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과학] 우리가 데자뷰를 느끼는 이유!

심리학자 엔델 털빙은

“기억이란 우리 정신의 시간여행과 같다” 라고 말했다.

 

기억 속에 있는 경험과 추억을 떠올릴 때 우리는 마치 그 공간에 있는 것처럼 그때의 향기, 소리, 촉감을 기억하며 과거 속으로 시간 여행을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가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과거로 우리의 정신이 시간여행을 한다면 어떨까?

 

데자뷰!

‘이미 본’ 이라는 뜻의 프랑스어 데쟈뷰는

처음 경험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과거에 이미 똑같은 경험을 한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을 일컫는 말이다.

 

이 미스터리한 현상은 90%이상의 사람들이 살면서 한 번 이상 겪는 경험으로 성빈씨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의 궁금증을 자아냈고, 이 알 수 없는 경험을 설명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은 전생이론, 다중 우주론, 이원 세계론 등을 사용하여 설명하려 하기도 했으면,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은 시간이란 환상에 불과한 것으로, 우리가 이미 경험한 것과 미래에 경험할 것은 모두 우리 뇌 속에 이미 들어있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현대 학자들은 데쟈뷰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을까?

안타깝게도 데쟈뷰는 뇌의 화학작용으로 나타나는 것도 아니고

우리가 데쟈뷰를 왜 겪는지에 대한 이유도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데자뷰를 설명하는 흥미로운 이론이 몇 가지 있다.

 

1.

인간의 뇌는 컴퓨터와 달리 우리가 경험하는 것을 정확하게 머릿속에 저장하지 못한다.

대신 우리는 경험을 단축하여 저장해 두었다가 새로운 경험을 할 때 과거 저장해 놓은 정보와 새로 들어오는 정보를 끊임없이 비교하며 비슷한 경험이 있는지 판단한다.

 

그렇게 시각, 촉각, 후각 등으로 받아드린 새로운 정보들이 예전에 경험했던 것과 비슷하다고 판단되면 뇌에서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는 과거에 경험했던 비슷한 경험을 떠올린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새로 들어오는 정보가 이미 저장된 정보와 비슷하다고 판단되나 과거의 특정한 경험이 떠오르지 않을 때 데쟈뷰를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2.

또 다른 가설은 신경계의 오작동이다.

신경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때는 오감으로 받아드린 정보가 모두가 하나의 경험으로 하나로 인식되는데,

신경계의 오작동으로 이 중에 한두 가지의 감각이 늦게 도착돼 인식되면 우리는 늦게 들어온 자극을 느낄 때 데쟈뷰를 느낄 수 있다.

 

예를 들어 시각, 촉각, 미각, 청각이 한 가지 경험을 만들어 저장하는 동안 후각 정보가 뒤늦게 도착하면 ‘아, 이거 분명 예전에 경험했던 상황인데’ 라고 착각할 수 있고,

또는 좌안으로 들어오는 그림과 우안으로 들어오는 그림이 시간차를 두고 인식될 때에도 데쟈뷰를 느낄 수 있다.

사실은 현재 상황을 시간차에 의해 두 번 경험하고 있는 것인데도 말이다.

사실은 현재 상황을 시간차에 의해 두 번 경험하고 있는 것인데도 말이다. *.^

 

3.

아니면 측두엽과 해마의 불협화음이 데쟈뷰를 만들어낸 것일 수도 있다.

오감으로 받아드린 정보가 친숙한 정보인지 판단하는 측두엽이 현재의 정보들이 친숙하다고 판단하면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가 연관된 기억을 떠올리는 것이 정상적인 작용이지만, 이 두 부분에서 불협화음이 일어나 측두엽은 친숙한 경험이라고 하고

해마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하면

친숙한 느낌만 가득찬 상태로 데쟈뷰를 느낄 수도 있다.

 

4.

아니면 해마만의 문제일 수도 있다.

간질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발작이 일어나기 전 데쟈뷰를 자주 경험한다고 한다.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 근처에서 간질로 인해 신경 발작이 일어나면 지나친 전기 자극을 받은 해마가 현재 경험하고 있는 것을 마치 오래 전에 기억해 두었던 것처럼 착각할 수 있다.

 

실제로 뇌수술 도중 해마에 전기자극을 가해 인위적으로 데쟈뷰 현상을 발생시켰다는 사례도 있다.

이런 데쟈뷰를 병적으로 앓는 사람들도 있는데, 보통 우리가 경험하는 데쟈뷰는 지속시간이 30초를 넘어가지 않는 반면 데쟈뷰를 병적으로 앓는 사람들의 데쟈뷰는 지속시간이 아주 길다고 한다.

 

한 가지 웃픈 사실은 이 환자들 중엔 데쟈뷰를 연속적으로 경험하고도 꽤 오랜 기간 동아 병원을 찾지 않고 집에만 있는 환자들이 있는데, 그들이 병원을 찾지 않은 이유가 이미 예전에 병원에 찾아갔었던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5.

아니면 정말 단순하게 우리가 꿈에서든 사진에서든 영화에서든 어디에서든가 본 것인데 기억을 못해내는 것일 수도 있다.

이와 관련된 실험으로 실험 참가자들에게 여러 장소의 사진을 보여준 뒤,

‘어떤 사진 속의 장소가 가장 친숙한가’ 라고 물어봤는데, 그들이 고른 대부분의 사진들이 실험 시작 전 피실험자들이 의식하지 못할 정도로 빠르게 모니터에 비춰준 사진들이었다고 한다.

 

이 밖에도 데쟈뷰를 설명하는 가설은 수십 가지가 있는데, 과학에서 한 가지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이렇게 많은 이론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아직 잘 모르겠다 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