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3)

[법륜스님의 세상보기] 불안하고 화 나는 현 정부의 대외정책, 어떻게 봐야 할까요?

Buddhastudy 2023. 10. 12. 19:56

 

 

 

현 정부가 북한에 강경한 태도를 보이며

한편으로 전쟁을 부추기는 것 같아서 걱정입니다.

반면 일본에 대해서는 굴욕외교로 일관하는 것 같아 분노를 느낍니다.

현 정부의 대외정책을 어떤 관점에서 보아야 할까요? //

 

 

--민족 우선인가, 가치 우선인가

 

현재 우리 정부는

남북관계를 개선해서

국가발전의 비전을 제시하는 관점이 아니고

(북한은) 같은 민족이지만 우리와 가치관이 너무 다르고

일본은 민족도 다르고 과거사에 많은 문제가 있지만

현시점에서 보면 (우리와) 어떤 가치관이 같다고

가치 동맹이란 말을 쓰잖아요.

 

미국과 일본, 한국은 어떤 가치 지향이 같기 때문에

너무 과거와 민족에 연연하지 말고

현재 가치를 함께하는 사람끼리

협력을 강화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

미국이 지금까지 주장했던 거예요.

 

미국은 민족국가가 아니고 이민국가잖아요.

미국의 입장에서 볼 때

한국과 일본은

자본주의, 자유민주주의로 가치관이 같은데

옛날얘기를 가지고 계속 티격태격하느냐?

미국이 골치 아프다 이거예요.

 

한국과 일본만 협력을 하면

한미일 한꺼번에 딱 회의하면 되는데

한국과 일본이 티격태격하니까

미국과 한국 따로 해야 되고

미국과 일본 따로 해야 돼요.

 

그래서 이명박 정부 때부터 지난 10년 동안

미국의 줄기찬 요구는

과거사 너무 따지지 말고

한일 간의 협력을 강화하라는 것과

중국의 부상에 따른 군사적인 협력도 강화하라는 거였어요.

 

 

--가치 동맹으로 기울어진 대외정책

 

지금, 이 정부는 그런 미국의 요구를

미국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적극적으로 수용해서

한일 간의 현재의 갈등을 별로 문제 삼지 않고 그걸 뛰어넘어서

한일 관계를 획기적으로 풀어서

경제협력을 하고, 안보 협력을 해서

한미일 경제협력은 물론 한미일 군사협력까지 한다.

이것이 대한민국의 미래 발전에 오히려 훨씬 더 유리하다.

이거 누구도 못 했는데 결단을 내려서 했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독선적으로 결정했다고 비판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에

자기들은 영웅적으로 결단을 내려서

과거에 얽매여 한 발도 못 나가는 이 난제를 뛰어넘어서 했다고

평가하고 있는 거예요.

 

이렇게 서로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아무리 질문자가 분노한다 해도

이 문제는 현재 막을 수가 없는 거예요.

가치동맹이라는 관점을 가지고

국정을 운영하기 때문에.

 

우리는 민족적 가치와 균형 외교를 중요시하는 관점을 갖고 있다면

여기는 가치동맹이라는 관점을 가지고 있다는 거예요.

 

 

--통일에 대한 현 정부의 관점

 

저는 그것이 무조건 틀렸다고 얘기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어떤 지정학적 위상에서 볼 때

그것이 성공할 확률보다는 실패할 확률이 더 높지 않겠느냐

이렇게 보는 것과

지금 정책은 북한과 협력하고 달래가면서 통일한다는 생각을

안하는 거예요.

북한이 싫다면 통일 안 하겠다는 거예요.

"그냥 대한민국으로 가겠다."

그다음에 "북한이 하나 도발하면

다 하나도 안 빠지고 맞대응하겠다."

 

그러니까 북한정부 붕괴에 기반한 통일을 하면 했지

북한과 협력해서 통일할 생각을 안 하는 거예요.

대화해봤자 아무런 도움이 안 되고

압박해서 굴복을 시키거나 붕괴되든지

안 그러면 아예 담쌓고 살겠다는 거예요.

그래서 통일부에도 교류 협력이니 뭐니

이런 거 다 필요 없다는 관점을 가지고 있는 거예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접근법

 

이번에 우리가 정전 70주년 종교인 평화 선언을 할 때

'북미간의 관계 개선을 통한 핵동결'이라는 카드로

우리가 이 문제를 한번

미국을 설득해 보고 일본을 설득해 보자는

구상을 가지고

되고 안 되고에 관계없이

지금까지 했던 다른 방식은 더 이상 안 되니까

더 크게 접근을 해보자(고 제안했던 거예요)

 

옛날에 보수 세력은

북미 수교를 핵 폐기의 마지막 단계로 설정했어요.

그러나 우리는 그걸 (앞단계로) 잡아당긴 거예요.

30년 전에 한중 수교, 한러 수교할 때

북미 수교, 북일 수교는 못 했어요.

 

지금 오히려 북한을 정상 국가로 전환해야

북한에 대한 핵 동결을 할 수 있고

나아가서 미래에는 핵 폐기도 할 가능성이 있다.

핵 폐기가 된다는 게 아니라.

 

이런 큰 틀을 가지고 우리가 살펴봐야 하지 않겠느냐.

 

 

--평화를 위한 새로운 시도들이 필요할 때

 

또 우리는 지금까지 통일을 염원해 왔지만

지금, 이 국제 정세와 북한의 핵무기 개발

그리고 한미일 군사동맹 속에서

한반도의 평화를 유지하려면

당분간 통일보다는 2개의 국가론을

어느 정도 잠정적으로 받아들이고

평화를 우선시하는 관점에서 이 문제를 바라봐야 할까.

 

우리도 지금까지 해온 운동에 대해서

변화된 상황을 반영해서

일의 순서를 바꾸거나 강조점을 바꾸는 작업을 해야 하지 않을까.

 

그런 데서 상대편만 나무라지 말고

우리의 한계와 부족도 점검해서 재정비하는

이런 관점을 좀 가졌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