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인지그라운드(2019)

모든 생물은 왜 늙고 죽을까? (feat. 생로병사의 비밀)

Buddhastudy 2019. 7. 29. 20:18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찾아온 옥PD입니다.

오늘은 여러분께 한 가지 진지한 질문을 드리는 것으로 시작해보고 싶습니다.

 

여러분, 얼마나 오래 살고 싶냐고 질문 받으면 지금 어떻게 답하실 건가요?

그리고 그 나이가 되면 생각이 바뀔 것 같나요?

 

초기 인류는 수명이 짧았지만, 스스로 치료하는 방법을 발전시키면서 사망률을 낮춰왔습니다.

그리고 오늘날, 인류는 역사상 가장 건강하고 긴 삶을 삽니다.

 

하지만 이것은 우리가 미처 몰랐던 결과를 가져왔는데요,

인생을 길게 보았을 때 병들고 요양 받아야 하는 시간 또한 점점 늘어난다는 사실입니다.

우리 몸은 세월이 흐를수록 산화, 자외선, 신진대사 과정 등 여러 가지 요인으로 인해 점점 손상 되어갑니다.

뼈와 근육은 힘을 잃어가고, 얼굴엔 주름이 생기고, 감각이 무뎌지며, 면역체계가 약해지죠.

 

물론 우리는 이러한 손상을 치료하기 위한 자체적인 방법을 많이 가지고 있지만

이것들 또한 점점 효과가 약해지기 마련입니다.

이러한 현상을 우리는 노화라고 부르며, 모든 병의 근원은 바로 이 노화로 인해 시작됩니다.

우리 신체의 결함을 가져오는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할 수 있죠.

 

최근 생명 과학이 발전함에 따라 노화가 진행되는 여러 가지 요인들이 발견되고 있는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세포 단위의 노화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 몸을 구성하는 이 작은 생명체들은

필요한 재료를 모으거나 중요 정보를 전달하는 등

생명활동을 온전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프로그래밍 되어있죠.

 

이들은 체세포 분열이라는 과정을 통해 성장을 촉진하며, 지금 여기 당신이 존재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여기까지 보면 세포는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될 평생 동반자처럼 보이는데 말이죠.

 

많은 사람들이 자각하지 못하는 사이, 이들은 살아가는 동안 존재와 동시에 죽음의 신호도 함께 보내고 있었습니다.

 

인간을 이루는 세포들 대부분은

생명 현상을 유지하기 위해 스스로 죽음을 택합니다.

당신의 25천만 개의 세포들도 이 영상을 보는 동안 죽었을 겁니다.

 

이른바 세포자살 프로그램은

과다 분열로 인한 에너지 소모 방지,

손상되거나 불필요진 세포 제거,

분열 과정 중 복제 오류로 인한 돌연변이 교정 등

우리 몸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작동하죠.

 

이렇게 보면 세포가 보내는 죽음의 신호가 긍정적으로 느껴질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대자연의 섭리일까요?

진짜 죽음의 신호는 따로 있었습니다.

바로 세포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지 못할 때입니다.

 

모든 것은 영원하지 않습니다.

세포 또한 마찬가지로 만료기간이 정해져있죠.

 

이들이 분열 할 때마다 복사하는 염색체 안에는

인간 설계지도라고 할 수 있는 DNA 정보가 들어있는데,

이를 보호하기 위한 정책으로 텔로미어라고 불리는 유전자 다발이

각 염색체 끝단에 뚜껑처럼 덮여 함께 생성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분열 과정을 거듭할수록

우리의 뚜껑, 텔로미어는 점점 닳아 줄어들고,

마침내 거의 없다시피 짧아져버리면 더 이상 분열을 할 수 없게 되어버리죠.

 

새로운 탄생만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더 이상 분열하지 못하는 세포는

인체 균형을 위한 자살 프로그램조차 기능을 하지 못합니다.

 

결국 이도저도 하지 못하는,

마치 좀비처럼 남아있는 이들을

우리는 노화세포라고 부릅니다.

 

나이를 먹을수록 노화세포는

우리 몸에 더 많이 쌓이게 되어

주변 조직을 손상시키거나 기능 저하, 면역력 약화로 인한 갖가지 질병을 일으키는 주된 원인이 되기도 하죠.

 

따라서 늙어감을 겪는 많은 사람들이

노화를 방지하거나 최대한 늦추려 노력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오늘날 생명과학은 여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가 노화를 직접 다루는 것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노화세포 제거, 텔로미어의 길이 조절 등 여러 가지 가능성을 제시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죠.

고통을 피할 수 있다는 것은 희망찬 일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임상 시험 단계에 있는 이러한 실험 결과들이 말해주는 것은

결국 젊음을 되찾는 마법의 물약은 아직까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끊임없는 이슈들은 삶에 대한 사람들의 열망을 더욱 키워가고 있죠.

만약 노화를 늦추는데 성공한다면 생각이 바뀔까요?

수명 연장에 성공하여 150살까지 더 살 수 있다면, 생을 마감하는데 충분한 시간을 쓸 수 있을까요?

 

우리에겐 현재 삶의 형태를 다시 한 번 심도 있게 고민해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있습니다.

바로 인생의 마지막 순간 또한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것이죠.

 

결코 편안하지 않을 것을 예감하면서도, 이를 회피하려는 나약함보다는

오히려 다양한 한계상황을 인식하며 여전히 희망을 잃지 않도록 대처하는 것입니다.

 

탄생과 소멸의 과정을 통해 우리를 지켜온 세포들처럼

인간의 삶과 죽음도 동일한 흐름 안에 속해있는 것이죠.

 

인생의 마지막 순간을 주체적으로 인식한다는 것이

두렵거나 어색하게만 느껴지신다면

노화가 진행되지 않는 무한한 삶을 다시 한 번 생각해봅시다.

 

우리가 200년 동안 더 살 수 있다면 지금 느끼는 삶의 압박감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당신을 둘러싼 모든 것을 더 소중히 여길 수 있게 될까요?

 

영원히 죽지 않는 인생과 끝이 정해져있는 여정

당신은 어느 쪽에 서고 싶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