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12)
아무것도 아니죠. 그러니까 듣는 거 좋은 거요. 심각한 고민을 들으면 작은 고민은 고민이 안 돼 버리는 거요. 그러니까 있다가 가다가 다리 하나 딱 부러지면 이런 고민 없어져 버려요.^^
그래도 하세요. 네.
첫 번째 고민은 고민거리가 안 되네요.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있고, 정말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있어서, 하고 싶은 일을 하려니까 지금 새로 시작해야 되고, 하고 있는 일을 그만두려니까 어렵고. 그게 고민이다. 하면 이해가 되는데, 자기 지금 뚜렷이 하고 싶은 것도 없잖아. 그런데 그게 뭐가 고민이 돼.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좀 싫증이 난다. 이거 한가지지. 고민이라는 게. 뭐 뚜렷이 하고 싶은 게 없다며.
지금 밥벌이 하고 있는 거 지금 때려치우면 자기 뭐 할라고? 실업자 될라고? 그럼 결혼해가지고 가정주부로 전업주부로서 그냥 집에 앉아 있으려고? 그러면 뭐 하려고? 고민거리가 안 되는데. 뭐. 그래? 안 그래? 목숨 걸고 할 만한 뭘 발견해 놨어? 예? 뭐라고? 그걸 왜 찾아? 그건 저절로 올 때 고민하는 거야. 내가 목숨 바쳐서 할게 뭐 있을까? 하고 이걸 지금 찾아다닌다고? 에이~! 진짜 밥 먹고 할 일 없으니 하는 생각이야.
좋아하는 일이라는 것은 내가 찾는 게 아니고, 어쩔 수 없이 너무 좋아가지고 어쩔 수 없을 때 좋아하는 일이라는 거야. 무슨 말인지 아시겠어요? 으음. 그러니까 자기한테 지금 내가 돈도 싫고, 결혼도 싫고, 이거 안 하면 못살겠다. 이런 일 있어요? 없어요? 그럼 고민하지 마. 그거는 어느 날, 와. 그런 일이 생기려면. 무슨 말인지 알았어? 법륜스님 만나 법문 들어 보니까, 에이고, 공부도 싫고, 직장도 싫고, 결혼도 싫고, 나 스님 따라가서 수행할래. 이렇게 탁~ 올 때 고민하는 거야. 그때.
그때 고민하는 거지 지금은 그건 고민이 아니오. 그건 망상이라 그래. 그건 고민이 아니고. 망상. 그러니까 지금 직장에 충실하세요. 지금 직장에 조금 꾀가 나구나? 지금 한 7년 다녀서 그냥 좀 재미가 떨어졌구나. 그런데 직장 없는 사람 생각하면 지금 있는 직장 좋아? 안 좋아? 그~ 래. 자기 지금 이런 별거 아닌 거 갖고 직장 그만두고 다른 거 찾는다고 했다가 다시 돌아오면 그 직장이 얼마나 좋은지 몰라.
그러니까 직장을 옮긴다면 이렇게 해야 돼.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열심히 하는데, 갑자기 어디 좋은 일이 나타났어. 그럼 그만두고 옮기면 안 되고. 이건 이것대로 다니면서. 그건 그것대로 저녁에 퇴근해서 일하고, 밤에 일하고, 잠시간 줄이고 일하고 이래가지고, 내가 좋아하는 일에 어느 정도의 현실적인 수입도 되도록 다 돼서, 두 개를 다 도저히 못 하겠다. 내가 두 개 다하다가는 잠도 한 시간도 못 자겠다. 이정도로 되면 하나를 둬야 돼.
그때 옮겨야지. 구해놓지도 안 하고 옮긴다는 거는 말이 안 돼. 무슨 말인지 아시겠어요? 좋아하는 일은 지금 직장 괜찮아. 내 스님이 직장 안 물어보고 괜찮다 하는 거는 괜찮은 거요. 착실히 다녀. 그러다 그런 일이 생기거든 양쪽을 병행해. 병행해서 좋아하면서도 거기 수입이. 지금 다니는 건 200만 원인데, 그거는 좋아는 하는데 수입이 100만 원밖에 안 된다. 100만 원 갖고 먹는 거 입는 거 좀 줄이고 좋아하는 거 하겠다. 이럴 때 옮기는 거요.
지금은 그런 생각할 필요. 그건 망상이오. 자기 지금 좋은 상태를 스스로 포기하고, 재앙을 자처하는 행위니까, 1번은 고민거리가 안 돼. 딱 접어. 으음. 두 번째는 뭐? 결혼하고 싶어? 별로 하고 싶지 않아? 그것도 그러면 놔둬. 결혼하고 싶다 하거든 해. 결혼하고 싶데? 누가? 자기를? 결혼생각이 별로 안 들어? 남자친구는 괜찮아? 사람은? 수입도 있고? 인물도 괜찮고? 인물은 별로야? 인물이 좀 모지래구나. 그다음에? 마음은 괜찮아?
그런데 엄마아빠 지금 살아 계세요? 엄마아빠 결혼생활이 아기자기했어? 맨날 싸웠어? 그러니까네 엄마아빠가 결혼 생활이 별 재미가 없으니 자기가 어릴 때부터 부정적이 돼서 그래. 그러니까 꼭 그거 해야 되나? 혼자 살면 어떻나? 이렇게 자꾸 생각이 드는 거야. 그러니까 엄마아빠 감사합니다. 하고 엄마아빠한테 100일 동안 부모한테 감사기도를 해. ‘아이고, 나 낳아서 키운다고 고생하셨습니다. 어머니 아버지 감사합니다. 사이가 안 좋음에도 불구하고 내 키운다고 얼마나 고생하셨습니까? 애가 없었으면 헤어졌을 텐데, 나 때문에 그래도 살면서, 아이고 고생하셨습니다.’
이렇게 한 100일 감사 기도하면, 엄마아빠에 대한 좀 부정적인 무의식세계 거부반응이 좀 없어져. 그러면 결혼해도 될 거야. 그러면 너는 보니까 니가 결정해서 결혼은 못하고, 남자가 강제로 마~ 강제로 어느 날 하룻밤 데리고 자 버리면 결혼할 거야? 에이 이왕지 이래 된 거 어떡하나? 하지. 이렇게. 그런데 남자가 그렇게 적극적이지가 못하구나.^^ 아이고. 그래 내가 보니까 남자 괜찮은 거 같은데. 인물은 보지 마라.
연애할 땐 인물이 괜찮은데, 살면 인물은 밥 먹여 주는 것도 아니고, 인물은 뭐~ 설거지해주는 것도 아니고 아무 소용없다. 인물은 인물값만 한다. 나중에. 골치 아프게. 그런데 내가 보니 괜찮은 거 같아. 해라. 그래. 스님 하라잖아. 그냥 내일 가서 해버려. 날짜 잡아서. 그러니까 엄마아빠가 결혼생활이 행복하지 않으면 갈등이 있고, 아이들이 볼 때 ‘아이고 저럴 바에 결혼 뭐 하러 하노?’ 이런 게 어려서 심어지면,
자라면서는 엄마아빠도 좋아지고, 자기 생각도 바뀌고 이래가지고 생각은 괜찮은데. 이 무의식의 세계에, 옛날에 어릴 때 형성된 상처가 남아있어서, 연애까지는 되는데 막상 결혼하려면 겁이 나요. ‘꼭 해야 되나?’ 이런 생각이 자꾸 들고. 자꾸 꺼려져요. 그래서 여러분들, 자녀들을 위해서도 부부가 행복하게 살아야 돼. 그러고 또 그런 상처가 있는 사람은 또 결혼해서 살다 보면 그게 아기자기하게 그렇게 잘 안돼요. 그래 되는 게 맞는데, 그래 잘 안돼요.
스님들도 출가하면 수행만 하면 얼마나 좋겠어. 그런데 중들 보면 그래 안돼요. 이 세상이. 정치인들도 저렇게 표를 구걸하고 애걸복걸하면서 ‘한 표 찍어주십시오. 저 정치 잘하겠습니다.’ 저러면 좀 잘해야 되나? 안 해야 되나? 잘해야 되는데, 되고 나면 안 그래. 또 기고만장해서 엉뚱짓 하고 돌아다니고, 4년 후에 싹싹 빌고. 그래요. 으음. 그래서 사는 게 인간이 그런 거다. 하고 이해하면,
내가 커서 보면 엄마아빠가 ‘아이고, 사는 게 그게 그렇게 우리 어릴 때 마음처럼 안 그렇구나.’ 이렇게 이해하면, 그 정도로 그래도 이혼은 안 했지. 그지? 안 헤어지고 산 것만 해도 평균은 된다. 요즘 이혼하는 사람 많아요? 안 많아요? 많지. 평균은 된다. 이렇게 생각해서 부정적인 이미지를 지워야 돼. 그러면 결혼에 대해서 조금 긍정적인 생각이 와요. 그런데 인물보고 했으면 내가 말렸을 텐데, 딴 건 다 좋은데 인물이 안 좋다니까. 아~ 그럼 해도 되겠다.^^
그런데 뭐 물론 처녀 총각이 사람 사귈 때야 인물이 제일 먼저 가는 건 맞아요. 그런데 그게 살아보면 그게 쥐약이오. 인물이 좋은데 사람도 좋기가 좀 드물어. 왜 그러냐 하면 인물값을 해. 그래서 나중에 신경 쓰여. 그러니까 이래 생활해보니까 인물이 조금 모자라도 사람이 착하고 성실하고 그러면 오히려 나아. 결혼생활 하는데 나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