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스물아홉이 된 성인이지만
여전히 세상에서 제가 주인공이라는 착각을 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사춘기 학생처럼 지나치게 남들을 의식하면서 지냅니다.
연예인도 아니면서 사람들을 만날 때 이미지 관리에 신경을 쓰고,
남들은 저의 일상에 거의 관심이 없는데 저는 SNS에 사진, 영상, 글을 올립니다.
오늘도 즉문즉설에 출연한다고 여기저기 말하고 다녔어요.
이런 사람들에게 '자의식 과잉이다' 하는 표현을 쓰는데
저에게 완전 잘 어울리는 표현인 것 같아요.
스님의 가르침처럼 저 역시 길가에 난 풀 한 포기처럼
그저 작고 사소한 존재라는 것을 매 순간 알아차리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지금 질문자가 주인공이라는 착각을 하고 산다고 해서
특별히 무슨 괴로울 일이나 손해가 날 일이 있는 건 아니잖아요?
그런 느낌이 들면 다른 나무도 좀 보면 되죠.
안 되면 그냥 본인만 보고 살아도 돼요. 큰 문제없어요.
그것이 나에게
경제적으로 큰 손실이거나 건강에 큰 해가 되거나 명성에 큰 비난이 따른다면
자의식을 조금 줄여야 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자신에게 큰 괴로움을 가져오는 부작용이 있다면 자의식을 조금 줄일 필요가 있어요.
이 세상에는 80억의 인구가 삽니다.
한 사람 한 사람 다 질문자처럼 생각할 수 있지만
객관적으로 살펴보면 80억 분의 1이 아니냐는 얘기를 해줄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질문자는 지금 자의식이 강하다고 특별한 부작용이 없어요.
'나는 왕이로소이다!' 하고 살아도 지금 특별한 문제가 없다는 겁니다.
‘내가 공주다’, ‘내가 연예인이다’ 하고 살아도 특별한 부작용이 없기 때문에
무슨 생각을 하고 살아도 개인의 자유입니다. 그러니 큰 문제가 없어요.
부작용이 약간 있는 정도는 괜찮아요.
어떻게 살아도 부작용이 약간은 있습니다.
약간 있는 정도는 큰 문제가 안 돼요.
질문자가 남의 눈치를 보고 신경을 쓰느라 좀 괴롭습니까?
아닌 것 같은데요.
제가 보기에는 즐기는 것 같아요.
방금 질문한 내용을 들어봤을 때
질문자는 화장하고 사진을 예쁘게 올리는 걸 재미있어하는 것처럼 보였어요.
그래서 별 문제가 없다고 말씀드린 겁니다.”
혹시 질문자의 그런 행동으로 인해
다른 사람에게 손해가 났다거나,
도저히 같이 못 살겠다고 항의하는 사람이 있어요?
그래요. 나도 재미있어하고,
다른 사람도 나 때문에 못 살겠다고 하는 사람이 없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그렇게 살아도 괜찮습니다.
아무 문제가 없어요.
잘난 맛으로 사세요.
그런데 남을 너무 의식하면 피곤해지잖아요?
이 눈치 저 눈치 보고 살면 인생이 너무 피곤해져요.
너무 피곤하면 눈치를 덜 보게 됩니다.
질문자는 ‘남의 눈치를 안 보고 살 수 없습니까?’ 이렇게 묻기는 물었지만,
실제로는 자기 잘난 맛에 눈치 보면서 잘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남의 눈치를 보는 게 아직까지는 그렇게 큰 괴로움이 안 되고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치를 보면서도 눈치를 안 보고 싶은
두 가지를 다 가지려고 욕심을 내고 있습니다.
나에게도 부작용이 없고, 남에게도 부작용이 없다면
어떻게 살아도 좋아요.
그러나 질문자가 그렇게 사는 것 때문에 주위 사람들이
‘너 때문에 못 살겠다’라고 아우성을 친다면
아무리 나한테 좋아도 남을 좀 배려해야 하잖아요?
반대로 질문자 역시 ‘손해났다’, ‘괴롭다’ 하는 상황이라면,
내가 나를 괴롭힐 필요가 없잖아요?
그럴 때는 나를 바꾸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자기 잘난 맛에 사는 그런 정도는 아직까지 큰 부작용이 없는 것 같아요.
잘난 맛으로 좀 더 살아보시고, 부작용이 심각해지면 그때 가서 또 물으러 오세요.
인생은 어떻게 살아야 한다고 정해진 것이 없습니다.
자기 좋을 대로 살면 돼요.
그런데 남에게 큰 손해가 되는 행동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
내가 좋을 대로 살더라도 남을 때리거나 죽이지는 말아야 하고,
남에게 손해를 끼치지는 말아야 하고
남의 물건을 훔치거나 뺐지는 말아야 하고
성추행이나 성폭행은 하지 말아야 하고
말로도 남을 괴롭히거나 욕설하거나 사기 치지는 말아야 하고
술을 먹고 취해서 남을 괴롭히거나 술주정을 부리지는 말아야 합니다.
이것만 안 하면 어떻게 살아도 큰 문제가 없습니다.
두 번째로는 ‘이렇게 사니까 내가 괴로운가?’ 하는 것을 살펴봐야 합니다.
내가 너무 화가 나고, 슬프고, 원망이 되고, 가슴이 답답하고, 힘들다면 고쳐야 해요.
우리는 남을 괴롭힐 자유도 없지만 자기를 괴롭힐 자유도 없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다 괴롭지 않게 살 수 있는 존재들이에요.
괴로움이 있다면 ‘왜 괴롭지?’ 하고 살펴서 그 원인을 없애야 합니다.
질문자의 얘기처럼 더 개선되면 좋지만
남을 괴롭히는 것도 아니고, 자기가 특별히 괴로운 것도 아니라면
별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그대로 살아도 좋습니다.
너무 남의 눈치를 보고 사는 것도, 남에게 잘 보이고 싶은 것도
모두 인간의 욕망이에요.
그렇지만 큰 문제가 없으면 그렇게 살아도 됩니다.
화장도 하고, 머리도 예쁘게 꾸미고 살아도 돼요.
그런데 저는 그렇게 사는 게 힘들고 귀찮아요.
그래서 남의 눈치를 별로 안 보고 삽니다.
그러나 질문자는 화장하고 꾸미는 것이 귀찮거나 피곤하지 않잖아요?
남에게 잘 보이는 것이 재미있고 즐겁다면 그대로 해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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