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마빠다 제5장 <어리석은 자>
68.
행한 뒤에 후회하지 않고
기뻐하고 즐거워하면서
과보를 받게 되는 그런 행위는
잘 행해진 것이다.
이 게송이 설해진 배경에는
이와 같은 이야기가 있다.
꽃장수 수마나는 매일 아침 라자가하 성의 빔비사라 왕에게 재스민 꽃을 배달하였다.
어느 날, 그가 왕궁으로 꽃 배달을 가는 중에 부처님을 보았다.
부처님은 눈부신 광채를 발하시며
많은 비구들과 함께 탁발하러 성안으로 들어오고 계셨다.
꽃장수 수마나는 찬란한 광채 속의 부처님을 보자.
부처님께 꽃 공양을 올리고 싶은 마음이 크게 일어났다.
왕에게 꽃을 가져가지 않으면
왕이 자신을 추방하고 죽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수마나는 그날만은 왕에게 꽃을 배달하지 않기로 했다.
수마나는 부처님 양 옆과 뒤, 그리고 부처님의 머리 위로 꽃들을 뿌렸다.
그러자 그 꽃들은 떨어지지 않고 공중에 떠 있었다.
머리 위로 뿌려진 꽃들은 우산처럼 펼쳐져서 꽃 천장을 이루었고
부처님의 양 옆과 뒤에 뿌려진 꽃들은 꽃 벽이 되었다.
이 꽃들은 부처님이 가는대로 따라갔고, 부처님이 멈춰서면 따라 멈춰 섰다.
부처님께서는 꽃 천장과 꽃 벽에 둘러싸이고 몸에선 눈부신 광채가 나왔으며
수많은 비구들과 함께 걸어가고 계셨다.
이 모습을 본 성 안팎의 수천 사람들이
부처님께 예를 올리기 위해 집 밖으로 모두들 나왔다.
수마나의 온 몸도 환희심으로 가득하였다.
그때 꽃장수 수마나의 아내는 왕에게 꽃을 배달하지 못한 것이 두려워서
왕을 찾아가 자신은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말하였다.
이미 높은 수행의 경지에 있었던 왕은 꽃 이야기를 듣고 도리어 아주 기뻐하였다.
그리고 왕 자신도 밖으로 나가 그 아름다운 광경을 직접 보고
부처님께 예를 올리고 부처님과 비구들에게 공양을 올렸다.
왕은 부처님이 돌아가시는 길을 멀리까지 배웅하고 돌아와 꽃장수 수마나를 불러 물었다.
“부처님께 꽃 공양을 올릴 때 그대는 무슨 생각을 했는가?”
수마나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대왕이시여, 저는 ‘왕께서 나를 추방하고 죽일지도 모른다’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제 목숨을 걸고 부처님께 꽃 공양을 올렸습니다”
그러자 왕은 수마나에게
“그대는 참으로 훌륭하오” 라고 말하며
상으로 여덟 마리의 코끼리와 여덟 마리의 말
여덟 명의 남자 노예와 여덟 명의 여자 노예
여덟 개의 보석함과 팔천 냥의 돈
그리고 화려하게 단장한 여덟 명의 왕의 여인들과 여덟 개의 마을을 주었다.
사원에 돌아온 아난다 존자는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환호와 갈채가 이른 아침부터 종일 계속되었습니다.
그 꽃장수 수마나는 오늘 한 선행으로 어떤 과보가 있는지요?”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답하셨다.
“아난다여, 그 꽃장수 수마나는 목숨을 걸고 꽃 공양을 올렸다.
그것은 부처에 대한 헤아릴 수 없는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래서 그는 고통의 세계에 태어나지 않을 것이며
마침내는 벽지불(스승 없이 홀로 수행하여 깨달은 자)이 될 것이다”
그리고 부처님께서
이 게송을 설하셨다.
/행한 뒤에 후회하지 않고
기뻐하고 즐거워하면서
과보를 받게 되는 그런 행위는
잘 행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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