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4)

[법륜스님의 하루] 앞에서는 칭찬, 뒤에서는 험담하는 사람과 어떻게 지내야 할까요? (2024.11.05.)

Buddhastudy 2024. 11. 11. 19:46

 

 

제 등 뒤에서 칼을 꽂는 사람,

즉 저를 배신한 사람과의 갈등을

어떻게 극복하고 관계를 회복할 수 있을까요?//

 

 

왜 꼭 그 관계를 회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까?

헤어지는 방법도 있잖아요.

 

 

그 사람을 왜 피합니까?

 

 

요즘은 결혼해서 아이가 있는 부부도 헤어지는데

그 사람과 헤어지는 게 무슨 문제가 되겠어요?

그 사람은 같은 승려입니까?

 

 

같이 사는 승려가 어떻게 질문자를 배신했어요?

 

 

그것은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앞에서 욕하는 것보다는

뒤에서 욕하는 게 낫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지금 제가 이렇게 즉문즉설을 하고 있는데

제가 하는 답변을 듣고 나서 질문자가

스님, 무슨 말을 그렇게 하세요?’ 하고

제 앞에서 대놓고 말하면 어떻겠어요?

 

무슨 말이든 그냥 대놓고 말하는 게 나을까요?

아니면 이 자리가 끝난 뒤에 여러분끼리 앉아서

방금 그 스님 말이 좀 이상하더라하고 얘기하는 게 나을까요?

저는 누가 면전에서 욕을 하면

굉장히 당황스러울 것 같습니다.

 

...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것은

그 사람에게 직접 듣든, 간접적으로 듣게 되든

본인이 돌아보면 되는 일이에요.

그 사람의 마음 한편에

질문자에 대한 불편함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앞에서 얘기하기에는 조금 미안한 마음도 있어서

뒤에서 얘기하는 거예요.

그것은 질문자를 조금이라도 존중하는 마음이 있기에 나오는 행동입니다.

마음이 불편한 사람은 바로 그 사람입니다.

그 사람의 기분이 나쁜 것은

질문자가 어떻게 할 수 없어요.

 

나를 어느 정도 존중하니까

앞에서 얘기하지 않고 뒤에서 말하는구나!’

이렇게 받아들이면 될 것 같습니다.

 

옛말에 안 보는 데서는 임금한테도 욕을 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옛날에는 절대 권력인 임금에게

어떤 불평도 해서는 안 되었습니다.

그러나 설령 임금이라 해도

본인이 없을 때는 누구나 불평을 할 수 있는 겁니다.

질문자는 부처도 아니고 임금도 아니잖아요.

부처님한테도 비난하는 사람이 있었어요, 없었어요?

 

질문자가 부처님보다 더 위대합니까?

 

나를 비난하는 사람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앞에서 비난하는 것보다는

뒤에서 비난하는 게 조금 낫습니다.

물론 뒤에서도 비난하지 않으면 더 좋겠지만요.

 

...

 

그럴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닐 수도 있지요.

그것은 그 말을 들은 사람의 선택입니다.

 

A라는 사람이 질문자에 대해 욕하는 것을 들은 B

그 말을 믿는다면,

A가 욕을 했기 때문이 아니라

B도 질문자에 대한 신뢰가 부족하기 때문에 그것을 믿는 겁니다.

 

그리고 무엇을 믿든 그것은 개인의 자유이기 때문에

내가 어떻게 할 수 없습니다.

내게 욕을 하는 사람의 말을 내가 들었기 때문에

문제가 된 것이지,

내가 듣지 못한 말 중에도 그런 경우가 많을 수 있어요.

 

남이 내 욕을 하는 말을 들었으면

내가 반성할 일이 있는지 자신을 돌아보면 됩니다.

그리고 그 사람의 말이 사실이 아니라면

그냥 흘러가게 두세요.

 

사람들은 나름대로 좀 현명한 데가 있습니다.

한두 번은 남의 말을 믿지만 오래 겪다 보면

, 저 사람이 조금 과장해서 말하는구나!’ 하고 자각하게 됩니다.

 

질문자도 스스로 생각해 보세요.

다른 사람이 말하는 것을 듣고 백 퍼센트 다 믿습니까?

아니면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까?

그 사람의 말을 듣고

다른 이들이 질문자를 오해할지도 모른다는 걱정은

할 필요가 없어요.

그리고 필요하면 해명을 하면 됩니다.

 

제가 보기에는 큰 문제가 아니에요.

물론 나에 대해 험담하는 사람이 없는 것보다는 나쁜 일이지만

세상은 원래

우리가 원하는 대로 다 되지 않습니다.

험담하는 것은 우리의 인생사에서 늘 있는 일입니다.

 

지금 이런 일을 겪으면

면역이 생겨서 나중에 더 좋습니다.

붓다처럼 내 앞에서 대놓고 욕을 하는 사람을 보고도

웃을 수 있게 될 겁니다.

 

어느 날 붓다가 탁발하러 돌아다니다가

한 사람에게 심한 모욕을 당했습니다.

붓다는 그저 빙긋이 웃을 뿐이었습니다.

그러자 그 사람은 붓다가 웃는다고 또 시비를 걸었습니다.

붓다는 그에게 조용히 물었습니다.

 

당신 집에 손님이 찾아올 때가 있습니까?’

그렇소.’

그러면 그 손님이 선물을 가져올 때도 있습니까?’

물론이오.’

그런데 당신이 그 선물을 받지 않으면 그 선물은 어떻게 됩니까?’

손님이 도로 가져가지.’

 

그 사람은 아직도 붓다의 말을 못 알아듣고

갑자기 선물 얘기는 왜 하는지 따졌어요.

그러자 붓다가 대답했습니다.

 

지금 당신이 나에게 욕을 선물했는데

내가 웃으면서 그것을 받지 않으면

그 욕이 누구 것이 되겠습니까?’

 

그러자 그 사람이 알아들었습니다.

질문자도 무슨 뜻인지 아시겠어요?

 

...

 

그 사람을 미워하면

내가 이 세상 사람 중에서 한 사람을 만나지 못하게 됩니다.

만약에 내가 이 세상의 모든 사람을 미워하면

나는 혼자가 됩니다.

 

진정한 자유를 위해서는

어떤 사람에게도 개의치 말아야 합니다.

일부러 친하게 지내려고 하거나

관계를 개선하려고 노력할 필요는 없지만

그 사람이 무슨 말을 하든 상관하지 않는 수준은 되어야 합니다.

 

그를 미워하고 일부러 외면할 필요는 없어요.

그저 만나면 안부 인사하고

일상적인 대화 정도를 하면 됩니다.

 

그 사람한테서 내가 얻어내야 할 이익이 있으면

좀 더 가까이해야겠지만

그런 게 없으면

아무래도 상관없는 일이에요.