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마빠다 제17장 <화>
221.
화를 버리고 자만을 버리라.
마음과 몸에 집착하지 않고
아무것도 가지지 않은 그에게
괴로움은 따르지 않는다.
이 게송이 설해진 배경에는
이와 같은 이야기가 있다.
부처님께서 까삘라왓투의 니그로다 승원에 계시던 때였다.
한때 존자 아누룻다가 가삘라왓투에 방문하였다.
그가 그곳에 머무는 동안 모든 친척들이 그를 보러 승원에 왔는데
그의 여동생인 로히니 공주만 보이지 않았다.
로히니 공주가 나병에 걸려 괴로워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된 장로는
그녀를 부르라고 하였다.
그녀는 부끄러워 얼굴을 천으로 가리고 장로 앞에 왔다.
장로는 그녀에게
“그대는 왜 공덕을 짓지 않는가?”라고 말했다.
공주가 “어떻게 하면 됩니까?”라고 물으니
존자는 “이 승원에는 스님들이 함께 모여 공양할 식당이 없다.
그대가 가진 값진 옷들과 보석들을 팔고 돈을 더 보태어서
스님들이 함께 모여 공양할 식당을 만들어 보거라.”라고 말하였다.
존자는 다른 친척들에게도 식당 짓는 이 불사에 동참하라고 말하였고
공주에게는 식당이 지어지는 동안 매일 승원을 청소하고
물 단지에 물을 채워놓으라고 하였다.
로히니 공주는 존자가 시키는대로 하면서 열심히 공덕을 쌓았다.
그랬더니 그녀의 병이 조금씩 낫기 시작했다.
식당이 다 지어지자 공주는 부처님을 비롯한 많은 스님들을 초대하였다.
그들이 자리에 앉자 그녀는 갖가지 음식으로 공양을 올리게 했다.
부처님께서는 공양을 마치고
“이 식당과 공양의 시주자는 어디에 있는가?”라고 물으시고는 공주를 부르셨다.
공주가 부처님 앞에 오자 부처님께서는 그녀에게
“그대는 그대가 왜 이와 같은 무서운 병으로 고생하고 있는지 아는가?”라고 물으셨다.
공주가 모른다고 대답하자
부처님께서는 그녀의 어느 한 전생에 악의와 분노에 차서 저지른 악행 때문에
이와 같은 병에 걸린 것이라고 말씀해주셨다.
로히니 공주는 한 전생에 바라나시 국왕의 정비였다.
그녀는 국왕이 아끼는 무희를 심하게 질투하여 무희를 괴롭게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어느 날 그녀는 사람을 시켜 무희의 침대와 이불에
몸을 가렵게 만드는 가루를 뿌리도록 하였다.
그런 다음, 무희에세 가서 장난치는 척하면서 그 가루를 무희에게 뿌렸다.
무희는 온몸이 가렵고 고통스러워 견딜 수가 없게 되자
자신의 방으로 가서 침대에 누웠다.
그랬더니 더 극심한 고통이 생겨났다.
부처님께서는 로히니 공주에게
“이러한 악행의 결과로 그대는 이번 생에 나병환자가 된 것이니라”라고 말씀하셨다.
부처님께서는 그곳에 모인 사람들에게
“남에게 어떠한 악한 마음을 품어서도 안 되고
분노에 차서 어리석게 행동해서도 안 되느니라.”라고 말씀하셨다.
부처님의 말씀이 끝나자 많은 사람들이 예류과를 성취하였다.
로히니 공주도 예류과를 성취하였고 동시에 그녀의 병도 나았으며
그녀의 피부는 빛이 날 정도로 아름다워졌다.
그리고 부처님께서
이 게송을 설하셨다.
/화를 버리고 자만을 버리라.
마음과 몸에 집착하지 않고
아무것도 가지지 않은 그에게
괴로움은 따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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