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마빠다 제17장 <화>
222.
흔들리는 마차를 제어하듯
치미는 화를 억제할 수 있는 이
그를 나는 마부라고 부른다.
다른 사람들은 그저
고삐만 잡고 있을 뿐이다.
이 게송이 설해진 배경에는
이와 같은 이야기가 있다.
부처님께서 알라위국의 악갈리와 탑묘에 계시던 때였다.
부처님께서 승원 밖에 처소를 짓는 것을 허락하시자
라자가하의 부호와 사람들이 그러한 처소를 짓는데 바빴다.
어느 한 비구도 자신을 위한 처소를 짓기로 마음먹고
적당한 나무를 찾아내어 자르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 나무에서 태어나, 어린 아들을 데리고 살고 있었던 그 나무의 정령이
나무를 자르려는 비구에게 나타났다.
그녀는 비구에게 나무를 자르지 말아달라고 부탁하면서
“존자여, 이 나무는 제 집입니다.
부디 제 집을 자르지 말아주십시오.
아이까지 데리고 있는 제가 집 없이 살 수는 없습니다.”라고 말하였다.
그러나 그 비구는
“이와 같은 다른 나무를 찾을 수가 없소”라고 말하며 그녀의 말을 듣지 않았다.
그 나무 정령은
‘만약 이 비구가 내 아들을 본다면 나무 자르는 것을 그만두겠지’라고 생각하면서
아이를 나무 가지 위에 올려두었다.
그러나 그 비구는 이미 도끼를 휘둘렀기 때문에 멈출 수가 없어서
그만 아이의 팔을 자르고 말았다.
그 순간 나무 정령은 화가 치밀어 올라 두 팔을 번쩍 들어
“이 자를 죽이고야 말겠다!”라고 소리쳤다.
그러나 순간적으로 그녀에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비구는 계행을 지키는 사람이다.
만약 내가 그를 죽인다면 나는 지옥에 떨어져 긴긴 세월동안 고통 받을 것이다.’
‘그리고 다른 나무 정령들이 나무 자르는 비구들을 본다면 나를 떠올리며
이러이러한 나무 정령도 이런 상황에서 비구를 죽였다고 하면서
나를 따라 비구들을 죽일 지도 모른다.
이 비구에게는 스승이 있을 테니
내가 그 스승에게 이 사실을 알리는 것으로 만족해야겠다’
나무 정령은 그렇게 생각하고 나서 높이 쳐들었던 두 팔을 내리고 흐느껴 울면서
부처님을 찾아가 절을 하고는 한 쪽에 공손히 섰다.
부처님께서는 그녀에게
“나무 정령이여, 무슨 일이 있는가요?”라고 물으셨고
그녀는 자초지종을 말씀드렸다.
그랬더니 부처님께서는
“나무 정령이여, 흘륭합니다. 훌륭합니다.
흔들리는 마차를 제어하듯 치미는 화를 다스린 것은 참으로 훌륭한 일입니다.
일어난 화를 잘 억제할 수 있다면 그가 진짜 마부입니다.
다른 이들은 그저 고삐만 잡고 있을 뿐입니다.”라고 말씀하셨다.
이 가르침이 끝나자 나무 정령은 예류과를 성취하였다.
그러나 그녀는 여전히 서서 울고 있었다.
부처님께서 “나무 정령이여, 왜 울고 있는가요?”라고 물으셨다.
나무 정령은 “파괴된 제 집 생각에 이렇게 웁니다.”라고 답하였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그 전날 정령이 떠난 한 나무가 있다면서
그 나무에서 살아도 된다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부처님께서
이 게송을 설하셨다.
/흔들리는 마차를 제어하듯
치미는 화를 억제할 수 있는 이,
그를 나는 마부라고 부른다.
다른 사람들은 그저
고삐만 잡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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