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음. 자긴 어떻게 생각해요? 있는 거 같아요?
그러니까 어떻게 자기가 되고 싶은데, 운명이 지어졌기 때문에 못됐다든지. 그런 게 있을 게 아니오. 내가 예를 들어서 하늘의 별을 따겠다. 할 때는 그건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거요. 운명 지어졌다고 말할 수 있겠지. 내가 예를 들어 천 년을 산다. 이건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될 수가 없어요. ‘너는 100년 이내에 살아라.’ 이렇게 운명 지어졌다고 말할 수 있겠지. 그런데 이게 무슨 의미가 있어요. 다 알지. 사주팔자 안 봐도 다 알잖아요.
누가 아무리 까불어 봐. 여기 와 있는 사람 다 120살 이내 밖에 못살 거야. 맞습니까? 틀립니까? 맞지. 너그 태어날 때 그렇게 딱 정해졌어. 맞는 얘기요. 그거는. 으음. 그러나 내가 오늘 죽을지 내일 죽을지 이게 정해져 있을까? 안정해져 있다. 옥상에 가서 한번 떨어져 봐라. 만약에 안정해져 있다면, 안 죽도록 돼 있다면, 옥상에서 떨어져도 안 죽어야 될 거 아니야. 차로 한번 박아보지. 죽는지 안 죽는지.
독을 한번 먹어보지. 죽는지. 안 죽는지. 만약에 내가 안 죽게 돼 있다면 독을 먹어도 안 죽어야 될 거 아니야. 그러니까 정해져 있다. 하는 게 뭘 의미하느냐? 이런 거요. 그러니까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기도 하고, 우리가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지 않기도 하고. 그게 인생이라는 거요. 우리가 원하는 것이 이루어진다고 해서 정해져 있었던 것도 아니고, 우리가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안 되도록 정해져 있었던 것도 아니다.
원래 인간 존재라는 자체는 우리가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는 것도 있고, 안 이루어지는 것도 있고. 존재 자체가 그런 거요. 그런데 사람이 이루어져야 된다. 이렇게 생각하니까, 다 이루어질 수 없는데 이루어져야 된다고 생각하니까, 안 이루어지는 건 운명이다. 이렇게 말하는 거요. 너는 안 되도록 돼 있다. 이렇게 말하는 거요. 안 되는 건 그냥 생활의 일부야. 되는 것도 생활의 일부고. 운명이 정해져 있냐? 그런데 어떤 운명이 정해져 있다는 거요? 결혼할 건지 안 할 건지 자기가 선택해서 하면 되잖아요.
또 나는 안 하려고 마음을 먹었는데, 어느 날 술 먹고 어때요? 취해서 있는데, 어떤 남자가 나를 껴안고 자 버렸어. 아침에 일어나보니 이왕지 이래 된 거 하자. 이렇게 할 수도 있는 거지. 뭐. 그러면 니는 아무리 안 하려고 발버둥쳐도 니는 하도록 돼 있다. 이래 말할 수 있을까? 그래도 안할 수도 있고. 그러느니 그 핑계 대고 해버릴 수도 있는 거고. 그래서 이 세상의 일은 정해져 있다. 정해져 있지 않다고 말 할 수가 없어.
정해져 있지 않다고도 말할 수가 없는 게, 그러면 2000년 산다? 이건 안정해져 있나? 이건 정해져 있어. 못산다는 게. 그러니까 그 정해져 있다. 안정해져 있다 하는 게 실제로는 아무 의미가 없다. 내 말은 이 말이야. 내가 지금 담배를 피우고 싶은데, 아무리 끊으려고 해도 오늘 또 피웠어. 또 피웠어. 그러면 그건 네 사주에 담배 피우도록 돼 있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 없잖아. 전생에 담배를 피워서 이생에 담배를 피운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도 없잖아.
그거는 내가 이 생에 와서, 내가 아는 어떤 순간에부터 담배를 피우기 시작을 해서, 그 습관 때문에 어때요? 지금 담배를 못 끊는다. 이거 아니오. 그죠? 으음. 이것처럼 우리들의 인생은 이런 습관에 수만 가지, 담배 한가지가 아니라, 온갖 습관에 종합체에요. 이래서 굴러가는 거요. 그러니까 형성되어진 거다. 담배 피우는 습관이 형성되어지듯이. 그래서 담배도 오래 피우면 끊고 싶어도 못 끊는 거요. 그러나 못 끊을까? 사실은 끊기 어려운 거요. 끊기 어려운 거지. 끊으려면 끊을 수는 있어요. 죽을 각오를 하면 끊어져요. 그러니까 우리들의 삶은 다 그런 거요.
나는 결혼을 안 하려고 했는데 어쩔 수 없이 했다. 그런 말도 맞지가 않아요. 그것도 안 하려면 뭐~ 목숨을 걸고 죽을 각오를 하면 안 할 수도 있는 거고. 결혼을 하려고 했는데 못했다. 이 말도 안 맞아요. 길가는 남자 아무나 하고 하려면 언제든지 할 수가 있는 거요. 그러나 자기의 습관, 자기가 다 원하는 만큼 다 따져가지고는, 되기도 하고 안 되기도 하는 거다. 그래서 그것은 지어진 업을 따라서 가는 거요.
그러니까 우리의 운명 인생의 길은, 나는 요런 습관을 가지고 있고, 사고방식도 요렇게 정해져 있는 거 같은데. 그건 다 형성된 거다. 형성된 거니까 소멸될 수도 있다. 그러나 어릴 때 형성된 거는 고치기가 어렵다. 무의식세계까지 뿌리박힌 건 고치기가 어렵다. 고치기가 어려운 건 우리가 뭐라고 그러느냐? 그건 네가 운명 지어졌다. 이래 말하는 거요. 그러나 그건 다 형성되어진 거다. 그래서 원래부터 있었던 건 아무것도 없어요. 그게 이제 무아에요.
변하지 않고 원래부터 있었던 건 없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없다가 아니라, 지금은 작동을 하는 거요. 작동을 하는 거는 다 형성 되어진 거다. 그것이 그 관성의 법칙으로 지금 움직여 나가는 거요. 그래서 담배 피우는 사람을 딱 보고, 내가 ‘너 어제 담배 피웠지.’ 그러면 맞아요? 안 맞아요? 맞지. 내일이라도 담배 피울 거야. 이것도 그 관성대로 가면 맞아요. 그러나 그건 100%는 안 맞아요. 오늘까지 피워도 내일 안 피울 수가 있으니까.
그러니까 용한 점쟁이가 과거는 맞춰도 미래는 100% 맞출 수가 없어요. 무슨 말인지 아시겠어요? 네. 세계에는 세 가지 운명론이 있습니다. 세계에는 세 가지. 첫째가 ‘하느님이 네 운명을 좌우한다.’ 아시겠습니까? 네 운명은 네가 하는 게 아니라 하나님이 네 운명을 좌우한다. ‘너는 어떻게 되라.’ 하고, 하느님이 저 위에서, 하늘에서, 옥황상제 그 장부에 다 적혀있다. 이 말이오. 좌우한다. 그다음에 이제 두 번째가 뭐냐?
전생에 네가 지은 것의 과보다. 전생타령. 하나가 하느님 타령, 두 번째가 전생타령. 세 번째가 너 태어날 생년의 연월일시. 고 네 가지에 의해서 네 운명이 정해져 있다. 이게 사주에요. 그래서 우리가 주로 하는 게 하다가 지 뜻대로 안 되면 뭐라고 그래? ‘아이고 하느님도 무심하시지.’ 이게 뭐요? 하느님 타령. ‘아이고, 내 팔자야.’ 이게 뭐요? 사주팔자 타령. ‘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노?’ 이게 전생타령. 가장 대표적인 세 가지 운명론. 숙명론이다. 이거요.
그런데 부처님께서는 이 세 가지를 딱 들었어요. 이 세 가지는 잘못됐다. 만약에 운명이 정해져 있다면 내가 어떤 사람을 죽여도 죄가 안 된다는 거요. 왜? 너는 나한테 죽도록 뭐다? 요날 요시에 죽도록 사주팔자가 정해져 있으니까. 너 전생에 요렇게 과보가 나타나도록 돼 있으니까. 하느님께서 이걸 지금 지시하는 거니까. 이렇게 하면 인간이 아무런 책임도 안 진다. 만약에 정해져 있다면. 우리가 어떻게 하든 그건 다 정해져 있는 거니까. 그러니까 이건 맞지 않는 거다.
우리가 이렇게 할 건지 저렇게 할 건지는 자기가 선택을 하는 거고. 선택에 따른 책임을 져야 되고. 그러니까 여러분들이 자기를 고집하면 부부지간에 도저히 못살아요. 그래서 너하고 나하곤 궁합이 안 맞다. 이렇게 말할 수 있고, 자기 고집을 내려놓으면 어때요? 길가는 남자 여자 아무하고나 살아도 어때요? 잘 살 수가 있어. 그럼 천생연분이 되는 거요. 그런데 자기를 내려놓는 게 쉽나? 어렵나? 어렵지. 그래서~ 내려놓는다면 그렇다는 거요. 그게 과제죠. 그게 과제지. 무슨 궁합이 과제가 아니다. 이런 얘기요.
우리가 신체장애가 되던 어떻게 되든 둘이가 자기 에고만 내려놓는다면 어때요? 마음을 맞춰서 살아 갈 수가 있다. 이 말이오. 돈이 한 사람이 없으면, 남편이 돈 못 벌면 아내가 벌면 되는 거고. 그런데 네가 돈 번다고 해서 너한테 시집왔는데, 네가 돈 못 벌 바에야 내가 너하고 살게 뭐냐? 이렇게 이해타산으로 따지니까 못사는 거지. 어떤 핑계도 있을 수가 없어요. 사실은. 그래서 그런. 지금 옛날에 한번 보세요.
만약에 궁합이 있다고 그러면 조선 시대에 얼굴도 안 보고 남편 얼굴도 안 보고 시집을 갔는데도 애 낳고 다 잘 살았어요? 못살았어요? 다 훌륭한 사람 낳고 다 살았잖아. 요즘은 어떻게 해요? 연애를 3년 하거나 5년하고 동거를 3년하고, 그렇게까지 해가지고 맞출 거 다 맞춰보고, 그러고 결혼해도 3년도 못살고 헤어지는 사람 많잖아. 그러니까 이게 다 옛날 사람은 결혼에 대한 기대를 안 걸었어요.
여자들이 시집갈 때 시집가면 죽는 줄 알았어. 그래서 3년은 눈감고 살아라. 3년은 귀 막고 살아라. 3년은 입 막고 살아라. 이래가지고 ‘시집가면 죽는다.’ 이 생각은 아무 기대가 없었다. 이 말이오. 그래가지고 죽는 줄 알고 시집가서 이렇게 했는데. 어때요? 죽지는 않고 살만하다. 그러니까 이게 기대가 없으니까 행복을 느끼는 거고. 요즘은 결혼하면 모든 게 다 이루어지는 거 같아. 영화 소설 본 거 있잖아요. 그래가지고 행복의 깨가 막 쏟아지는 줄 알아. 그래가서 살아봤더니 깨가 쏟아지는 커녕 손해나는 거 같아. 그러니까 못살겠다.
똑같은 100이라는, 상대가 나한테 해줄 게 똑같은 100의 능력을 가지고 있을 때, 내가 200을 기대하면 실망을 하는 거고, 내가 50을 기대하면 뭐한다? 만족을 하는 거고. 그러니까 상대의 능력이 100이냐? 200이냐만 중요한 게 아니라, 내가 기대가 얼마냐 이게 중요한 거요. 우리가 세상은 자기 기대는 놔 놓고 바깥을 키워서 그 기대에 만족시키려는 게 우리의 세상활동이고, 수행이라는 것은 자기 기대를 낮춰서 만족도를 높이려고 하는 게 수행이다. 이 말이오.
그러니까 똑같은 상황에서도 수행을 하면 행복해지는 거요. 왜? 자기 기대를 낮추니까. 여러분들이 하는 방식은 남편이 술 먹으면 저놈의 첨지 술 안 먹었으면 좋겠다. 그거 고치려고 하다가 20년 30년 맨날 싸우면서 사는 거요. 그런데 수행을 공부를 하면 어떻게 되느냐? 그 인간 술 먹는 건 지 먹는 거니까, 알아서 먹도록 놔두자. 이렇게 생각을 바꿔버리면 어때요? 아무 문제도 없어요.
똑같이 술을 먹는데 하나는 ‘먹지 마라,’ 하니까 맨날 싸우고 살고, 그래 ‘먹어라,’ 하니까 안 싸우고 살고. 먹는 건 똑 같아요. 똑같은 상황에서 훨씬 더 행복도가 높아진다. 이런 얘기요. 지금 여러분들은 다 행복한 상태에 있습니다. 여기보다 더 나빠지면 여러분들은 지금을 생각하고 그리워합니다. 저는 지금 연세 드신 분하고 같이 있어 보지 않습니까? 60이 되면 다 뭐라고 그래요? 아이고 내 나이 40만 되도, 50만 되도 내가 한번 해보겠는데. 이러는데.
70이 되면 다 또 뭐라고 그런다? 아이고 내 나이 60이라면 뭘 못 하겠노? 이래요. 80이 된 노인한테 들으면 뭐라고 그런다? 야~ 70만 되도 그래도 한번 해보지. 그래요. 다 사람이 지나놓고 보면, 잃어놓고 보면, 다 좋은 거요. 제가 옛날에 서울에 어느 절에 있었는데. 젊을 때. 거기 그 당시에는 제법 뭐라고 하면 알만한 그런 그 기업체 회장부인이 그 절에 다녔어요. 그런데 그 회사가 부도가 났어요. 그래가지고 수백억을 잃어버렸어.
그랬더니 어느 날 나보고 뭐라고 그러냐하면 ‘아이고, 부도날 줄 알았으면 스님한테는 몇 십억 줘버릴걸.’ 이래. 그런 얘기 하면 뭐해요? 그죠?^^ 이게 인생이라는 거요. 으음. 그런 얘기할 필요가 없어요. 으음. 항상 지금도 늦지 않았고 지금도 좋다. 이걸 아는 게 수행이다. 지금도 늦지 않았고 지금도 좋다. 이게 수행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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