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한 살 된 아들을 둔 엄마인데요
아들이 이십 대 초반부터 탈모 심하게 오고
군대 갔다 온 사이에 더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저도 같이 방황하고 저도 같이 우울하고
아들도 그럴까 봐 행복하지도 않고 할까 봐 걱정이 돼서요//
내가 두 다리가 지금 성한데, 편리하죠.
그런데 한 다리를 다쳐서 못 쓴다.
그러면 나는 계속 한 다리, 다친 다리만 생각하며 우울하게 살아야 합니까?
한 다리라도 안 다친 걸 생각하면서 기쁘게 사는 게 좋겠어요?
당연해요. 그건 자기 자유니까.
불행하게 사세요, 계속,
달리 방법이 없어요. 인생에...
불행하게 다친 다리만 계속 쥐고,
다리 다친 원인이 누구 때문에 다쳤다, 그 사람 원망하거나
그때만 내가 그 곳에 안 가도 됐는데... 후회하거나
이러면서 사는 건 자유요.
그렇게 사는데,
다리 다친 게 불행의 원인은 아니라는 거요.
다리 다친 거를 계속 집착을 하면
과거에 안 다쳤던 것을 기준으로 해서 다친 거에 미련을 가지면
다리 다친 이후에 죽을 때까지 불행하게 사는 거고
다친 이거를 받아들여서
“그래, 한 다리라도 안 다쳤으니 두 다리 다친 사람보다 내가 훨씬 낫잖아.”이러면서
지팡이 짚으면서도 얼마든지 행복하게 살 수가 있다.
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거예요.
그 선택 둘 중에 어느 걸 할 건지는 본인이 하는 거지
스님이 이게 좋다, 저게 좋다고 할 필요는 없다.
나 같으면 나는
지팡이 짚으면서도 자꾸 옛날 생각 하고
지팡이 안 짚고 다닐 때를 생각하면서 괴로워할 게 아니고
그래도 양쪽 안 짚고 한쪽만 짚어도 다행이다.
이렇게 행복하게 나는 산다, 이 말이오.
그러니까 지금 말하는 한쪽 다리가 누구다?
아들이다, 이 말이에요.
아들이 자기가 잘 되어서 나가 살면 두 다리처럼 문제가 없는데
아들이라고 하는 한쪽 다리가 지금 다쳐서 지금 문제가 있는데
다친 다리는 다친 다리로 놔놓고 자기가 행복하게 살면 된다.
아들은 지금 병이오, 병.
병이기 때문에 치료를 받아야 해.
치료받는데 금방 치료가 안 돼, 시간이 걸려.
완치가 안 될 수도 있어.
그러니까 그건 신경을 꺼야 돼.
그냥 환자다, 이렇게 생각해.
환자를 계속 환자 아닌 상태를 염두에 두고 생각하면
다리를 다쳤는데도 계속 안 다친 다리처럼 생각하면
괴롭지 뭐.. 인생이.
그 아들 얘기는...
즉문즉설은 자기 얘기만 하지
아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그거 지금 우리가 무슨 상관있어, 그게...
아들이 어떻게 해야 되는냐?
아들이 와서 물을 때 내가 얘기를 하지. ㅎㅎ
내가 이렇게 강하게 이야기하는 건
정신 차려라!!
아픈 아들이 있어도 나는 뭐할 권리가 있다?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고,
남편이 죽어도 나는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고
남편이 알코올 중독자라도 나는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고
부모가 중풍에 걸려도 나는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다.
제가 지금 이 말 하려고 하는 거요.
자기가 행복하게 살 건지, 안 할 건지는
지금 그냥 자기가 결정해서 살면 돼.
다친 다리에 계속 미련을 가지면
죽을 때까지 괴로워하면서 살아야 하고
다친 건 다친 거고,
그걸 받아들이고 살면
행복하게 살 수 있다. 이 말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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