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3)

법륜스님의 하루_ 동남아 순방의 가장 큰 성과가 무엇인가요?(2023.07.13.)

Buddhastudy 2023. 10. 24. 19:39

 

 

이번 동남아 순방을 통해 가장 큰 성과가 있다면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나요?

앞으로 동남아 국가들과 지속적으로 교류할 계획을 갖고 있다면

어떤 구상을 하고 있나요?//

 

 

이번에는 어떤 성과를 내기 위해 방문을 한 것이 아닙니다.

그동안 INEB 정토회 견학 프로그램을 다녀갔던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알아보려고 간 겁니다.

굳이 성과를 말한다면 세 가지를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첫째, INEB 정토회 견학 프로그램을 다녀갔던 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하며,

어떤 조건에서 무슨 활동을 하고 있는지 자세히 알게 되었다는 겁니다.

그 결과 앞으로 맞춤형 지원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 가장 큰 성과인 것 같아요.

왜냐하면 각 나라와 단체마다 처한 조건과 형편이 다르기 때문에

그에 맞게 지원하고 협력하는 것이 필요하거든요.

이번 방문을 통해 앞으로는 맞춤형으로 협력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둘째, 한국에 있는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지원이

많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지원을

단순히 어려운 사람들을 지원하자는 구호적 차원에서 접근했다면

이번 방문을 통해 관점이 많이 달라졌어요.

 

동남아에 실천 불교를 확산하기 위해서는

한국에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되었죠.

외국인 노동자들이 한국에서는 그냥 노동자에 불과하지만

자신이 살던 나라로 돌아가면 2층 집을 짓고 사는 그 지역의 유지로 살아갑니다.

만약 그들이 실천 불교에 대해 호감을 갖게 되면

그 지역에서 굉장한 역할을 할 수가 있다는 거죠.

특히 한국에서 노동자로 일할 때 어려운 생활을 하게 되는데

대부분 기독교의 지원을 많이 받고 있고, 자국 불교에서도 거의 지원을 못 받습니다.

만약 한국 불교가 이들을 지원해 준다면 그들이 많은 역할을 해줄 수가 있다는 겁니다.

 

 

셋째, 그동안 동남아는 물질적인 지원만 생각했었는데

불교 사상 교육, 여성 교육, 사회 실천에 대한 공유가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점을 새로 알게 되었습니다.

 

동남아에서는 아직도 사회적 실천과 불교가 별개로 존재합니다.

그들이 알고 있는 불교는 그냥 복을 비는 불교예요.

사회적 실천이 불교와 연결이 안 되니까 지속성이 없습니다.

 

그래서 동남아 사람들에게도 부처님의 일생과 불교의 근본 가르침에 대해 새롭게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는 일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예전에는 남방 불교의 사상을 존중한다고

교리에 대해서는 대화를 나누지 않았습니다.

서로 다른 모양을 인정하자고 생각했는데

앞으로는 무엇이 부처님의 올바른 가르침인지

조금 더 깊이 있는 대화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교리에는 지식만 있지 인격이 없습니다.

부처님의 일생에는 인격이 있기 때문에

두 가지를 함께 이해해야 불교를 기반으로 한 사회 실천이 나올 수 있습니다.

특히 여성, 청년들을 중심으로 이런 교육이 이뤄진다면

아래로부터의 변화가 시작될 수 있을 겁니다.

 

무엇보다 불교가 중심인 동남아 국가들을

한국 불교가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도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튀르키예와 시리아에 갔을 때는

예전과 달리 한국 불교 구호 단체들의 활동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불교계 내에 이런 단체가 더 늘어나고 규모도 확대되면 좋을 것 같아요.

 

동남아 불교 국가의 어려운 지역을 도울 때는

서양이나 기독교 단체보다는

한국 불교인들이 돕는 것이 훨씬 좋지 않을까요?

 

한국에 있는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지원도

JTS가 안산에 세운 다문화센터만으로는 역부족입니다.

대형 사찰과 주요 종단, 여러 불교 단체들이 합심해서

다문화 가정에 대한 지원을 늘려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