리는 소음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도 시끄러운 마트에서
내 아이의 울음소리가 유독 잘 들리거나
덜컹이는 버스 안에서 친구와 수다를 떨 수 있는 것은
모두 선택적 주의집중 덕분이다.
감각기관은 주변의 거의 모든 정보를 수용하지만
거기에 의미를 부여하고 주의를 기울이는 것은
뇌에서 판단한다.
주변 소음은
무관심이란 필터를 통해 걸러지고
아이의 울음소리에 집중한다.
아직 어떤 과정으로 중요한 소리를 인식하고
그렇지 않은 소리를 무시하는지는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
가끔은 중요한 소리인데도
알아듣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엄마들은 보통 남편의 목소리보다
아이 울음소리에 더 민감하다.
인지신경심리학자 마이클 포스너의 <주의에 관한 이론>에 따르면
외부 자극을 처리하는 데 있어
뇌는 세 가지 다른 시스템이
완전히 하나로 통합되어 작용한다고 한다.
첫째, 새로운 자극을 감지하는 능력
다음은 그 자극 쪽으로 주위를 돌리는 능력
그리고 자극의 성질에 바탕을 두고
어떻게 해야 할지를 결정하는 능력이다.
포스너의 모형은
두뇌의 기능과 주의력에 대해 여러 사실을 알게 해주었는데
특히 의미, 멀티테스킹, 타이밍이
주의력의 매우 중요한 요소임을 밝혔다.
--2. 의미 부여의 중요성
공부를 하더라도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왜 이것을 배워야 하는지
이유가 분명하지 않다면
강의를 하면서 개념에 대한 설명이 명확하지 않다면
마치 의미를 모르는 단어를 불러주고
외우라고 하는 것과 같다.
결국 들어도 기억에서 곧바로 사라진다.
집중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주의를 기울이면
학습 효과가 높아지는 건 당연하다.
주의력은
기억력뿐만 아니라 모든 학문의 성과를 향상시킨다.
그런데 사실 우리는 정반대의 환경에 너무 많이 노출되어 있다.
--3. 멀티태스킹이 좋지만은 않다?
주의력을 분산시키는 방법이 있다.
바로 멀티태스킹이다.
즉 한 번에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하는 것이다.
물론 일상에서 우리는 늘 멀티테스킹을 행하고 있다.
길을 걸으면서 음악을 듣거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차를 마신다.
마치 컴퓨터가 메모리를 나누어
여러 프로그램을 동시에 구동하는 것 같이
익숙해지면 누구나 멀티테스킹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는 착각이다.
집중을 요하는 작업에는
멀티테스킹이 절대 이루어질 수 없다.
정확히 말하면
뇌는 멀티테스킹이 아닌 스위치테스킹을 한다.
뇌는 여러 일을 동시에 하는 것이 아니라
순차적으로 처리한다.
멀티 플레이어는 이 스위치테스킹을 빠르게 하는 것이다.
그러니 주위를 흐트러뜨리는 일이 잦을수록
뇌는 주위를 전환하는 과정을 반복해야 한다.
책을 읽다가 전화를 받고 나면
어디부터 읽었는지 헤매던 경험을 해보셨을 것이다.
다시 그 부분을 찾고
앞의 내용을 연결시키는데, 꽤 시간이 걸린다.
연구 결과 외부 요인으로 중간중간 작업이 중단되면
그 일을 하는데 시간이 50퍼센트는 더 들 뿐 아니라
실수도 50퍼센트까지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드물게 다른 사람들보다
한 가지 일에서 다른 일로 잘 옮겨가며
숙련되게 일하는 사람이 분명히 있다.
특히 젊은 사람일수록 그런 경향이 있는데
한 번에 작업창을 수십 개를 띄워놓고 일하는 사람을
본 적도 있을 것이다.
--4. 외국어 습득은 어릴수록 좋다?
어려서 모국어와 외국어를 동시에 습득하는 아이들에게는
간혹 이중언어 장애가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이중언어장애란
두 언어 모두 정상적인 발달 단계보다 늦어지거나
조음장애나 말더듬 같은 언어장애가 생기는 경우를 말한다.
요즘은 조기 영어교육, 유학이 워낙 많은지라
이런 문제가 빈번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급적 모국어 습득에 중요한 시기인 5세 이전에는
무리하게 외국어를 가르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7세 이후부터 외국어 교육을 권하기도 한다.
하지만 많은 부모들이
남들은 다 일찍 시작한다는 이유로
전문가의 조언을 외면한다.
누가 옳은 것일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외국어를 배우면
정도의 차이는 있다 하더라도 모국어의 간섭이 일어난다.
언어는 인지발달의 최상위에 있고
대단한 주의와 훈련이 필요하다.
정상적인 발달이 늦어지면
그만큼 학습과 인지발달에도 영향을 준다.
부모의 욕심이 아닌가도 냉정히 돌아봐야 한다.
--5. 지나친 정보 전달의 부작용
전문가들은 자신들의 이야기가 너무 익숙한 나머지
초심자들에게 어떻게 들리는지는 잘 생각하지 못한다.
기초적인 수준에서 반복해서 강의를 듣는 것은
그 정보를 소화하기 위해 충분한 시간을 주는 것이다.
전문가들에게는 따분할지 모르지만
초심자에게 너무나 중요하다.
나쁜 교수법이란
정보와 정보가 연결할 시간을 충분히 주지 않은 채
너무 많은 정보를 주는 것이다.
듣는 사람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학교 교실에서만
그런 실수가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상품 판매나 방송 매체의 보도에서도 마찬가지다.
전문가가 초심자에게 정보를 전달해야 하는 많은 상황에서
비슷한 실수가 일어난다.
기본적인 내용을 반복하는 것이
초심자에게는 더욱 중요하다.
--6. 부족한 수면을 해결하는 방법
잠이 학습에 중요하다는 것은
너무나 잘 알려진 사실이다.
잠을 자는 동안
뇌가 진짜 휴식을 취하는 순간은 렘수면이라는
깊은 잠에 빠졌을 때인데
전체 수면 시간의 20%밖에 되지 않는다.
잠자는 시간 육체는
일시적인 동면 상태로 휴식을 취하지만
뇌는 오히려 믿을 수 없을 만큼 활동적이고
수많은 뉴런들이 전기 신호를 주고받는다.
잠자는 동안 뇌는
낮 동안 학습한 내용을 아주 빠른 속도로 반복해서 재학습한다.
최근에는 수면과 무관해 보이는 다른 기능들과
수면의 관련성을 밝히는 연구도 이뤄지고 있다.
예를 들어
잠이 부족하면
섭취한 음식을 이용하는 능력이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다.
인슐린을 만들고 뇌가 가장 좋아하는 포도당에서
에너지를 뽑아내는 능력이 형편없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그러니 더 먹고 싶다는 욕구를 느끼게 된다고 한다.
얼마나 자야 하느냐의 기준은
명확하지 않다.
사람마다 상황이 다르다.
대략 7시간에서 8시간은 자야 한다고 하는데
할 일도 많은 일상에서
7~ 8시간의 수면은 쉬운 일이 아니다.
부족한 수면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낮잠이다.
특히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하는 업무일수록
낮잠이 매우 효과가 높다고 한다.
낮잠과 비행사의 업무 능력에 대해 연구한
나사의 마크 로즈킨드는
단 26분으로 업무 수행 능력이 34%나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이
낮잠 말고 어디 있냐며
낮잠이 주는 효과를 강조했다.
부르노 콤비의 <낮잠이 내 몸을 살린다>는 책도 있다.
운전 중 필요할 때
머릿속에서 생각이 잘 정리되지 않을 때
중요한 약속이나 시험이 코앞일 때
몸이 나른하고 활력이 떨어져 업무에 집중할 수 없을 때
이럴 때는 만사를 제쳐놓고 낮잠을 자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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