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전 대성학원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강사님과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어요.
대성학원은 아마 여러분도 잘 알고 있으실 것 같은데
오프라인 입시학원 중에선 가장 전통이 깊은 사교육 업체죠.
학원 강사님들 사이에서도
어느 학원에서 근무하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더군요.
그분이 대성학원에 마침내 입성하셨다고 무척
자랑스러워하셨던 게 기억에 남습니다.
아무튼 그분은 대성학원에서
재수생반 담임을 맡고 있으셨어요.
재수생반은 보통 나이가 20살부터 25살까지의
입시에서 한 번 이상 떨어진 학생들로 구성되어 있고
그 강사님은 담임으로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동시에 학생들 관리까지 맡아서 하시고 있었어요.
근데 그 강사님이 말씀하셨던 것 중에
기억에 남는 것들이 두 개가 있습니다.
-첫 번째 재수생 아이들
실패를 해봤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정말 다들 성실하게
매일 학원에 나와서 공부를 한다는 거예요.
그 아이들의 눈빛엔 절실함이 있대요.
심지어 어떤 학생들은
자기가 점수가 떨어지거나 뭔가 나태해지면
작은 자로 손바닥을 때려 달라고 그러더래요.
그럼, 그 강사님이 더 열심히 하라는 차원에서
정말 약하게 살짝 때려 주신다고 하더라고요.
때리는 거 싫은데 아이들이 그렇게 해달라고 하니까
어쩔 수 없이 그렇게 하신다고 합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
그 강사님은 10년 넘게 아이들 영어를
가르치신 많은 경험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절실한 아이들 중에서도
합격할 아이들이 보이고 또 불합격할 아이들이 보이더래요.
불합격할 것으로 보이는 아이들이 성실하지 않거나
노력을 안 하는게 아닌데도
그 아이들은 불합격할 거라는 게
직감적으로 느껴진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강사님은 그 아이들에게
너희는 이번에도 합격하지 못할거라는 말을
차마 해주시지 못한다고 하셨어요.
여기에는 2가지 이유가 있는데
-첫째,
그렇게 성실하게 노력하는 아이들에게
희망을 깨버리는 진실을 도저히 알려줄 수 없었다는 것
-둘째로
그 아이들이 한 달에 거의 100만 원씩
학원비를 내기 때문에
학원 운영적인 이유로도
진실을 알려주지 못한다고 하셨습니다.
자, 그럼 그 절절함이 넘치는 재수생 아이들,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 아이들은 일단 학습동기는 아주 충만한 상태죠.
입시에서 실패를 경험했고 절박함이 있기 때문에
이런 아이들은 사실 공부하라고 독려할 필요가 없어요.
그래서 저같은 교수자 입장에선 그 아이들은 너무나 좋은 학생들이죠.
전 공부하기 싫어하는 아이들을 정말 많이 가르쳤었는데
이런 재수생들은 공부하기 싫어하는 그런 아이들과 비하면 너무나 예뻐요.
열심히 하려고 하고 말도 잘듣고 괜찮아요.
근데 성적은
이 아이들이 잘 안 나올 거란 말이에요.
왜요?
공부 방법대로 공부를 못하니까요.
이 아이들은 완전학습을 하지 못한단 말이에요.
공부를 하기는 하는데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공부를 계속 지속하기 때문에
결국 성적이 잘 안 나온다는 겁니다.
근데 그 학원 강사님은 이 아이들이 성적이 안 나올 거라는 것은 알면서
이 아이들이 공부를 잘할 수 있게끔 도와줄 수는 없었을까요?
네~ 도와줄 수 없었죠.
왜냐하면 그분은 자신이 맡은 영어 강의는 잘하지만
그래서 대성학원까지 들어갈 수 있으셨겠지만
학생들이 어떻게 해야 완전학습에 이르는지에 대한
이론적인 방법과 기술을 몰랐기 때문에
학생들을 도와주지는 못한 겁니다.
제가 고3때 수능이 끝나고 대학별 고사를 준비하기 위해
신도림에 있는 이 대성학원에 잠깐 다닌 적이 있습니다.
아우 그때 생각하면 참 고단했던 것 같아요.
단과로 국어, 영어, 수학, 세 과목을 들었는데
수학 강의가 진짜 인상 깊었어요.
대학별 고사 수학 문제들을 보면 객관식이 아니라 다 주관식이라서
하나하나가 다 어렵거든요.
그래서 문제들을 보면
'저걸 내가 풀 수 있을까?' 하는 문제들이 많았어요.
근데 수업시간에 50대 정도로 보이는 강사님이
프린트된 문제들을 나눠주시고
각각의 문제들을 하나씩 풀어주셨어요.
강사님이 푸는 걸 보고 있는데
기가 막히게 잘 푸시더라고요.
설명도 진짜 잘하세요.
그걸 보면서
‘아~ 저 문제는 저렇게 풀 수 있는 거구나’ 하면서
감탄이 나오는 거예요.
‘어떻게 저렇게 풀 생각을 할 수가 있지?’ 하는
그런 감탄 있잖아요.
그래서 1시간 수업에서 20문제 정도를 정말 기똥차게 다 풀어주시고 수업이 끝났죠.
전 그 수업을 들으며 모든 문제들을 어떻게 푸는지를
다 목격했고 어느 정도 이해했기 때문에
내심 뿌듯했습니다.
산만한 제가 딴짓하지 않고 수업에 어느 정도 집중했었거든요.
근데 몇 일이 지나고 제가 그 문제들을 다시 풀어보려고 하니까
못 풀겠는 거예요.
아니~ 강사님은 진짜 기가 막히게 푸셨는데
난 수업시간에 어떻게 푸는지 이해했는데
이걸 내가 왜 못풀지 하고 당황스러웠습니다.
생각이 안 나는 거예요.
이게 무슨 느낌인지 아시겠죠?
문제를 푼 것은 내가 아니라
강사님이 풀었던 것이고
난 그걸 그저 구경만 했던 거고
더군다나 전 나중에 그 문제들을 가지고 복습도 안 했습니다.
그래서 사실 그 강사님은
그때 수업을 듣던 학생들에게 무슨 말을 해주셨어야 했냐면
이렇게 문제들을 내가 잘 풀 수 있는 건
"내가 수학 개념과 원리들을 깊이 이해하고 있고
응용연습을 많이 했기 때문이야.
내가 이렇게 문제들을 잘 푼다고 해서
그리고 너희들이 이걸 어느 정도 이해한다고해서
너희들이 이걸 풀 수 있는 건 아니거든
그래서 너희들도 이 수업이 끝나고
이 모든 문제들을 스스로 풀어보고
어디서 막히는지를 체크하고
왜 막혔는지를 분석해서 너희들이 풀 수 있어야 하는 거야."
라고만 말씀해 주셨어도
제가 알아차리고 제 공부방법을 바꿨을 겁니다.
전 정말 고등학교 다닐 때
그 어떤 선생님도 저에게 복습을 해야 한다고
말씀해 주신 분이 한 분도 없었어요.
그런데 제가 선생님들을 탓할 수도 없는게
선생님들도 공부방법 잘 모르셨거든요.
자기들도 이론적으로 모르니까
아이들에게 가이드를 못해주는 겁니다.
그래서 지금 생각해 보면
나의 수학선생님이
생선님, 정승제 선생님이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정승제 선생님 강의 영상들을 유튜브를 통해서 보는데
가끔씩 생선님께서
공부를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십니다.
학습이론을 정식으로 배우신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론적으로 정교화된 표현으로 설명해주시진 않지만
자기만의 스타일로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를
잘 설명해주시거든요.
어떻게 공부를 해야 성적이 나온다는 매커니즘을
이해하고 있으시기 때문에
그걸 학생들에게 계속 이야기를 해주십니다.
그리고 공부법 프로그램으로 유명하신
스터디코드의 조남호 대표님
아마 들어보신 분들 많을 거예요.
이분이 고등학생이었을 때 일진 비슷한 거였죠.
그래서 일진 생활을 좀 하다가
오토바이를 타고 입원한 일진이
오토바이를 타다 연골이 박살나서 평생 장애인으로 살게 된 걸
보게 되셨대요.
그리고 자기 아버지가 한양대 출신인데
사업을 하시면서 평생동안
스카이 출신들에게 밀리고 무시당하면서 사셨던 한을 듣게 되었어요.
그래서 이분이 자기는 무시당하기 싫어서 공부를 해야겠다,
서울대를 가야겠다고 결심을 하게 되었죠.
같이 놀던 친구들에게 그런 결심을 말했더니
대부분 비웃더래요.
‘니가 무슨 서울대냐’고
‘서울대가 장난이냐’고.
그렇게 비웃던 친구들은 그래서 정리해 버리고
더 오기가 생겨 정말 공부 해야겠다고 마음을 굳혔는데
막상 그런 결심을 했지만
서울대가 무슨 애이름도 아니고
공부를 지금까지 제대로 해본 적도 없고
깜깜하고 막막하더래요.
그래서 이분이 아이디어를 떠올리신 것이
학교에서 가장 공부 잘하는
친구 하나를 포섭해서
4개월 동안 그 친구 공부하는 스타일을 분석했다고 해요.
그 친구에게 이야기하길
니가 하는 공부 방식을 자기한테 다 이야기 해달라고 부탁을 했대요.
그래서 4개월 동안 공부는 안 하고
공부하는 방법에 대해서만 연구를 했고
공부방법이 정립되고 나서부턴 그 방식대로 꾸준히 공부를 했죠.
하지만 모의고사 성적이 잘 나오진 않았고
효과가 있는 것처럼 보이진 않았지만
그 방식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에
수능 보기 전까지 자기 방식을 바꾸지 않고 공부를 지속했습니다.
그리고 수능 때
그야말로 역전 홈런을 쳐서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과에 합격을 하게 돼죠.
참고로 조남호 대표에게 자기 공부법을 전수해준 그 공부 잘하던 친구는
컨디션 관리에 실패해서
서울대 못가고 고려대에 갔다고 해요.
이런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조남호 대표가
스터디코드를 창업했고
서울대학생 3,000명 이상을 인터뷰해서 정립한
고등학교 공부법을 학생들에게 가르치시고 있죠.
저도 이 스터디코드 공부법을 다 봤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 스터디코드에 대한 리뷰를
제 예전 블로그에 올린 적이 있어요.
그랬더니 학생들이 저에게 스터디코드, 자기가 해도 괜찮겠냐고
엄청 물어보는 겁니다.
스터디코드 업체에 물어보는 게 아니고
저한테 물어보는 거죠.
업체와 관련이 없는 사람의 말에 우린 더 신뢰를 보이잖아요.
지금 생각해 보면 되게 신기한 일입니다.
제가 제 입으로 제가 하는 말이 맞는 거예요, 좋은 거예요, 올바른 거예요.
이렇게 아무리 말해봤자 사실 아무 소용이 없고
오히려 역효과가 나고
여러분들이 ‘임작가 강의 정말 괜찮아’ 하며
지인분들에게 말씀해주시는 게 훨씬 더 신뢰도가 높은 거예요.
그것은 사람들은 저를 모르지만
여러분은 알기 때문에
그리고 여러분을 신뢰하기 때문이죠.
신뢰하는 여러분이 추천해 주는 임작가를 신뢰하게 되는 겁니다.
그렇다고 해서 제가 뭐 변한 게 있겠습니까?
전 그냥 계속 임작가였을 뿐인데
사람들의 인식이 변하는 겁니다.
그래서 여러분이
이 사회가 조금 더 빨리 좋은 사회로 바뀌기를 바라신다면
임작가 강의를 추천해 주시는 게
간접적으로나마 사회적 활동에 참여하시게 되는 거지요.
가끔 제 강의를 보시고
자기만 알고 싶으시다는 분들도 많아요.
그 마음 충분히 이해합니다만
제가 이런 강의를 하더라도 다들 100퍼센트 잘 흡수하시는 게 아니에요.
아는 만큼 이해한다고
결국 자기가 가지고 있는 역량만큼 흡수하시는 것이고
그만큼 혜택을 보시는 것이지
제 강의를 본다고 무조건 잘 되는 건 아니기 때문이에요.
그것은 마치 여러분이
학창시절에 같은 선생님에게서 배웠지만
성적은 천차만별로 차이가 난 것과도 비슷한 맥락입니다.
뭐 이런 설명보다는
우리가 결국 다 같이 잘 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경쟁을 해야 할 때는
정식으로 공정하게 한번 해야 하겠지만
우리 사회가 전체적으로 더 밝은 사회가 되는 게
미래의 우리 아이들에게도 좋지 않겠어요?
자~ 이야기 좀 삼천포로 샜었는데
다시 스터디코드 이야기로 들어가자면
조남호 대표님은 서울대생들의 공부 방식 패턴을 찾아서
그걸 공부법으로 정리한 것이죠.
그리고 전 학습이론을 전공했습니다.
학습을 전공한 제가 스터디코드를 봤더니
그게 학습이론들에서 말하는 것과 거의 똑같다고 할 정도로 유사했어요.
이 말이 무슨 말이냐?
-첫째, 스터디코드가 학습이론에 매우 부합하므로
올바른 공부방식이라는 거
-둘째,
굳이 서울대생 3,000명 넘게 인터뷰하지 말고
그냥 학습이론으로 공부법을 정립해도 됐었다
사서 고생한 걸 수도 있다
그러나 사람들은 서울대라는 간판의 영향력에 쉽게 영향을 받는지라
마케팅용으로는 훌륭하다 정도로
전 정리를 했어요.
그리고 제가 얼마 전에
‘엄마표 학습 개론’이란 강좌를 만들었죠.
이건 ‘초등학생용 공부법’이라고 할 수 있어요.
역시나 학습이론에 바탕을 두고 있고요.
그래서 ‘스터디코드’와 ‘엄마표 학습개론’은
근본적으로는 비슷하다고 할 수 있어요.
‘스터디코드’는 고등학생용 공부법,
‘엄마표 학습개론’은 초등학생용 엄마용 공부법.
자~ 제가 왜 이렇게 공부법 이야기를 지금 하고 있을까요?
공부를 잘하려면 원칙대로 정석적으로 해야 하기 때문이에요.
정석적으로 하지 않으면 성적이 잘 나올 수가 없어요.
특히 상위권으로 올라갈수록
학생들은 시간 경쟁이 아니라 완성도의 경쟁을 해야 합니다.
공부시간 투자는 뭐 다들 대동소이 비슷하니까
경쟁에서 이기려면
나의 학습이 더욱 완전함에 가까워져야 하거든요.
그럼 그 완전함에 가깝게 해주는 게 뭐냐?
공부법, 학습법이라는 거죠.
참고로 ‘공부법’은 일반 대중이 쉽게 쓰는 말이고
학문적으로는‘ 학습법’이란 용어가 더 적합해요.
‘완전함에 다다르게 해주는 학습법’을 ‘완전학습’이라고 부르고
이는 이미 이론적으로 정립되어 있고
이 이론을 기반으로
제가 ‘엄마표 학습개론 강좌’를 만들었던 거예요.
따라서 부모님이 이런 강좌를 통해
완전학습을 배운다면
아이가 공부를 잘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거예요.
물론 부모님께서 완전학습 이론을 배우고 숙지하시는 거 쉬운 일 아니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이지만
아이가 공부를 잘할 수 있게 된다면
한번 시간을 투자해 볼 만한 일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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