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의학

[이재성 박사의 식탁보감] 레드와인이 심장질환 예방에 좋다는 말의 해석

Buddhastudy 2020. 4. 30. 20:13


포도주를 마치 약 먹듯이 마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레드와인이 심장 혈관질환 예방에 좋다는 말을 듣고서 말입니다.

정말 와인이 그럴까요?

 

, ‘프렌치 패러독스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이 와인 업계에 날개를 달아주었죠.

 

1991년에 프랑스의 학자 세르쥬 르노라는 분이

미국 텔레비전에 출연해서

프렌치 패러독스라는 말을 처음 사용했다고 합니다.

 

패러독스(paradox), 역설이라는 뜻이죠.

프랑스 사람들이 다른 서구사람들보다 육식을 더 즐기는데

심장 혈관질환은 오히려 적게 생긴다.

이게 참 역설적이다.

그래서 이걸 프렌치 패러독스라고 한 겁니다.

 

르노 교수는 그 이유를 와인에서 찾았습니다.

프랑스 사람들은 다른 서구인들에 비해서 심장혈관 발병율이 낮다.

근데 프랑스 사람들은 와인을 규칙적으로 마신다.

그러므로 와인이 심장병을 예방하는 것 같다.

 

어째, 이 논리가 그럴듯하게 들리십니까?

 

여러분, 와인 하면 보르도 와인이 딱 떠오르죠?

프랑스의 대표적인 와인 생산지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 르노 교수님은 보르도 출신이고요,

보르도 대학의 교수였습니다.

 

어쩌면 프랑스와인 산업이 위기에 처했을 때

이 와인 산업을 부흥시키고, 프랑스의 국익을 도모해야 하는 상황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서민 교수가 세바시에서

과학연구의 허와 실이라는 강연을 했었어요.

거기서 본 내용인데요,

 

1990년 경에 프랑스의 와인 산업이 어려워지면서

재고가 6억 병이나 생겼었대요.

그래서 와인 생산하는 농가들이 시위도 자주 하고

심지어 경쟁자였던 이태리 와인 파는 가게를요,

파괴하기까지 했다고 합니다.

 

, 그런 상황에서 르노 교수가 말한 프렌치 패러독스라는 멋진 설명

이게 프랑스 와인산업에 얼마나 큰 날개를 다아준 거겠습니까.

 

와인을 옹호하는 학자들은요,

와인에 레스베라트롤이라는 폴리페놀 성분이 항산화작용이 있고

그것이 심장혈관질환을 예방한다고 설명합니다.

 

학계에서 뭔가 과학적으로 레스베라트롤 성분까지 언급하면서 와인을 찬양해주니

와인 업계는 만세를 불렀을 겁니다.

, 술이 건강에 좋다고 하니까 말입니다.

 

그런데요, 와인이 심장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말은

그저 가설일 뿐입니다.

정말 그런지 아닌지에 대해서 학계에서 논란이 있어요.

 

미국 존스 홉킨스 의과대학의 리처드 셈바 교수 연구팀이요

20145월에 자마라는 권위있는 학술지에

레스베라트롤에 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가 있습니다.

 

이 연구는 1998년부터 2009년까지 11년간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와인 산지인 투스카니 지역에 살던

주민 8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였습니다.

 

와인을 자주 마시는 이 지역 사람들의 소변에서요

레스베라트롤 수치를 측정하고 이 수치와 암, 심장병,

그리고 수명과의 연관성을 조사한 거죠.

 

그런데 연구의 결론은

와인의 레스베라트롤은 효과가 입증되지 않는다였습니다.

, “와인이 심장혈관 질환을 예방한다는 그 프렌치 패러독스는 증명되지 않았다이겁니다.

 

아유, 저는 이거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해요.

잘 확인해주셨습니다.

 

미국심장협회 역시도

와인이 심장병을 예방한다는 것은 증명된 바가 없다고 천명했습니다.

 

물론 포도에 들어있는 레스베라트롤 성분은 좋은 것일 수 있죠.

그러나 포도가 술이 된 와인에는

그 좋은 것을 잡아먹고도 남는 나쁜 것이 들어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됩니다.

 

알코올이죠.

알콜은 레스베라트롤의 유익함을 잡아먹을 정도로 해롭습니다.

 

, 만약에 비타민 C를 소주에 타먹는다고 쳐봐요.

, 비타민 C 좋은 거야 세상이 다 알지만

그걸 소주에 타 먹으면 그게 약입니까, 독입니까?

그걸 먹는 게 좋겠어요? 차라리 안 먹는 게 좋겠어요?

 

건강을 생각하면 빨간 포도를 껍질째 씹어먹어야지

왜 포도주를 마셔요.

핑계를 댈 걸 대셔야지.

 

와인이 건강에 좋다는 말은

와인업계에서 흘러나오는 말입니다.

 

알코올은 간을 해치는 것은 물론이고 암을 유발합니다.

알코올은 국제암연구소(IARC)1군 발암물질 리스트에 올린 강력한 발암물질입니다.

오늘날 일반인들 사이에서 가장 무시되고 있는 발암물질이 바로 알코올이에요.

 

최근 영국의 보건당국은 20년만에 알코올 가이드라인을 강화했습니다.

하루에 와인 1, 그 이상은 마시지 말라고 권고했습니다.

전문가들이 수많은 연구 끝에 내린 결론입니다.

 

, 한 잔은 좋다고 하던데요?

아니요, 그 정도는 몸이 감당할 수 있다는 거지, 그게 몸에 이롭다는 뜻은 아니죠.

엉뚱하게 해석하면 되나요?

 

여러분,

저도 술 마십니다.

와인, 맥주 다 좋아합니다.

좋은 사람들하고 즐겁게 술 마시는 거,

이거 인생의 재미인 걸요.

 

하지만 술이 약은 아니라는 거

심장 혈관 질환 예방하겠다고 일부러 와인을 규칙적으로 마시겠다는 생각은

절대 하지 마시라고

오늘 좀 강하게 말씀드려봅니다.

 

속아서 먹지는 맙시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