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아이는 정신과에서 조현정동장애라는 진단을 받았지만
4년 정도 지난 지금 고등학교 3학년인 아이는 약한 우울증이라는 진단명으로 바뀌었습니다.
아이 증상이 좋아지고 아이가 힘든 알바도 척척해내고 밝아지니
어느새 기대하는 욕심의 마음이 들어요.
아이는 내년에 독립한다고 방을 알아보고 있는데...//
아무리 상태가 좋아도 기대가 크면 실망하게 됩니다.
아이가 학교를 안 가면
‘성적은 안 따지겠다. 학교만 가주라’ 이렇게 되고
아이가 학교를 꾸준히 다니면
“이왕지 다니는데 그래도..
엄마가 욕심이 많나, 그저 남들처럼 중간만 해달라” 이렇게 요구하고
중간을 하면 어떠냐,
기대가 살짝 늘어서
“아이고 그래도 서울 시내에 있는,
서울대학이 아니라 서울 안에 있는 대학은 그래도 가야 되겠나?
그러려면 한 10등 안에는 들어야 안 되나?”
10등 안에 들면
”그래도 뭐 좀 괜찮은 학교 가야 안 되나?
5등 안에 들어야 되지 않냐?”
이런 식으로 끊임없이 늘어나게 된다.
제가 이렇게 많은 상담을
요즘은 개인 상담 안 하는데, 옛날에 개인 상담을 해보면
첫 번째 온 상담자는
자기 아이가 초등학교 공부도 잘했고 집에서도 또 과외비도 많이 대는데
늘 2, 3등밖에 못 하고 1등을 못 한다고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가 1등을 할 수 있느냐.
이런 문제를 가지고 상담하고 가면
조금 있다가 또 학부형은
우리 아이가 5등 안에만 들어와도 좋겠는데
5등 안에 못 들어가 가지고 괜찮은 대학교 못 간다.
그럼, 그 학부형에게
아까 조금 전에 온 학부형은
“1등을 못 해 안달이던데” 그러면
“아이고 5등 안에 들어가기만 하면 뭐가 걱정이에요.
그 아줌마 걱정도 많다.”
이렇게 말한단 말이에요.
또 가고, 조금 이따 또 온 사람은 뭐라 그러냐?
“아이고, 중간 이상만 해도 좋겠는데 중간도 못 한다” 이런단 말이야.
조금 있다 온 사람은 또 어떠냐?
“아이고 꽁지라도 좋으니 학교만 다녔으면 좋겠다.”
그다음에 또 애가 사고 쳐서 감옥에 있는 아줌마는 와서 또 뭐라 그러냐?
“아이고 학교, 다니고 안 다니고 그게 뭐가 그리 중요합니까.
애가 사건만 안 저질렀으면 좋겠다.”
그러면 이제 또 아들이 죽은 사람은 와서 어떠냐?
“감옥에 가 있더라도
애가 살아만 있다면 그게 뭐가 걱정이고” 이렇게 말한다.
그래서 끝이 없어요.
그러니까 자기가 기대가 크면 끝이 없고
기대를 낮추면 살아있는 것만 해도 감사하게 된다.
사고를 치든 뭐하든
살았으니까 사고도 치잖아. 그렇죠? 살았으니까.
남편이 누워가 똥오줌 2~3년 받아내 보면 부인들이 이렇게 말합니다.
“술을 먹든지 바람을 피우든지
제 손으로 밥 먹고, 제 똥 제가 가리면 그게 무슨 걱정이고” 이렇게 말한다.
다른 사람한테는 그게 엄청난 걱정거리인데
더 나쁜 상황에 부닥치면 이렇다.
그래서 어떤 상황이 된다고 그 문제가 해결되는 거는 아니다.
그러니까 “아이고 아이가 살아만 있다면 뭐가 걱정이고, 살아만 있어다오.”
이런 기도를 하면
그건 뭐 병이라는 거는
발병했다가 또 좋아졌다가 또 발병했다가 좋아졌다가 발병했다가 좋아졌다
이런 거 아니에요.
“아이고 옛날보다는 좋아졌다.” 항상 이렇게 생각해야 해.
병이 나도
“아이고 그래도 옛날보다는 지금 상태가 낫다.” 이렇게.
그렇게 생각하면 아이가 밖에 나가도 큰 걱정 안 해도 돼요.
뭐 병이 나면 병원에 데려가면 되고
사고가 있으면 가서 수습하면 되지.
어린아이가 5살짜리가 그네를 타겠다 하는데
엄마가 걱정이 돼서, 애 떨어질까 싶어 그네줄을 내 잡고 있으면
애는 그네를 못 배우는 거예요.
어떤 거든지 배우려면 위험이 따르는 거예요.
무모한 게 문제지.
그러니까 애가 그네를 타면
뭐 넘어지든 자빠지든 놔놓고 옆에서 기다려야 해요.
그러다가 떨어져서 다치면 엄마가 병원에 데려가야 되겠죠.
그러니까 걱정이 너무 크면
아무것도 배우는 게 있을 수가 없다.
왜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고
열악한 환경에서 태어난 사람 중에
오히려 성공한 사람이 많이 나오느냐?
그건 어릴 때부터 자기가 경험하고 자발적으로 뭘 해보고
이래서 그래.
근데 이제 그게 너무 열악하면
오히려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없고, 건강도 안 좋고
너무 부모가 과잉보호하면
또한 자립할 수 있는 기회가 없어져서
이렇게 과잉하는 것도 좋지 않고
너무 학대하는 것도 좋지가 않다.
그래서 부처님은
항상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말라’
이렇게 중도를 얘기하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자기가
“이 정도만 해도 감사하다.”
“아이고 부처님 어릴 때 그 안 좋을 때를 생각해서
이 정도 우리 아이가 된 것만 해도 정말 감사합니다.”
이렇게 감사 기도를 하면
어떤 일이 일어나도
“아이고 그래도 옛날보다는 나아졌다.” 이렇게 기도를 하면
마음이 편안하게 지낼 수가 있다, 싶습니다.
'법륜스님 > 즉문즉설(2023)'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법륜스님의 하루_ 주변에서 환경 실천이 부질없다고 말합니다, 어떡하죠? (2023.06.11.) (0) | 2023.09.25 |
---|---|
법륜스님의 희망세상만들기_ 채식을 포기하고 싶습니다 (0) | 2023.09.21 |
법륜스님의 하루_ 어떻게 하면 긴장하는 마음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2023.06.10.) (0) | 2023.09.21 |
법륜스님의 하루_ 저는 지나치게 남을 의식하고 자의식이 강합니다. (2023.06.09.) (0) | 2023.09.20 |
법륜스님의 하루_ 분노하지 않고 사회 정의를 실현할 수 있나요? (2023.06.07.) (0) | 2023.09.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