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법문/월도스님_BTN즉문즉설

월도스님 BTN즉문즉설 6_2. 절에서 잘 되는데, 집에서 기도를 하면 집중이 안 됩니다. 왜 그럴까요?

Buddhastudy 2017. 7. 26. 19:55



환경이라고 하는 것이 무척 중요하겠죠. 내 마음이라고 하는 것이 어느 곳에나 가든 환경에 저촉 받지 않고 살수 있다면 이미 그는 도인이에요. 그런데 우리는 아직은 중생의 근기를 벗어버리지 못했거든요. 그래서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절에 가는 시간 오는 시간 다 빼고 왔다 갔다 하는 것 보다는 그 시간에 그냥 앉아서 기도를 하는 게 낫지.” 이런 계산을 해요? 안 해요? 그래서 왔다 갔다 하는 것 보다는 그 시간에 집에서 한번 해본다고 앉아 있어보면 되요? 안 돼요?

 

별 유혹을 다 당합니다. TV만 한번만 봐달라고 사정을 하고, 침대가 거기 있지 말고 여기 와 달라고 자꾸 사정을 하고, 온갖 것들이 나를 앉혀두지 않고 있는 대로 유혹을 반복해 냅니다. 그러다보면 앉아있는 시간이 앉아있는 시간이 아닌 번뇌로 찌들어갈 수밖에 없는 것이고, 그리고 어떤 생각을 해요? “너무 힘들었어. 오늘. 너 너무너무 힘들었는데, 3분만 누웠다하면 안되니?” 그러다가 3분 누워 있다가 밤새도록 그냥 잠통을 해버리는 그런 경우들이 무척 많은 게 당연한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여러분, 절에 오시면, 이 절이라는 곳에 오시면 분위기가 이미 도반들이 많이 앉아 있어요. 그 도반이 하고 있는데 나도 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안 들어요? 당연히 하게 되어있습니다. 그러니까 도반이라고 하는 것이 스승이에요. 여러분들 주변에 있는 그 한분 한분들이 다 내 도반입니다. 나를 경책해주는 분들이거든요. 그 분들을 소중히 해야 되는 거예요.

 

그래서 부처님 당시에도 1250인 비구를 모으고, 그 비구들이 왜 집단생활을 했을까요? 그 집단생활을 한다는 얘기는 서로에게 스승인 거예요. 서로에게 영향을 주는 겁니다. 그래서 여러분, 쥐 죽은 듯이 고요한 곳에 가서 수행을 하겠다고 가요? 내가 볼 때 잠통을 하러 가는 겁니다. 그래도 이렇게 많은 대중이 모여 있는 가운데 가야 번뇌도 있지만, 그곳에 고요함도 찾을 수 있는 스승이 존재한다는 점을 기억하는 불자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여러분 정신 바짝 차리고 기도한다고요? 정신 바짝 차려봐야 지정신이죠. 우리는 지금 번뇌에 찌들어 있는 중생의 근기의 정신을 요구하는 게 아닙니다. 내가 지금 현재 떠올리고 있는 안이비설신의 육근이, 육근을 뛰어넘을 수 있게 노력하는 것, 그게 진정한 수행일 수 있습니다. 하루아침에 얻어질 수 없습니다. 열심히 노력하면. 그래서 저는 가끔 저한테 그런 얘기를 하는 분이 있어요. “스님, 저는 집에서도 기도를 참 잘합니다.” 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세요. 그럼 제가 훌륭하십니다.” 그런데 내가 볼 때는 절에 나오는 것만 못하다.

 

여러분이 천태종의 역사를 보면, 구인사가 처음 만들어지지 않습니까. 초암산간에 구인사를 한두 분들이 소문을 듣고 찾아가서 그곳에 수행하는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그곳에 살고 싶은데, 생계가 있는 내가 그곳에 살 수 없으니 고향에 돌아갈 수밖에 없고, 고향에 돌아가는 그분들은 기도를 하고 싶은데 혼자 기도를 하면 잘 안 되니까, 옛날 상월원각대조사님께서 모여서 기도를 해라. 삼삼오오 모여라.

 

그래서 마을 사랑방에 구인사 다녀오신 사람들끼리 모여서 밤새도록 관세음보살 부르고, 그리고 그 이튿날 집에 가서 일을 하고, 남의 집에 신세지는 게 뭐하니까 우리 돈 몇 푼씩 내자. 그래서 전세방, 사글세방 전전하면서 모여서 갔던 것이 우리 천태종의 회관입니다.

 

우리 구인사는 절은 구인사밖에 없었고, 전국에 이는 모든 공간은 회관이었어요. 구인사 회관. 이 회관이 발전해서 땅 조금 사고, 슬레트 건물 짓고 살았던 것 기와집으로 바꾸고, 한 평 한 평 늘려가는 것이 지금 전국에 160여개의 사찰로 발전을 한 것이 우리의 역사입니다.

 

제가 말씀을 드리고자 하는 것은 왜 절이 필요한 건가? 절이라고 하는 것이 필요한 것이 집에서 할 수 없는 답을 쓸 수 있는 공간이 바로 절입니다. 절이라는 공간이 부처님 모셔놓고, 부처님에게 예경하는 공간만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사실은 우리 천태종 중창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상월원각대조사님 가르침을 실천하고 있는 우리들에게 절이라고 하는 공간은 우리 모두가 수행을 해서 함께 진리를 나눌 수 있는 공간, 서로 몸을 부딪치는 공간, 서로 잠을 깨워 경책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절이라는 곳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 우리 천태종의 문화라고 하는 사실을 인식하고

 

집에서 하는 기도는 물론, 좋은 거지만, 그보다는 절에서 나와서 하는 기도가 훨씬 낫다. 이 대광사에 나와서 기도를 하는 기도보다는 구인사에서 하는 기도가 훨씬 낫다라고 하는 것은 아마 다 알고 있으리라고 생각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