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미국 교육부는
콜만보고서가 나온 이후로
가정환경 수준의 차이 때문에 하류층 아이들이
학업적인 측면에서 손해를 많이 본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러면 이제 교육부 차원에서 어떤 조치를 취해야 했겠죠.
교육적 불평등을 완화할 수 있는 어떤 정책을 시행해야만 했습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헤드스타트라는 교육 정책이었어요.
헤드스타트라는 영어 숙어는
남보다 일찍 시작해서 갖게 되는 유리함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숙어의 뜻처럼 헤드스타트 정책이란
하류층 아이들을 취학 전부터 미리 교육을 잘 시켜서,
중산층 아이들과 조금이나마 더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자는
콜만보고서의 결과를 십분 반영한 훌륭한 취지의 정책이었어요.
그래서 이 정책을 통해 취학 전 아이들을
교육센터에 모아서 교육을 시켰습니다.
이건 일종의 선행학습이었던 거예요.
미리 아이들에게 학교에서 배울 내용들을 먼저 접할 수 있게 해주어서
학교에 나중에 들어가게 되었을 때
뒤처지지 않도록 해주기 위함이었던 거예요.
이 프로그램을 계획했던 관계자들은
하류층 아이들의 불리함을
이 프로그램을 통해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습니다.
그러면 이 프로그램을 실행해보고 나서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요?
그 결과에 대해 간략히 말씀드리면
헤드스타트 프로그램을 통해 교육을 받은 아이들이
실제로 학교에 입학을 하게 되면
1학년 때엔 중산층 아이들과 비슷한 성취도를 보이다가
2학년 때부터 성취도가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해서
결국은 헤드스타트 프로그램을 한 것과 안 한 것의 차이가
전혀 나지 않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헤드스타트 프로그램이 결과적으로는
전혀 효과를 보지 못한 것이죠.
이건 마치 어떤 선수가 마라톤 경기를 하는데
아주 극초반에 조금 빨리 뛰다가
나중에 결국은 1위 그룹에게 확 뒤처지는 것과 똑같은 거예요
처음에 조금 빨리 뛰나 안 뛰나 상관없이
결국은 나중에 확 차이가 나버린다는 겁니다.
헤드스타트 프로그램은 그래서 실패했습니다.
왜 실패했을까요?
제가 약간의 시간을 드릴 테니까
이 프로그램이 왜 실패했는지 한번 생각해보세요.
이 프로그램이 실패한 이유는
아이들이 교육을 선행적으로 받았어도
집에 돌아가면 수준이 낮은 엄마 아빠가 살고 있기 때문이었어요.
아이들이 부모에게서 근본적으로 지원을 받지 못하면
헤드스타트 프로그램 정도로는
벌어지는 격차를 줄이는 일이 역부족이라는 겁니다.
아이들이 학교 가기 전에 학습적인 도움을 미리 주어도
가정환경에서 비롯한 격차를 뛰어넘을 수 없다는 거예요.
이건 마치 쐐기를 박는 것 같은 결과입니다.
부모가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으면
어떤 노력을 외부적으로 한들 아이들도 바뀔 수 없다는 것이죠.
한국평가원에서 2005년부터 2009년까지
수험생들의 수능성적을 분석해서
수능성적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변수를 다음과 같이 추출해 냈습니다.
첫 번째가 개인의 노력
두 번째 집안소득
세 번째 공부시간
네 번째 사교육
다섯 번째 부모학력
여섯 번째 출신학교였습니다.
그렇다면 제가 약간의 시간을 드릴 테니까 여러분이 한번 맞춰보세요.
이들 변인들 중에서 어떤 것이 수능성적에 가장 큰 영향을 준 변수였을까요?
답은 부모학력입니다.
지난 강의에서 서울대 합격생들 부모의 학력이 아버지가 83%
어머니 72%가 대졸 이상이라고 했었어요.
또 이전에 다루었던 번스타인의 어법이론에서
부모가 학문에 가까운 사람들일수록
그런 부모의 자녀들의 학업 성적이 좋다는 것도 확인 했었습니다.
학력이 좋다는 것은 결국
학문에 가깝다는 것을 뜻하겠죠?
아넷 라루의 연구에서도
아이들과 자유롭게 토론하면서 아이들에게 학업적으로도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는 부모는
중산층 부모들이라는 점도 확인했었어요.
그리고 이번 강의에서 콜만보고서의 결론이
아이들의 학업성취도와 상관관계가 있는 변인은
부모의 사회경제적인 상태라고 했었고
이를 마치 근거적으로 뒷받침하듯이 헤드스타트 프로그램이 실패했다고 했습니다.
부모 수준의 차이를 교육 프로그램 정도로 극복할 수 없다는 말입니다.
사회경제적인 상태가 높다는 것은
사회적인 지위가 높다는 개념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사회적인 지위가 높기 때문에 경제적인 상태도 좋은 거예요.
그린벨트가 풀려서 조상이 준 땅 값이 올라서 갑자기 부자가 된 그런 사람에게
사회경제적인 상태가 높다는 말을 하지 않아요.
그런 사람은 돈은 많겠지만 사회적인 지위가 높지 않기 때문입니다.
사회적인 지위는 공인받아야 하거든요.
돈은 로또에 당첨이 되어서 갑자기 생길 수도 있는 것이지만
사회적인 지위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사람들에게 적합하게 인정을 받아야
얻을 수 있는 것이 사회적 지위입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살펴본 연구 결과만으로도
꼭 집어서 자녀의 학업성적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변인을 지목할 수가 있습니다.
그게 뭐겠어요?
부모학력이라는 겁니다.
학력은 공인받는 것이거든요.
지금까지 살펴본 연구 결과들만으로도
부모학력이 높을수록 자녀의 학업성적이 높아진다는 결론을
무리 없이 내릴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 사실은 제가 이후에 하는 강의들에서도
여러 과학적인 연구들과 이론들을 통해 반복적으로 강조될 겁니다.
이런 사실이 이해되고 공감이 되면
이제 걱정되는 부모들이 많으실 거예요.
자신의 학력이 별로 좋지 않은 부모들이 걱정이 되시겠죠.
혹은 '내가 대학은 나왔는데 간판이 안 좋아' 라고 하시는 부모들도 걱정이 좀 될 거예요.
예를 들어 그런 분들은 이렇게 걱정 하실 수 있는 거예요.
여러가지 연구 결과들이
부모의 학력과 자녀의 학업성취도와의 높은 상관관계성을 지적하고 있는데
'학력이 그렇게 좋지 않은 내가
우리 아이를 학업 측면에서 잘 도와줄 수 있을까?'
'내가 대학은 졸업했지만
공부를 그렇게 잘한 건 아니었는데
우리 아이가 학업적인 실패를 경험하지 않도록
내가 과연 잘 리드해줄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들 수도 있으실 거예요.
그런 부모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와 함께 열심히 스마트하게 학습을 하셔서 변화를 하시면 되겠죠.
부모가 바뀌시면 돼요.
사람이 바뀐다는 것은
가치관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래서 원래 자신이 사용하던 방식을 정석적이고 과학적으로 검증된 방식으로 바꿔서 자녀교육을 하시면 됩니다.
예를 들어 지금까지 강의들에서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은 중산층 부모의 아이들의 학업 성적이 우수하다고 했으니
여러분도 그런 부모들이 나타내는 핵심적인 특징들을 잘 학습하시고 스스로에게 적용하셔서
더 올바른 방식으로 아이들을 교육하실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강의들에서 나온 적용점들도 꽤나 좋은 것들이 많았습니다.
마태효과를 잘 적용하셔서
아이는 1월에 꼭 낳으시고
아이들에게 열심히 노력하는 본이 되는 모습을 평소에 보여주시고
아이들의 자유 시간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셔서
사회적 성취에 유리한 특성들을 계발할 수 있도록 해주시고
아이와 대화할 때 생활용 언어보다는
정교화된 어법으로 대화를 하라고 했습니다.
부모가 이런 원칙들만 잘 지켜도
아이들에겐 사회적 성공을 이루어내는 면에서 무척 유리하게 되는 겁니다.
그리고 이런 원칙들을 지킬 수 있게 되는 근본적인 힘은
부모가 자녀교육에 대한 정석적인 원칙들을 잘 학습하는 것에서 나옵니다.
'아는 것이 힘이다' 라는 말이 있잖아요.
직설적으로 좀 더 강하게 말씀드리자면
부모가 멍청하면 아이가 오만가지 불리함 때문에 나중에 사회에서 개고생을 하는 것이고 부모가 똑똑하면 아이가 그만큼 유리함을 가지게 되는 겁니다.
여러분은 저와 함께
자녀교육에 대해 계속 잘 학습하셔서
절대로 여러분의 아이를 불리하지 않게 해주시고
오히려 유리함을 선물해줄 수 있는
스마트한 부모가 되시길 바래보면서
이번 내용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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