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3)

법륜스님의 즉문즉설_ 1948. 막상 결혼하려니 불안합니다

Buddhastudy 2023. 10. 4. 20:04

 

 

서른 중반이고요 만나고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막상 결혼과 관련된 일들이 실제로 하나둘씩 진행이 되다 보니 지금은 뭔지 모를 불안감이 생겨서

결혼을 하고 나면 또 제가 원하는 인생이 아니라

좋은 남편 좋은 아들 좋은 사위가 되기 위해서 또 나를 희생하는 삶을 살지 않을까

이런 걱정도 있고요.

또 한 사람이랑 평생을 잘 살 수 있을까 이런 두려움도..//

 

 

 

그럼 이 사람하고 당분간 좀 안 만나보세요, 그런 게 두려우면.

당분간 좀 안 만나보니까 처음에는 좀 섭섭하고 아쉽더니

한 달 두 달 지나니까 별문제가 없네.

이렇게 되면

그다음에 만나기만 하고 결혼 안 해도 된다, 이래 볼 수 있고

 

안 만나고 지내보니까

이게 너무 사는 재미가 없고, 허전하고, 좀 답답하다.

이렇게 되면 결혼을 그냥 하면 돼요.

 

결혼해서 뭐 자기 하는 만큼 하면 되지

하는 만큼 남편 노릇하고, 하는 만큼 사위 노릇하고, 하는 만큼 아들 노릇하는 거고

그걸 어떻게 다 잘해?

다 잘해야 된다이게 자기 강박 관념이지.

 

하는 만큼 하고, 도저히 못하겠으면

옛날에는 죽으나 사나 해야 되지만

요즘은 도저히 못하겠으면 안 해도 되잖아요.

약속을 깨도 된다이 말이예요.

 

내가 볼 때는

그런 고민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얘기다.

그게 뭐 나쁜 것도 아니고, 그런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그러나 자기 현재는

결혼 안 하고 헤어지면 후회가 더 클 거냐, 이런 사람 놓쳐서

 

안 그러면 결혼해서 후회하는 게 더 낫겠냐

이게 묶여서 평생 이렇게 갇혀서 살아야 되나,

이게 더 후회가 클 거냐

어느 쪽일 것 같아요?

 

...

 

그럼 하면 되잖아.

다 불확실해. 인생이라는 거는.

지금 좋은 게 나중에 나쁠 수도 있고

지금 별로였는데 나중에 지나놓고 보면 좋을 수도 있으니까

자유로운 상태이긴 하지만은

뭐 어떤 건 좋고 어떤 건 나쁘다 이런 건 없어.

그냥 지금 고민한다는 것은

양쪽이 다 좀 비슷비슷하다 이런 얘기예요.

 

잡으려니까 내가 좀 속박받을 것 같고

놓아버리려니까 내가 좀 외롭고 허전할 것 같다, 아까울 것 같다

이런 차이가 비슷비슷하니까 지금 이렇게 묻고 고민하는 거예요.

 

잡아야 되겠다이게 세면 나한테 물었겠어요?

결혼 청첩장을 보냈으면 보냈지

아니다싶었으면 나한테 이걸 묻겠어요?

자기가 뭐 적절하게 지나다가 말았겠지.

 

벌써 묻는다 하는 거는

양쪽이 비슷비슷하다는 거를 말하고 있다.

 

그 중에 어느 게 좀 나을까? 이렇게 생각하는데

비슷비슷하기 때문에 어느 쪽을 해도 자기 같으면 후회를 해요.

결혼을 하게 되면 속박에 후회를 하고

결혼을 안 하게 되면 놓친 것에 후회를 하게 돼 있어요.

그래서 괴로움은 필연적으로 따른다.

어느 쪽을 선택을 해도.

 

그러니까 하는 방식은 두 가지예요.

어느 쪽을 하고 어느 쪽을 포기한다, 이렇게.

 

결혼을 하고

자꾸 나 혼자 어떻게 좀 자유롭게 이런 생각을 말고

같이 자유롭게 사는 쪽을 선택하면 되죠.

 

좋은 남편이 되는 거는 결혼하면 필연적이에요.

근데 좋은 사위하고 좋은 아들은 포기를 하면 돼.

그건 결혼의 핵심은 아니에요.

 

결혼하면 이미 독립된 가정이기 때문에

그 문제를 놓아야 좋은 남편이 될 수 있지

세 가지를 다 하려고 그러면 좋은 남편 되기가 어려워.

 

그건 하는 데까지, 그냥 하는 데까지 한다,이렇게 생각해야지

할 수 있는 만큼만 한다, 이렇게 생각해야지

그걸 전제로 하면 결혼할 자세가 좀 덜 됐다.

 

결혼해서 하나의 독립된 가정을 꾸리면

다시 말하면

어떤 회사에 있다가 나가서 새로운 회사를 만들었다, 그러면

자기 회사 경영을 우선적으로 하고

여력이 되면 전 회사에 대해서 지원도 하고 이래야지

회사에서 나가 새로운 회사를 창립해 놓고 전 회사 걱정을 맨날 하고 있고

그러면 자기 회사 망하지.

 

그러니까 그런 거는 결혼관이 뚜렷지 않다.

자기가 부모 밑에 있을 때는

부모라고 하는 가족의 일원이었고

결혼하게 되면 자기는 독립해서 새로운 가족의 일원이고

그 부모는 과거에 내가 거기에 멤버로 있었던 곳이다.

이런 관점을 가져야 결혼 생활이 그래도 원만해진다,

이렇게 볼 수 있어요.

 

좋은 아들 소리 듣는 거는

결혼 생활에서 별로 그리 중요한 거 아니에요.

결혼이라는 것은

좋은 아내, 좋은 남편이 되는 게 결혼이지

좋은 아들 소리 들으려면 결혼을 안 해야지.

 

...

 

그러니까 결혼을 안 해도 괜찮고.

저도 결혼 안 하고 잘 살잖아요.

옛날에, 지금부터 50년 전에는 결혼 안 하는 것이 극히 드물었잖아, 그렇죠?

그때부터도 결혼 안 하고 지금까지 잘 살잖아요.

그런데 지금 시대는 결혼 안 한 사람이 굉장히 많은 사회 아니에요?

그런데 지금 결혼 안 하는 게 뭐 큰 대수라고.

 

두 번째, 요즘은 결혼하고도 애들 안 낳겠다고 서로 얘기하고

결혼하는 경우도 많다는 거 알아요?

 

그러니까 그게 문제가 되면 결혼을 안 하든지

결혼하는데 애는 안 낳든지

또 뭐 애를 낳아서 키우든지

 

애를 안 낳았을 때는 애 키우는 게 힘들지 않겠나 싶은데

애를 낳으면 또 생각이 바뀌어요, 그게.

왜 그러냐 하면

다람쥐나 토끼나 여기도 다 애 낳아 키우잖아요.

근데 그 다람쥐가 무슨 힘이 있다고, 무슨 뭐 재주가 있다고, 재능이 있다고, 원이 있다고

애를 낳아서 그렇게 잘 키우겠어요.

 

낳으면 그거는 키우는 유전자적인 생명의 원리로서

자녀를 보호하려고 하는 그런 본능이 일어나는 거예요.

왜 그러냐 하면 그래야 종이 유지될 거 아니에요.

그런 본능이 없으면 어떻게 일어나겠어요.

 

그러면 사람이 결혼하고도 애를 안 낳겠다. 이렇게 하는 건

안 낳았을 때는 그게 가능해요.

그런데 낳으면 생각이 바뀌어요.

그래서 그걸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거예요.

 

안 낳으면 자기 생각대로

안 낳았으면 좋겠다, 부담이 된다.

괜찮아요, 그거 다 여러분들 청년들이 결혼할 때 부담이 된다.

그거 괜찮다는 거예요.

그걸 나무라면 안 돼요.

 

근데 낳으면 생각이 바뀐다, 이 말이에요.

애를 낳아놓고도 생각이 안 바뀌어 갖다 버린다.

그러면 그건 정신적으로 자연생태적인 그 원리에서 벗어나는 일종의 병자에 들어간다.

이렇게 볼 수 있죠.

병적인, 그러니까 머리가 약간 이상해진 그런 케이스예요.

뭐 좀 이상하면 어때? 이래도 되지만은

어쨌든 자연스럽지는 않은 케이스다.

 

그러니까 여성들이 아기를 안 낳겠다.

그럼 없을 때 안 낳겠다는 거는 아무 이상한 게 아니에요.

아기가 없는데 아기를 안 키우겠다, 이런 건 당연한 거지.

근데 애기를 딱 낳으면

신체에서 아기 먹을 젖이 나온다든지

이게 다 바뀌게 돼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이 자연 생태계가 유지되는 거 아니에요.

 

그래서 낳아서 안 키우는 거는

자연의 원리에도 어긋나기 때문에

그거는 죄가 된다이렇게 말하지.

안 낳은 게 죄가 되는 거는 아니다, 이 말이에요.

 

그래서 그건 안 낳아도 되고

낳으면 또 저절로 사람 마음이 바뀌기 때문에

그것도 별로 걱정할 필요가 없지 않나, 이렇게 생각을 해요.

 

근데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말하거든요.

자기도 스님이 되고 싶은데

이 세상 사람이 다 스님이 돼버리면

이 세상에 인간이 그러면 다 멸종할 거 아닙니까?”

 

그 말은 혼자서 생각하니 그런 논리가 나오는데

그건 중 되기 싫다’, 이 말이거든.

스님 되기 싫다는 게 그렇게 표현이 되는 거예요.

 

근데 스님이 돼보고도 그 생각이 들면 괜찮은데

그건 스님이 되기 전에 그런 생각이 들지

스님이 되면

이 세상 사람 다 스님 되는 일은 생겨나지 않습니다.

나 혼자 그런 걱정을 그냥 혼자서 하는 거지.

 

그러니까 우리는 일어나지도 않는 일을

혼자서 그냥 이러쿵저러쿵 자꾸 생각하는 거거든요.

 

결혼하지 않는 것은 자유다.

결혼하는 것도 자유다.

근데 결혼하고 자식을 안 낳는 것도 자유다.

 

근데 자식을 낳아놓고 안 키우는 것도 자유다.

이러면 안 된다는 거예요.

내 자유가 아이들의 자유를 권리를 침해하는 게 되기 때문에.

 

내가 누구를 좋아하는 건 자유인데

그 사람에게는 싫어할 자유가 있다는 거예요.

내가 좋아하기 때문에 난 무조건 널 안을 거야.

이건 아니라는 거예요.

그게 상대가 싫어하면 상대의 자유를 침해하기 때문에.

 

내가 뭐를 하고 싶은 건 자유지만은

그걸 꼭 해야 되는 건 아니라는 거예요.

? 그건 상대가 거부하면 할 수가 없기 때문에.

 

그래서 자기가 어릴 때 부모님으로 인해서 가정 형편이 어려워서

내가 다 자립해서 살았다,

그건 좋은 일이에요.

그래서 자기가 자립심이 생긴 거예요.

 

그런데 부모가 해줌으로 해서 많은 젊은이들이

성인이 됐는데도 자립을 못 하잖아요.

그러니까 자기는 부모에게 감사해야 되지

그건 원망해야 할 일이 아니다.

 

그래서 저는 부모를 원망하지 않잖아요.

부모가 학교를 안 다녔기 때문에

내가 무엇이 되는 거에 대해서 간섭을 안 했고

부모가 가난했기 때문에 내가 어릴 때부터 이렇게 자생력을 갖게 된 거예요.

돌이켜 보면 얼마나 감사한 일인데.

 

아마 요즘 같은 부모를 만났다 그러면

저는 저 인생을 살기가 매우 어려웠을 거예요.

이렇게 살아가기가.

 

그러니까 그것은 하나도 원망할 일도 아니고

자기가 뭘 하고 싶은 건 자유지만은

그걸 못 해봤기 때문에 해보고 싶다,

그건 좀 잘못된 거다.

 

청소년 시기에 사람들은 성적 욕구가 있는데

그걸 못 해봤다고 성인이 돼서 그걸 마음대로 하고 하겠다,

이러면 안 되잖아요.

 

청소년 시기에 자기가 뭐 먹고 싶은 거 못 먹어봤다고 그걸 마음껏 먹겠다.

그런 식으로 하면

몸을 생각해서 먹어야지

그 옛날에 못 먹은 욕구 불만으로 먹는다, 그러면

비만이 생기든지 몸에 해롭든지, 이런 일이 생기게 되겠죠.

 

그러니까 그런 것은 자기가

아까 그 조금 전에 질문자가

어릴 때 부모로부터 제대로 보호 못 받았던 것이

지금까지 상처로 돼 있잖아요.

근데 거기에 계속 그 문제에 사로잡히면

어른이 됐는데도 어린애티를 못 벗어나잖아요.

 

그런 것처럼 자기도 어릴 때 자기 욕구 불만이 좀 있었다고

그거를 계속 이렇게, 그 욕구 불만을 가지고 있으면

그건 앞으로 인생의 장애가 된다.

그게 트라우마가 됐다, 이렇게 볼 수 있어요.

 

그러니까 지금 내가 뭐 하고 싶은가? 뭘 해야 되는가?

이런 걸 중요시해야지

어릴 때 못 해본 거를 꼭 해보겠다

그러면 지금 해보면 되잖아요. 결혼하지 말고.

결혼을 조금 미루고 하나씩 하나씩 해보세요.

 

말 타고 싶었다. 그러면 내일은 말 타고

스케이트 타고 싶었다 하면 모레는 스케이트 타고

배 타고 싶었다 하면 그다음 날 배 타고, 이렇게 해보세요.

 

근데 그거 뭐 한두 개 해보는 거는 괜찮아요.

그거 뭐 그 욕구가 한 번 하면서 없어지는 거면 하는 게 괜찮고

그러니까 하면 할수록 더 꺼달린다, 습관이 든다, 중독이 된다 그러면

그건 위험하다. 멈춰야 된다.

이렇게 말할 수 있어요.

 

어머니 아버지가 둘이 화목하게 살았어요. 조금 갈등이 많았어요?

 

그것이 이제 자기도 모르게 무의식 세계에서

결혼에 대한 두려움을 가져오는 거예요, 나도 모르게.

 

혹시 결혼 생활 어렵지 않을까

그것 때문에 힘들지 않을까이런.

 

부모님들이 어렵게 사는 걸 아이들이 보면

그 어릴 때 그런 약간의 상처들이 생기거든요.

그래서 막상 결혼 딱 하려 그러면

무의식적으로 그것이 자꾸 영상, 생각을 만들거든요.

 

그래서 그런 생각하지 말고

좋은 사람이거든 일단 먼저 결혼을 해보고

나중에 도저히 안 되겠거든 죄송하다 그러고 사과하고 관둬도 되니까, 요즘 세상은.

 

결혼을 뭐 장난으로 하라 이런 뜻이 아니라

먼저 내가 볼 때는 해도 괜찮겠다.

자녀 때문에 문제가 있다면

 

자녀를 왜 꼭 나 닮은 사람을 낳아야 됩니까?

입양을 해도 되고 얼마든지

문제는 없으니까.

 

그리고 또 결혼해서 뭐 요즘 다 40 넘어서 애 낳아도 돼요.

그러니까 아직 30대 중반이면 결혼해서 1~2년 이렇게 우선 신혼을 한번 즐겨보고

그러다 애가 생기면 어떡해요?

애가 생기면 자동적으로 애를 귀여워하는 마음이 생깁니다.

그건 지금 없을 때 하고 생각이 틀려요.

그게 생태적인 원리이기 때문에.

 

스님이 안 해보고 어떻게 아나?’ 그러는데

그게 그런 우리의 생태적인 작용이 없으면

종이 유지되지 않기 때문에 그래요.

 

그럼 그렇게 안 되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약간 돌연변이거나 이상에 속한다, 이렇게 이해하시면 돼요.

즉 다수는 그렇게 된다, 이렇게 이해하시면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