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과학·북툰

[1분과학] 비가 안오는데 어떻게 물이 흐를까?

Buddhastudy 2025. 4. 10. 19:28

 

 

비는 한 방울도 오지 않았는데,

어떻게 계곡의 물은 계속 흐를까?

 

 

이 물은 어제 오늘 내린 비가 정화되어 온 물이 아니다.

그대가 지금 마시는 물컵에는

사라진 세계가 담겨 있다.

 

하늘에서 비가 내리면 땅은 스폰지처럼 빗물을 흡수한다.

모래, 자갈처럼 작은 입자들 사이에 있는 수많은 미세한 틈새와

바위 속의 작은 균열들이 연결되어

땅속에는 아주 거대한 미로 공간이 형성되어 있는데

물은 땅에 닿으면

이 미로 같은 공간을

중력과 압력의 힘으로 여행하기 시작한다.

 

이 여행은 수개월, 심지어 수십 년까지 걸리는데

인간이 만든 수로와 같은 경우

직선으로 뻗어 있어서 물은 짧은 거리를 이동하면 되지만

땅속의 미로는 길이 구불구불 무한하게 뻗어 있다 보니

복잡한 지하수층의 경우엔

물이 수백 년에 걸쳐 이동하기도 한다.

 

또한 울창한 숲의 나무뿌리와 낙엽층은

빗물을 천천히 흡수하고 오래 붙잡는 담요 역할을 해서

물이 곧바로 증발해 다시 하늘로 가거나

표면으로 흘러가 버리지 못하게 하고

대신 천천히 땅속 깊은 곳까지 흘러 들어가

지하 깊은 곳에 지하수층까지 도달해

이미 오래전부터 지하수층에 저장되어 있던 물을 밀어내며

그 지하수층을 밖으로 움직이게 만든다.

 

그리고 높은 산의 얼음은 서서히 녹으면서

계곡물을 꾸준히 채워주는

자연의 냉장고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게 바로 비가 오지 않아도 물이 흐르는 이유다.

 

이렇게 오랜 기간 자연의 미로를 통과하는 동안

, 모래, 자갈 같은 미세한 입자들이

커피 필터나 정수기 필터의 역할을 해

먼지와 불순물을 걸러주고

땅속의 미생물은 인간이 운영하는 하수처리장과 같이

오염 물질을 먹고 분해해 물을 한 번 더 정화하고

토양과 암석은 물속에 남아 있는 중금속, 화학 물질들을 흡착하여

무해한 형태로 변화시키며

마침내 우리가 마실 수 있는 깨끗한 물이 된다.

 

이렇게 나온 물을

동식물이 먹고 싸놓으면

햇빛은 다시 이 물을 수증기로 만들어 하늘로 올려보내고

물은 구름의 형태로 저 하늘 위에 떠 있다가

충분히 무거워지면

다시 비가 되어 땅속 미로를 무한히 여행하며

우리가 마실 수 있는 물이 된다.

 

물은 새로 만들어지지도 사라지지도 않고

이렇게 계속 순환한다.

 

수억 년 전의 세상은 이미 사라지고 없지만

물은 인간이 있기 전에도

심지어 공룡이 살던 시대에도

계속 지구를 순환하고 있었다.

 

사실 이게 너무 재미있는 사실이라 계산을 해보았는데

티라노사우루스 한 마리가 살면서 마셨던 물의 양

547,500L1억 년에 걸쳐 지구의 물의 균일하게 섞였으면

우리가 마시는 생수 500ml

그 티라노사우루스 한 마리가 마셨던 물이

0.0000000000000988ml 들어 있는 셈인데

이걸 분자의 개수로 환산하면 33억 개의 분자가 된다.

이게 바로 물 한 잔에 담긴 자연의 이야기다.

놀랍지 않은가?

 

...

 

그럼 저는 이만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