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즐거울 때는 제 맘에 들면 즐겁죠? 기분이 좋죠. 제 맘에 안 들면? 기분이 나쁘죠. 그러니까네, 거기 가서는 내 맘에 들었고, 강아지가 친 거는 내 맘에 안 들었잖습니까? 그죠? 즉 내가 바라는 게 이루어지면 기분이 좋고, 내가 바라는 게 이루어지지 않으면 기분이 나쁘고 이러거든요. 그래서 인간 삶은 늘 이렇게 苦고. 기분이 좋다_樂락. 기분이 나쁘다_苦고. 고와 락이 어때요? 늘 이렇게 되풀이됩니다. 삶이라는 게.
그러니까 선운사 간다 할 때 기분이 좋았는데, 가다가 길을 잘못 들면 기분이 나쁘고, 또 나빴는데 또 찾아가면 어때요? 기분이 좋고. 그런데 또 엉뚱한 데로 갔다 해서 기분이 나빴는데 요번엔 ‘도솔암이 더 좋은데다.’ 하니까 더 좋아지고. 그게 뭐냐 하면 즐거움과 괴로움이 왔다다 할 뿐만 아니라, 괴로운 게 원인이 돼서 도로 큰 즐거움이 생기고, 즐거운 게 원인이 돼서 도로 괴로움이 생기는 경우도 있죠.
그래서 즐거움과 괴로움이 돌고 돌뿐만 아니라, 괴로움 속에 즐거움이 있고, 즐거움 속에도 뭐가 있다? 괴로움이 있다. 괴로움을 원인으로 해서 즐거움만 생기는 게 아니라. 즐거움을 원인으로 해서도 괴로움이 생긴다. 또 괴로움을 원인으로 해서도 즐거움이 생긴다. 어떤 사람이 나를 감옥에 넣었어. 그러다 밥을 안 줬어. 너무너무 배가 고팠어. 그리고 그 인간 미웠어. 그런데 내가 너무너무 목이 마르거나 배가 고팠을 때, 그 인간이 물주거나 밥 주면 고마워요? 안 고마워요? 고맙지.
이런 식으로 늘 이게 바뀌는 거요. 이거를 부처님이 뭐라고 그러셨냐? 인생은 苦고와 樂락이 윤회한다. 고에서 락으로. 락에서 고로. 여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이게 윤회의 사슬이에요. 그런데 중생은 어떻게 생각하느냐? 고와 락이 있는 중에 고는 없고 락만 있기를 원해요. 고는 없고 락만 있는 게 천당이고, 락은 없고 고만 있는 게 뭐다? 지옥이에요. 그런데 실제로 인생은 어떠냐? 락이 많은 천당 같을 때도 있고, 고가 많은 지옥 같을 때도 있고. 그저 반반 섞여 돌아갈 때도 있고. 으음. 그래서 이걸 윤회라 그래요.
그러면 천당 간다. 하는 것이 여러분들에겐 좋다 하지마는, 이거는 락이 곧 나중에 그 복을 지어서 천당 가면, 복이 다 하면 또 어떻게 된다? 떨어지고. 죄를 지어서 지옥에 가도 또 그 죄 갚음을 다하면 뭐한다? 또 돌아오고. 이게 윤회라는 거요. 한 번 천당 가면 영원히. 한번 지옥 가면 영원히. 그렇지 않다는 거요. 이게 세상의 이치라는 거요. 이걸 중생의 세계라 그래. 그러니까 이 락이 영원하지 않고 고로 바뀌는 락이기 때문에, 이 락이라는 것도 잘만 살펴보면 곧 뭐다? 고다. 고락의 윤회를 고라 그래요.
인생은 고해다. 인생은 고다. 할 때는 고락 중에 고만 있다_이런 뜻이 아니고. 지옥이다_이런 뜻이 아니라. 인생이 고다 할 때는 인생은 고락의 윤회다. 이런 말이에요. 그러니까 이 중생 세계는 고락의 윤회에요. 그러면 여기서 벗어나는 게 뭐다? 해탈이다. 여기서 벗어난다는 것은 고로만 벗어나는 게 아니라. 뭐로도 벗어난다? 락으로 부터도 벗어난다. 이런 얘기에요. 고락의 윤회로부터 벗어난다. 이런 얘기에요.
그럼 고락의 윤회로부터 벗어나려면, 내가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든, 이루어지지 않든, 거기에 구애받지 않으면, 내가 고락의 윤회로부터 벗어날 수가 있다. 오늘 날씨 좋아야 된다. 날씨가 나빠야 된다. 자꾸 이렇게 내가 요구를 하면, 날씨 갖고 내가 시비를 해요. 오늘 날씨 좋다. 날씨 나쁘다. 어쩌다 저쩌다 하는데, 사실 날씨는 좋은 날도 없고, 나쁜 날도 없고, 뭐일 뿐이다? 날씨일 뿐이에요. 그냥. 그런데 내 맘에 안 들면 나쁜 날씨고, 내 맘에 들면 좋은 날씨에요.
그래서 이 날씨를 갖고 시비해서 윤회로부터 벗어나려면, 날씨는 날씨일 뿐이다. 추우면 옷 잠바 입고 가고, 더우면 옷 얇게 입고 가고, 비 오면 우산 쓰고 가고, 햇빛이 쨍쨍하면 양산 쓰고 가고. 이렇게 그 환경에 대응을 해서, 비야 오려면 와라. 해가 나려면 나라. 이런 거요. 이게 이제 해탈이라 그래요. 그러니까 **에 가서 마애불 보고 좋았기 때문에 개가 죽는 거 보고 기분이 나빠지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마애불도 보고 그렇게 뭐 흥분할 정도 기뻐할 이유도 없고. 강아지가 치어 죽는다고 그걸 뭐~ 또 눈물을 흘릴 만큼 괴로워할 일도 아니다. 그러니까 마애불 봤으면 ‘아~ 좋구나.’ 하고 그거로 끝내면 되고, 강아지가 치었으면 ‘참 안 됐구나.’ 해서 병원에 데려갔는데, 회복하기가 어렵다. 너무 많이 다쳐서. 그러면 안락사 할 수밖에 없겠구나. 그렇게 해서 반신불수가 돼서, 사람도 반신불수 되면 사실은 고생인데, 그 돌볼 사람은 있어요? 없어요? 아무도 없어.
그러니까 오히려 덜 고통 받게 하는 게 낫겠다. 그러면 약간 마음이 찜찜하지만 그걸 움켜쥐고 있는 것이 중생이오. 그걸 털어야지. 그러니까 그거는 내가 아직도 경계에 끄달린다. 이런 얘기요. 아직도 우리는 그 수준이에요. 그러나 거기서 이제 조금씩조금씩 한발 앞으로 앞으로 나가면, 좋다고 내 뜻대로 됐다고도 흥분이 이렇게 높이 안 하고, 내 뜻대로 안 됐다고 기분 나쁨도 높지 않고, 이게 이제 증폭이 크다가 증폭이 작아지는 거요.
증폭이 없이 돼야 어~ 아라한이 되는 건데. 그렇게 될 필요까지는 없어요. 증폭이 뭐다? 내가 감당할 정도로 이렇게 잔잔하게 좋고 나쁨이. 나쁘다고 해서 괴로워할 정도는 아니고. 요런 걸 지켜보는 게 해탈이에요. 해탈의 경지로 우리가 나아가야 된다.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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