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간에는 우울증의 유형에 대해서 말씀드릴게요.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유형 2가지
멜랑콜리아형 우울증과 비정형 우울증에 대해서 알려드리겠습니다.
이 우울증 유형 2가지는
여러 우울증 유형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유형이에요.
이 두 가지 유형의 증상은 많은 우울증 환자분에게 해당합니다.
하지만 실제 임상 환경에서는
멜랑콜리아형 우울증이 아니라면 비정형 우울증
비정형 우울증이 아니라면 멜랑콜리아형 우울증으로 명확히 구분되기 보다는
일정 부분씩 혼재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대부분의 우울증 환자분께서는
이 두 가지 유형 중 오직 하나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멜랑콜리아형 우울증상의 일부와
비정형 우울증상의 일부를 함께 가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신과에서 이 둘을 구분 짓는 이유는
환자분께 현재 상태를 명확하게 알려드리기 위함과
둘 중 어떤 유형에 가까운지에 따라서
치료방법이나 예후에 다소 차이가 있기 때문이에요.
우선 멜랑콜리(Melancholy) 라는 말은
그리스어로 '검은 담즙'이라는 단어에서 유래된 것입니다.
그 시대의 사람들은 체내에 검은 담즙이 많아지면 우울증상이 생긴다고 보았거든요.
저는 어렸을 때 한 드라마에서
"나 오늘 너무 멜랑꼴리해~" 라는 대사를 통해서
'멜랑콜리' 라는 말을 처음 접했던 것 같습니다.
그 대사를 하는 배우의 감정 상태나 행동 양상으로 보아서
멜랑콜리(Melancholy)라는 것은
뭔가 상당히 불쾌하고 짜증나는 마음상태를
함축적으로 표현하는 단어라고 짐작했는데요.
정신과에서 사용하는 '멜랑콜리아' 라는 단어는
제가 어렸을 때 짐작했던 '멜랑콜리' 와는 사뭇 다른 것이더라고요.
실제로 전형적 멜랑콜리아형 우울증은
외부의 기분 좋은 자극에도
어떤 즐거운 감정반응이 거의 없는
마치 저 어둡고 깊은 심해와 같은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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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랑콜리아형 우울증의 특징은 다음과 같아요.
1. 일상생활에서 즐거움 또는 행복함 등의 긍정적 기분을 거의 느끼지 못합니다.
그 전에는 즐거운 기분을 주었던 일 또는 활동에서 더 이상 즐거운 마음이 들지 않아요.
심지어 그 전에는 재미있게 했던 취미활동에서도 더 이상 흥미나 즐거움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2. 식욕 저하와 체중 감소가 있습니다.
도무지 뭘 먹고 싶다는 마음이 들지 않아 실제 식사량에 저하가 있고
이는 체중 감소라는 결과로 이어져요
3. 불안, 초조하고 안절부절 못하거나 행동이 느려집니다.
이유는 모르겠으나 죄책감이 상당하고 당장이라도 큰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불안감이 들어요.
하지만 에너지와 행동력은 저하되어서
마음만 불안할 뿐
실제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무척이나 괴롭고 답답합니다.
4. 불면증이 생깁니다
잠이 잘 오지 않고 잠에 들어도 중간에 자주 깨며, 새벽에 잠자리에서 일찍 깨게 돼요.
여러가지 복잡한 생각과 불안한 마음에 입면과 수면유지 모두에 장애가 생깁니다.
5. 아침이나 오전에 증상이 더 심해집니다.
보통 눈을 떴을 때 제일 괴롭고
'오늘 하루를 또 어떻게 보내야 하나' 하는 걱정이 들어요.
멜랑콜리아형 우울증은 일반 우울증과 비교하여
특별한 외부적 요인이나 스트레스 요인 없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멜랑콜리아형 우울증은
자율신경계와 내분비기능 변화 등 생물학적 요인이 우세하게 작용하기 때문이에요.
기분을 조절하는 뇌의 전두엽 기능이 저하되어서
스스로를 통제하는 능력이 떨어지고
흥분에 관여하는 호르몬이 증가해서 충동성이 증가합니다.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피질 축의 이상 활동과
종양괴사인자, 알파 감소, 인터류킨-6 등 다양한 싸이토카인이 관여해서
우울증상이 발생해요.
한국인은 멜랑콜리아형 우울증에 걸리는 비율이 높은 편이고
자살률 또한 안타깝게도 다른 민족에 비해서 2배 이상 높은 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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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비정형 우울증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비정형 우울증의 특징은 다음과 같아요.
많은 부분에서 멜랑콜리아형 우울증과 반대의 증상을 나타냅니다.
1. 멜랑콜리아형 우울증이
일상생활 대부분에서 즐거움을 느끼지 못한다면
비정형 우울증은 일상생활 중에 즐거운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보거나
칭찬 또는 격려를 듣거나
어떤 즐거운 일이 있을 때 좋은 기분을 느낄 수 있어요.
2. 식욕 증가와 체중 증가가 있습니다.
외롭고 지친 마음을 먹는 것으로 달래게 되는데
그 정도가 심하여 식사량이 많아지고 심하게는 폭식 수준까지도 나타나요.
당연히 체중 증가라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3. 몸이 무겁고 기운이 없고 피로감이 상당합니다.
팔다리를 움직이는 것이 너무 힘들어서
마치 사지에 무거운 납덩이를 매단 것과 같은 느낌이 들어요.
어떤 행동을 하나 할 때마다 피로감이 상당하고 쉽게 지치게 됩니다.
4. 거절에 대한 과민성이 있습니다.
인간관계에서 거절 또는 비판에 예민해서
자신이 무시당하거나 비난받는다는 생각이 쉽게 들고
이 때문에 침울해지거나 분노가 생깁니다.
결국 시비나 언쟁이 생길 가능성이 크고
어쩌면 대인관계 자체를 회피하게 됩니다.
5. 수면 증가가 있습니다.
의욕이 없고 행동력이 저하되어서 잠을 오래 자게 되는데
잠을 오랜시간 잤다고 해서 개운해지지도 않고
깨어있는 것이 더 괴로워요.
6. 오후에 증상이 더 심해집니다.
아침이나 오전 시간에는
다른 사람들과 적당히 어울리기도 하고
즐거운 일에 적당히 좋은 기분을 느끼기도 하지만
저녁, 오후 시간이 되면 기분이 우울해지고 몸이 무거워져요.
비정형 우울증이 주의해야 할 것은
양극성장애 즉, 조울증과 관련이 높다는 것이에요.
아직 조증 또는 경조증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치료 없이 그 상태를 방치한다면
향후 수개월 또는 수년 사이에
조증이나 경조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하겠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비정형 우울증의 치료는
일반 우울증 및 멜랑콜리아형 우울증 치료와 다소 차이가 있어요.
일반 항우울제의 경우에
비정형 우울증의 증상을 악화시키거나
조증, 경조증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비정형 우울증은
멜랑콜리아형 우울증에 비해서 더 어린 나이에 잘 발생합니다.
주변에 이런 비정형 우울증상을 유발할 만한 스트레스 요인이 있다면
이를 견딜 수 있는 정도로 교정하거나
피할 수 있다면 피하는 것 또한 치료의 한 방법이 되겠어요.
하지만 자가치유의 방법으로
우울증상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정신과를 방문하는 것 또한 한 방법이 되겠습니다.
우울증은 적합한 치료가 동반된다면
매우 효과적으로 치료될 수 있는 질환으로
초기 완쾌율이 2개월 내에 70-80%에 이릅니다.
그리고 우울증은
절대 여러분의 마음이 약해서
혹은 의지가 부족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두셨으면 해요
우울증은
뇌 기능이 저하되고
뇌 건강이 나빠져서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우울증에 대해서 자책하거나 부끄럽게 생각하거나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어요.
얼른 좋은 치료를 받고 나아져서
다시 건강한 생활을 하시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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