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부터 교제 중인 사람이 있는데요
그 사람은 저랑 결혼을 생각하고 있고요
제가 봤을 때는 성실하고 부지런하고 참 자상하기도 한데
외적인 모습이 많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저의 주변 지인들과 가족들이 속상해합니다
인연 되는 대로 제 선택으로 만나는 게 옳은 것이라 생각도 들지만
부모님 생각 안 하고 제 생각만 하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럴 때는 어머니 모시고 오면 안 돼~~~
어머니 모시고 오는 심보가 더러워요.
‘내가 설득하면 좀 어려우니까 스님이 나 대신 좀 설득해 주세요.’
왜 내가 두 사람의 경쟁에 끼어들어 가 한편을 들어야 해요?
나는 그런 일은 잘 안 해요.
보통 보면 이래요.
애들 데려와서
“스님, 우리 애한테 좋은 말 좀 해주세요.”
난 안 해줘요.
좋은 말이라는 게 뭐요?
“엄마 말 잘 들어라” 이거...
내가 왜 어떤 한 편에 서서 한편을 노예로 부르겠다는 데, 그걸 내가 편들어 줘야 해요?
절대로 그런 일 안 합니다.
그래서 내가
“난 당신 입장을 당신 자식에게 관철시키려는데
내가 편드는 거, 그건 나 싫다.” 이렇게 얘기 해요.
“아니, 스님 그런 게 아니에요.”
“아니긴 뭐가 아니야.”
“아니라니까요.”
“그럼 당신 편 안 들어도 돼”
“예”
“그럼 좋다, 애 만나 얘기 좀 들어보고
너 학교 다니기 싫나? 그럼 관둬라” 이래도 괜찮나?
“아, 스님이 되면 되겠다. 출가해라” 이래도 괜찮나?
“아이고, 스님 애한테 그런 말 하면 어떻게 해요?”
“그러면 얘기하지 마. 나한테...”
내가 뭣 때문에 어느 한 사람을 편들어 다른 사람을 자기 맘대로 하려는데
내가 편들어 줄 이유가 뭐가 있나..
돈 좀 갖다 준다고 내가 그 돈 받고 하면
일본 강점기에 나라 팔아먹은 놈이나 똑같지. 그런 일 안한다.
그래서 내가 애가 와서 묻는 거는 대답해 주지만
엄마가 애를 데리고 와서 질문해도 잘 안 받습니다.
그러니까 엄마에 해당되는 거는 그건 둘이 해결하지
내가 자기 편을 들어줄 이유가 하나도 없다.
이런 얘기얘기에요.
그런데 그래도 한 번 더 물으면 엄마편 들어버릴 거요.
엄마는 나한테 물어서 자기편 되어 달라고 지금...
그러면 내가 곤란해지잖아.
어느 편드는 건 난 안 할래요.
무슨 부탁을? 난 편은 들고 싶지 않다니까.
신이 있느냐 없느냐 하면 스님이 뭐라고 대답할까?
“있는 사람에게는 있고, 없는 사람에게는 없느니라” 이렇게 대답하지.
/자기 좋으면 자기대로 하고
엄마는 반대하고 싶으면 반대하면 된다./
아직 안 풀렸어요?
그래 어머니 말을 듣고 싶으면 이 사람을 좋다고 어떻게 다 해?
포기하고 엄마 맘에 드는 사람을 선택하면 되지.
뭐 어렵다고...
그러면 이렇게 얘기하면 되지.
“엄마, 그럼 엄마가 마음에 드는 사람 하나 구해 와. 할게.”
이렇게 패를 넘겨주란 말이오.
옛날에 부처님 당시에도 마하가섭 존자
부처님의 상수제자인 마하가섭 존자 있잖아요.
원래 출가해서 스님이 되고 싶었는데 부모가 외동아들이라고
부잣집 귀한집 외동아들이라고 꼭 결혼해야 한다고...
이래서 아무리 어머니를 거역을 못해 이랬어요.
어떤 조각가한테 부탁해서 향나무로 절세 미인 조각을 하나 만들었어요.
그래서 어머니가 자꾸 그러니까
“이런 여자면 결혼하겠습니다”하고 조각을 줬어.
그때 패가 어머니 쪽으로 넘어갔잖아, 그죠?
그래서 랄랄라하고 그런 여자는 이 세상에 없으니까.
그런데 어머니가 그런 여자를 딱 데리고 온 거요.
그래서 안 할 수가 없게 된 거요.
그래서 결혼식을 하고 첫날밤에 마하가섭 존자가 부인한테 얘기한 거요.
미안하다. 사실은 나는 결혼할 생각이 없다.
그런데 부모님 요구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렇게 됐다.
그래서 내가 이렇게 조각을 해서 보여줬더니 어머니가 당신을 구해왔다. 이거야.
그래서 내가 어떻게 말을 번복할 수가 없다. 이랬더니
부인도 하는 말이
그러시냐고.. 나도 그렇다고. 나도 결혼할 생각이 없었는데
특히 여자니까 더 하죠.
부모님이 요구 때문에 이렇게 됐다.
그렇게 해서 그러면 우리가 서로 뜻이 맞으니까
그러면 부모님을 위해서 살아계실 동안에 우리가 부부행세를 하자.
이렇게 된 거요.
둘이 이렇게 합의했으니까 엄마가 볼 때는 결혼을 시켰지만
두 사람이 부부관계를 갖지 않으니까 뭐가 안 생길까? 애기가 안 생기는 거요.
아무리 손자를 기다려도 손자가 안 생기는 거요.
그러다가 어머니가 돌아가셨어요.
그러니까 마하가섭 존자 부인에게
이제 어머니가 돌아가셨으니까 나는 내 갈 길을 가겠다.
부인도 자기도 자기 갈길을 가겠다.
그래서 둘이 등을 맞대고 서서 한 사람은 동쪽으로, 한 사람은 서쪽으로 갔다.
그리고 와서 부처님을 만나서 제자가 됐다.
이게 마하가섭 존자의 일대기에 나오는 얘기입니다.
그리고 자기들이 가진 모든 재산은 왕에게 줘서
가난한 사람에게 나눠주라고 다 베풀어라, 해버리고 갔다.
이런 얘기가 있어요.
그러니까 그것처럼 어머니가 그렇게 인물 좋은 사람을 구한다면
“어머니 구해 오십시오, 3년 안에 안 구해오면 이 사람하고 결혼을 하겠습니다.”
이 사람하고 또 하고 싶으면 시간을 좀 짧게 주면 돼요.
“1년 안에 구해 오십시오.”
그러면 어머니가 무슨 1년 갖고 내가 어떻게 구하니?
2년은 줘야지. 이렇게 타협을 해서 그럼 2년간 기다려야지.
이렇게 하는 방법도 있고
어머니 말을 따라서
“네, 알겠습니다”하고 어머니의 말을 따르는 길도 있고
요렇게 타협하는 길도 있고
양쪽의 요구 조건을 타협하는 길이 있고
그다음에 내 맘대로 가는 길이 있어요.
“저는 인물과 이런 걸 따지지 않고 마음만 보고 가겠습니다. 어머니
그러면 안녕히 계십시오” 이렇게 헤어지는 방법이 있지.
이 남자하고 헤어지든지, 부모하고 헤어지든지..
그걸 선택하면 돼요.
거기에 뭐... 어머니가 날 어떻게 키우고, 지지를 받아야 하고
이렇게 생각을 하면 못하지.
그중에 자기가 선택을 해서 하면 되지
그건 내가 관여할 일이 아닌 거 같아요.
내가 왜 내 결혼도 못 한 게 남의 결혼에 끼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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